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만족을.
「고객은 왕이다」, 그럼 우리는 누구냐. 그의 충실한 시종일 뿐이지. 자유평등사회에서 무슨 얼빠진 소리냐. 왕이 어디 있고 시종이 어디 있단 말이냐. 고객과 우리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이 말을 삭일 수 없다면 이 사회 어디에서도 자기의 능력을 사줄 사람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옛날에도 백성을 하늘처럼 우러러본 제왕들이 선정을 베풀었다. 제왕의 능력을 백성이 사준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고객과의 관계는 너무나 빨리 변화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는 점점 다양해지고 상품의 생명 곡선은 더욱 짧아지는데 동업자간의 경쟁은 생존 자체를 위협한다. 「선의의 경쟁」이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 현실은 남이 애써 개발한 상품을 간단히 복사하여 헐값에 쳐들어 온다. 개발비 회수는 커녕 목적지에 걸어놓은 보증금마저 날아갈 판이다. 이런 경우를 「사면초가」라 했던가.

동쪽으로부터는 대체 또는 유사상품의 위험, 서쪽에서 신규업체들의 저돌적인 시장공격, 남쪽에서는 고객의 가격인하 요구, 북쪽에서는 호텔과 항공사들이 요금인상을 요구한다. 이 와중에 살아남는 지혜는 없을까. 하버드대학의 마이켈 E. 포터 교수는 「상품의 차별화 또는 특이화(Product Differentiation) 전략」이라는 이론을 내놓았다. 간단히 말하면 「남이 하는 것처럼 해서는 결코 남보다 더 잘할 수 없다」는 평범한 상식을 체계화한 것이다.

마치 세탁기시장 하나를 두고 「봉」과 「공기방울」로 각각 차별화한 상품을 가지고 경쟁을 하듯 여행상품에도 우선 자기 나름대로 집중할 수 있는 상품을 갖추어야 한다. 능력에 알맞는 시장과 고객을 선정하고 이들 목표고객의 요구를 분석하고 파악한다. 종래에는 소비자를 인구동태적인 측면에서 분류했으나 요즘에는 「사이코그래픽(Psychographics)」라고 하는 방법으로 개개집단의 지적성향과 심리구조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렇게 하지 않고는 이른바 「X-세대」와 같은 소비자집단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서 얻은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개의 최소공배수가 나온다. 여행상품이 경우 핵심은 휴식, 태양, 바다, 산, 낚시, 스키, 사냥, 골프 등으로 나눌 수 있고 다음에 핵심상품의 차별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유형화한 방법이 한 예로 「브로셔」를 통해서이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얼마에 제공한다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시각화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디자인 단계에서 남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클럽 메드(Club Med)」의 상품 디자인을 살펴보면 성공비결이란 간단한 것들이나 남들이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것들이다.(상품소개는 생략)

그러나 방심은 금물. 기존상품의 생명곡선이 절정(완숙단계)을 맛보기 전에 새로운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아메리칸항공이 상용고객 우대제도를 처음 개발했을 때만 해도 그것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지금은 너무나 보편화되어 몇 개의 항공사가 묶어서 판촉을 할 정도다. 실상 여행시장만큼 시장이 다변다기화된 업종도 없다.

『4백여명의 승객이 탑승한 점보기안에서 한사람도 같은 승객을 볼 수 없다』고 말하는 한 항공사의 객실승무원의 말처럼 조그만 관광단체 하나에도 목소리는 각양각색이다. 저마다 왕이다. 바로 이점 때문에 여행업은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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