"한국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업계의 기대가 사뭇 크다. 정부에서도 외국인 방문객 수가 600만 명을 능가할 거라고 예상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터넷을 통한 관광정보 제공이 아직도 미완의 상태라는 점이다. 이미 한국방문의 해는 시작되었건만 한 박자 늦은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잘만 하면 700만 명도 기대해 볼 수 있는데... 과연 우리는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끌어올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했는지 되돌아 보고, 고칠 것은 빨리 고치자. 그 동안 추진위원회와 기획단에서는 참으로 어렵고 많은 일들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한 개의 조직 안에서 조화롭게 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럼에도 자꾸 아쉬운 것은 외국인들의 여행습관에 미리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빨리 빨리에 익숙한 5분대기조 문화권에서는 생각하기 어렵지만, 서양에서는 늦어도 6개월이나 1년 전쯤에 여행계획을 세우는 습관이 있다. 특히 해외여행인 경우는 1-2년 전에 여행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경비를 마련한다. 계획 중에 가장 먼저 실행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여행정보를 수집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관광홍보를 전담하는 한국관광공사의 영어 홈페이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홈페이지가 링크되어 있지 않다. 반면, 한국방문의 해 영어 홈페이지는 광역자치단체의 영어 사이트와 링크되어 있다. 그것도 영어사이트는 16개 단체 중 10곳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고도 한국방문의 해를 준비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야후, 익사이트, 트래블로시티 등 세계적인 관광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우리 나라의 지역이름은 손꼽을 정도이고, 있어도 경주, 제주도 등 대표적인 관광지역도 나타나지 않는 검색엔진도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 나라의 지역이름을 기억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지역 관광사이트로 직접 접속하겠는가.

외국의 관광안내책자를 집에서 얻는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외국의 관광정보를 수집하려면 인터넷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그들의 언어로 된 홈페이지가 필요하고, 그들의 관심을 유발시키는 관광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요즈음 동남아인이 좋아하는 스키관광을 위해 중국어나 영어 홈페이지로 스키정보를 제공하고, 중국인들이 흥미를 갖는 자동차 공장, 조선소, 반도체 공장 등의 산업관광 홍보를 위해서는 중국어 버전이 효과적이다. 외국어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의의를 두지 말고 이용가치가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때에도 개최도시의 홈페이지가 정보제공과 홍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기회에 개최도시를 홍보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전국적으로 유치하려면 영어 홈페이지만이라도 우선 손봐야 한다.

더욱이 월드컵은 한일 공동개최이기에 일본과 비교된다는 점에서 시급히 기존 다국어 홈페이지를 재정비하고, 새로 만들고, 검색엔진에 링크도 시켜야 한다. 홈페이지 구축에 몇 개월이 걸리므로 외국인의 여행습관을 고려할 때 지금도 결코 빠른 것은 아니다.

대구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ickoh@kmucc.kei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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