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인사가 속속 ‘추락’하는 ‘사이버 공간’의 엄청난 파괴력을 두고 “걸리면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터넷의 영향력은 강해지고만 있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흐른다는 특징과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는 개방성, 그리고 신분을 감출 수 있다는 익명성 때문에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하는 네티즌은 무서운 폭발력으로 여론을 휘몰고 있다.

이러한 특성상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위기관련 당사자가 해명할 시간도, 제3자가 검증하고 통제할 시간도 없기 때문에 네티즌에게 ‘찍힐’ 경우 사회적으로 매장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또 한편으로 신문 TV 잡지 등 기존 정보전달 매체보다 훨씬 자유롭고 개방적이어서 일부 과격하고 부정확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의 힘을 보여주는 무대로도 자리잡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2000년 5월 5.18 광주항쟁 기념일이 지난 직 후 386세대들의 비공식 정치조직 한국의 미래 제3의 힘(www .futurekorea.org)의 사이트 한 게시판에는 과거 학생시절 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방북하여 유명해진 임수경씨가 386세대 일부 국회의원들이 5.18 광주 묘역 참배 후 벌인 술판을 비판한 글이 올랐다.

10시간30분 동안 47명이 읽은 게시판의 글 하나가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그당시 아무도 몰랐다. 이는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있어서 얼마나 위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통제 불가능 할 정도로 생산, 확산 그리고 재생산 되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준 소중한 사례가 되고 있다.

어렵게 기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던 지난날의 양심선언이 이젠 안방의 컴퓨터 모니터를 켜는 간단한 작업으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상시위기발생 가능성은 우리 위기관리 전문가들로 하여금 그에 비례하는 위기 대처 능력과 전략 실행의 신속성 그리고 정확성을 요구한다.

안티현대 사이트(www.antihyundai.pe.kr)운영자 윤희성 씨는, 수개월을 기다려 LPG 차량을 구입했으나 차가 계속 고장이 나서 회사측에 이에 대한 대책을 호소했지만 성의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이 사이트를 개설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이트는 한때 접속자가 6만명에 이르기도 한 인기 사이트가 되었다.

이러한 네티즌의 폭발적인 반응에 무성의로만 일관하던 현대측은 구입자들에게 일일이 사과 편지를 발송하고 리콜을 실시한 것은 물론 정부도 현대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현대의 LPG차량 사건’을 지켜보고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안티’ 관련 도메인을 싹쓸이하기도 했다는데, 이는 정말 극단적이고 잘못된 위기관리 및 예방책이라고 본다.

그 수많은 가능성을 물리적으로 미리 방지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차라리 그 도메인 구입 금액과 노력을 올바른 위기관리를 위해 투자한다면 실제 위기 발생시 좀더 나은 대응 자세로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인터넷이 앞으로 신문고의 역할을 할지 아니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빅 브라더 같은 역할을 할지는 우리가 두고 두고 경계하며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의 위기관리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기업과 여행업계 경영자를 비롯한 모든 관련 인력의 자세와 철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위기관리는 그 관련자들의 자세와 철학에 따라 거대한 재앙이 될 수도,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툴(tool)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쌍방향성과 개방성 그리고 진지하고 성실한 커뮤니케이션 마인드가 실무자들에게 한층 더 요구된다고 하겠다.

커뮤니케이션 코리아 사장 kyonghae@commkorea.com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