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해외 여행객 추태 사례를 보며
[데스크 칼럼] 해외 여행객 추태 사례를 보며
  • 여행신문
  • 승인 1994.06.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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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우리 관광객들이 추한 꼴을 많이 보이고 있어 공보처가 사례집까지 만들어 언론에 배포했다. 한마디로 국가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동남아지역 여론조사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거칠고 무례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태국에서는 호텔에 투숙한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새벽녘에 남의 객실 문을 두드리며 소란을 피우다가 호텔 측이 대사관에 연락, 인수를 요청했다.

도박을 금지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에서 고스톱을 치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객실에서 라면, 찌개를 끓어먹는가 하면 속옷, 슬리퍼 차림으로 호텔 복도를 배회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독일 스위스등지에서는 배낭여행 학생들이 승차권 개찰제가 없는 것을 악용, 무임승차하다가 적발돼 거액의 벌금을 물고, 하이델베르그에서의 고성과 알프스 정상에 한글낙서, 골프매너가 형편없어 프랑트푸르트 한 골프장에는 한국인은 입장금지라는 팻말가지 꽂혔다.

그런가하면 동남아 및 중국지역 관광객의 경우 현지인에 대한 우월감과 자기 과시욕으로 안내원이나 종업원을 비하하는 언행을 일삼고 쇼핑센터나 술집 등에서는 고액권을 꺼내보이는 졸부짓을 함으로써 현지인의 빈축을 사는 사례로 많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관광객들의 이러한 흠집은 우리 눈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비칠지는 모른다.

해외 여행이 시작되기전 우리네 국내관광은 휴식을 취한다는 것보다는 관광지에서 먹고 마시는 춤추고 노래부르며 고성방가로 심신을 풀었으니까. 잘못된 우리의 관광패턴이었기에 이러한 의식구조가 해외여행에서 쉽게 불식되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되려 국내서만 맴돌다가 해외로 관광을 떠나니 그 우월감이 더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자만해서는 안 된다.

해외로 나가는 2백 여만 명중의 일부 관광객의 형태라고 할지라도 단 한사람의 추태가 외국인의 눈에는 추악한 한국인으로 비쳐 나라를 욕되게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국제화가 국가적 과제로 추진되고 해외 여행 완전자유화 6년째로 접어든 오늘에 이르러서는 모든 국민이 국제화에 동참하는 의식개혁이 급선무다.

돈으로 해외여행을 한다는 졸부근성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 지난해 우리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35억달러를 썼지만 외래객들이 한국에서 소비한 돈은 26억달러로 자그마치 6억달러를 더 써 국가적으로는 관광수지 적자를 낸 장본인들이 나라 망신까지 시키고 다니는 꼴로 밖에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리의 일그러진 여행문화를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기 위해서는 해외여행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여행사들의 질 높은 상품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마구잡이로 싼값에 관광객들을 모객해 투어에 대한 설명회도 제대로 갖지 않고 끌고 나가다시피 한 여행업자들의 책임도 크다. 정부가 안보차원에서 실행했던 해외여행자들에 대한 소양교육을 폐지하고 여행자 자유에 맡겼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깃발들고 짧은 일정에 관광지만 적당히 눈요기시키면서 쇼핑수수료를 챙기는데 중점을 두어 여행스케줄을 짜온 일부 여행사들의 의식변화도 차제에 개선돼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의 관광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해외여행자들에 대한 제반 관리를 핸드링하는 행사에 일임했기 때문에 교통부는 이번 관광진흥법 개정에서 여행업종의 통, 폐합만은 처리하고 넘어갔어야 했다고 본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허구헌날 관광수지 적자라고 하면서 외래객을 유치해오는 일반여행업은 3백여개인데 비해 우리 관광객을 해외에 내보내는 아웃바운드 업무만을 전담하는 국외여행업은 3배나 많은 9백여개나 난립하고 있다.

따라서 영세한 국외여행업체는 10여명 안팍의 직원들 둔 회사들도 수두룩해 이들 업체가 단체여행객들을 관리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보지 않는가 의심스럽다. 여하튼 우리관광객들이 해외여행에서 외국의 문물을 익히고 한국을 알리는 참다운 여행문화를 갖도록 기대하면서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당국의 관광정책도 구태의연한 자세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김병태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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