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만족을.
제품이건 서비스건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는 것은 마케팅 이론을 빌릴 것도 없는 상식인데 이말이 우리에게 새삼 희한한 아이디어처럼 들린다면 그동안 소비자를 얼마나 등한시해왔는지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경우에는 품질을 보증하고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며 불량품은 교환도 해준다.

또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환불도 해준다. 물론 공인기관의 품질보증제도같은 것을 통해 표준화도 시킬 수 있다. 참으로 제품만 좋으면 무엇이든 속시원히 해줄 수 있다. 반면에 서비스상품은 어떠한가. 우선 상품의 질이란 것이 규격화돼 있는 공산품과 달리 측정이 어렵다. 도량형기기로 잴 수도 없고 농산물처럼 등급을 메길 수도 없다. 품질에 대한 기준도 애매모호하다.

그래서 여파여차하게 해주고 그렇지 못할 때는 어떻게 보상해줄 것인지를 소비자에게 약속하라는 것이다. 이른바 약관(約款)이란 것을 공시하고 이행하고 있다. 예를들어 서울-부산간 급행열차를 타고 대전역에서 도중하차했을 경우 남은 구간의 기창금을 환불받으려해도 들어주지 않는다. 애초에 서울-부산간의 운송서비스를 산 것이고 도중 하차는 구매자가 임의로 약속을 파기한 것으로 약관의 「도중하차 전도무효」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급행이 급행노릇을 못하고 연착한 경우에는 급행권은 환불해준다. 즉 약관의 이행이다. 그런데 이 약관도 서비스 상품의 규격이나 품질을 규제하는 데는 미치지 못하고 단지 소비자의 불만을 형식적으로 보상해 주는 정도이다. 항공기인 경우 예약을 하고 공항에 나갔는데 초과예약으로 탑승을 거부당했다면 항공사측에서 「탑승취하보상(Denied Boarding Compensation)이란 명목으로 미화 2백달러 상당의 보상을 해주고 다음 첫 번 항곡편에 우선적으로 탑승시켜 준다.

그러나 이러한 보상이 탑승을 거부당한 승객의 절박한 사정을 다 가늠해 주는 것은 아니다. 같은 서비스업이라도 항공화물운송인 경우에는 미국의 패더럴 익스프레스처럼 약속시간내에 배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운송료 전액을 환불해주는 제도를 창안하여 특송화물 시장을 거머쥐었다. 또 AMR 트레닝 앤드 컨설팅그룹의 영어교육 프로그램은 12주간의 교육후 영어실력이 약속한 수준에 오르지 않았을 때 수업료를 반환해 주는 보증방법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두가 서비스 상품의 질을 보증하기 위한 아이디어 싸움이다. 여행상품이란 여행사가 직접 제조하는 상품이 아니라 남의 상품을 모다 조립한 것이나 다름없다. 흔히 말하는 피키지 상품이다. 과대포장도 있을 수 있고 불량품이 끼어 있는 경우도 있다. 도 패키지 과정에서 개별 소비자의 기호를 일일이 맞출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음식이 그 한 예이다. 패키지 상품의 이점을 극대화하려면 기성복을 단체주문하는 것처럼 철저히 규격화해야 하고 가장 민감한 부분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예를들어 동남아의 대부분 호텔들이 세끼 모두 뷔페식단을 운영하는 것은 피키지 과정에서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는 부분에 융통성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와같이 여행상품의 질은 항공, 육상운송, 숙박, 관광, 식사, 쇼핑, 안전등등의 개별상품과 기준에 대한 엄격한 선별능력과 최종 조립상품에 대한 최종 소비 시점까지 품질관리능력에 좌우된다. 결국 여행상품의 품질에 대한 최종평가는 소비자가 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는 말로 투표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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