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1일 현재 일반 여행업체 수는 3백3개 사였는데 반년이 지난 7월1일 현재 10개 사가 증가한 3백13개 사로 매월 평균 1.6사가 신설돼 92년도 전체평균 1.4사에 비해 매월 0.2사가 더 늘고 있는데 반해 국외여행업은 금년 1월1일에 9백17개 사이던 것이 7월1일에는 1천73개 사로 증가됐다. 이는 6개월 동안에 1백54개 사가 늘었고 월평균 26개 사가 신설돼 92년도에 평균 11.7개 사가 증가한데 비하면 두 배 이상이 더 늘어났다.

이와 같이 1년에 3백 개 사 이상이 증가되는 추세라면 3년 후에는 1천개사가 더 늘어오는 97년 초에는 국외여행업체만 2천개사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해외여행 인원 수를 2백80만 명으로 잡았으나 지난 상반기동안 해외여행에 나선 내국인은 1백47만 명이 넘어서 연말까지 3백만 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반 및 국외여행업을 모두 합쳐서 생각해 보면 연말에는 1천6백 개 사 정도가 될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3백만 명을 1천6백 개 사로 나누면 한 여행사당 1천8백75명 꼴이 된다. 그러나 우리 여행사가 주로 담당하게 되는 단체 여행객 시장이라는 것이 45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보면 1개 여행사 당 평균 인원은 2백80명밖에 되질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일반여행업 3백3개 사 중에서 내국인 송출실적 1천명 이상을 올린 업체는 59개 사에 불과한데서도 그 정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이웃 일본은 인·아웃 바운드 공히 우리의 주 관광 시장국인데 지난해에 일본인이 해외여행을 한 수는 모두 1천1백93만 명으로 일반여행업체 9백46개 사로 나누면 한 업체 당 1만2천6백11명이 되고 대리점 수는 4천6백43개 사였다고 한다. 더욱이 일본의 경우는 해외여행객 중에서 여행사를 이용하는 수가 전체 여행객의 60∼70%인 반면 우리는 겨우 15%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대만의 경우도 지난해 해외여행자 4백65만 명을 종합 및 갑종여행사 1천2백21개 사로 나누면 한 회사 당 3천8백9명이 되는데 우리는 지난해에 해외여행자가 2백42만 명이었으므로 일반 및 국외여행업체 1천2백20개 사로 나누면 한 업체 당 평균 1천9백83명이 된다.

앞으로 우리의 주요 관광시장이 될 중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중국인의 해외여행자 수는 발표가 없어 알 수가 없고 다만 지난 92년도에 중국을 방문한 인원수가 총 3천8백11만 명으로 세계 네 번째의 대 관광국으로 부상하면서 그중 순수 외국인 입국자만도 4백만 명이 넘는데도 외국인 유치와 내국인 송출을 함께 할 수 있는 1류 및 2류 여행사는 8백37개 사밖에 되지 않는 것은 우리 형편에서 볼 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면서 법제 16조에 명시되어 있던 외화획득명령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늘어만가는 영세 여행사에 대한 대책 없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해외여행의 기획상품을 신설, 법제화했다. 결과적으로 인 바운드에 대하여는 법적으로는 물론 도의적 상징적 책임조차도 면제하면서 아웃바운드는 법적 상품으로 보장해 주는 격이 됐으니 외국인 유치를 통한 외화획득 정책이나 94 한국방문의 해 설정 취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더러는 국외업체가 갖는 실적 비율이 크지 않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반여행업과 국외업간의 총 실적에 다소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40만∼50만 명 정도의 작은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은 불가피하고 또 자유경쟁시장원리에서 흥망부침은 업자 스스로 선택할 문제로 맡겨둘 수밖에 없다고 하는 논리라면 여행업은 공산 제조품의 물건을 파는 것과는 달리 사람을 상대로 하는 고도의 소비자 보호가 요구되는 서비스 행사임을 망각한 것이 되며 그간의 혼란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45만명정도의 국내의 해외여행시장이 어느 정도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일본의 몇 개 여행사가 지난 92년도에 취급한 일본인 해외 송출실적을 보면 일본교통공사(JTB)가 33만2천명, JAL 팍이 62만6천명, HIS가 41만 명, R&C가 32만8천명, 젯드투어가 24만4천 명 등 10만 명 이상의 실적을 가진 업체만도 15개 사나 되는데 비해 국내여행사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업체인 한진관광의 지난해 송출실적이 2만1천명, 롯데관광이 1만9천여 명, 코오롱 고속관광이 1만7천여 명 등 1만명이상 실적업체가 9개 사에 지나지 않는다.

올해 관광외화적자는 10억 달러를 넘어서려 하는데 거기에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기능 없이 내국인 송출만을 할 수 있는 여행사가 1년에 3백 개 사나 신설되는 터에 소비자보호, 건전 해외 여행, 혹은 UR 대비, 경쟁력 강화, 관광수지 개선이니 하는 일들이 기획여행의 법제화만으로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제 더 이상 수수방관이나 구경꾼 노릇을 하고 있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업계에서도 이미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는 조속히 결자해지의 당사자로서 문제를 푸는 결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김동연 한국일반여행업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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