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만족을.
「고객을 확실하게 만족시키는 것은 가격입니다」 「싼 것은 비지떡입니다」「가격이란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복사가격, 가격덤핑, 할인가격, 염가대매출, 침해가격, 독점가격, 바가지요금, 가격파괴…. 가격처럼 관련 용어가 다양한 것도 드물다.

서비스라는 상품을 받치고 있는 3개의 다리는 상품의 질(質)과 가격 그리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분위기라 했다. 실제비즈니스에서 가격경쟁력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없다. 서비스상품의 질은 식별하기 힘들며 더구나 상품의 전달이 질적으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기준마저도 객관성을 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정기노선항공사의 정시운항률(출발도착 각 15분 이하 지연은 제외)이 80%이하로 떨어지면 정부기관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원인을 조사한다. 그런데 80%가 객관성이 있는 기준이냐 하는 힐난이 있을 수 있다. 또 79와 80은 1의 차이가 아니고 후자는 소비자를 만족시킨 반면에 전자는 만족 불만족을 떠나 자격이 의심스럽다는 대접을 받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항공여행 소비자는 그렇게까지는 세련되어 있지 못하다. 정시율 몇 퍼센트보다는 요금 몇 퍼센트 깎아주는 항공사로 손님이 몰린다. 요즈음의 여행사 광고나 전단을 보면 어디어디 4박 5일 49만8천원, 9박10일 98원이란 문구를 쉽게 대할 수 있다. 마치 슈퍼마켓에서 일용품을 진열한 것처럼 모두가 가격경쟁이다.

목적지와 여행기간은 모두 같은데 가격은 저마다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저마다 원가가 다르고 좋은 재료를 싼값에 구입하여 포장한 패키지 상품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는 건 당연할 것일게다. 뿐만 아니라 여행상품은 일반상품처럼 제고관리를 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만약 모든 여행사가 같은 값을 받는다면 그건 가격담합이 아닐까.

미국이 IATA의 협정요금을 한사코 반대하는 것은 가격 카르텔이며 따라서 미국의 독과점방지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어떻게 같은 가격이 있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판매가란 원가요인에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시장에 진입할 때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바 「침투가격」이란 것을 쓴다. 그렇다고 가격을 무조건 낮추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경쟁상대를 시장에서 쫓아내고 독점상태를 이룬 후 지금까지 투자한 자금을 서서히 회수하겠다는 「침해가격」이란 것도 있으나 서서히 회수할 시점에 이르러서는 또 새로운 경쟁자나 나타난다. 결과적으로는 「자살가격」이 되고 만다. 그래서 특출난 신상품을 개발하여 시장의 노른자위만 걷어먹도록 재빨리 선수를 친 후 후발업체가 턱에 숨이 차 뒤따라 올 때쯤은 얼른 빠져 버리는 히트·앤드·런(Hit and run)전법으로 「게릴라 마케팅」을 구사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상품값은 흥정이 가능한데 서비스상품은 흥정할 수 없을까. 그래서 패키지 상품에 「옵션」이란 것들을 곁들여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흥정하고 싶어하는 욕구도 만족시켜 준다. 참으로 고객이란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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