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진 칼럼] 노래에 관한 이야기
[장수진 칼럼] 노래에 관한 이야기
  • 여행신문
  • 승인 2001.03.0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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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여행업계 지인들과 같이한 송년회 2차는 아기자기한 홀과 무대와 피아노 반주가 있는 카페였다. 직장인들의 취향을 맞추려고 그런대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가던 그 공간에서 나는 선곡의 두려움과 함께 막 부르기에는 부적합한 탁 트인 이곳에 왜 왔는가 하는 후회의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던 기억이 난다.

가벼운 마음으로 어쩌면 한번씩은 경험 해 보았을 노래와 관련된 개인적인 얘기를 한번 풀어 보기 위해 조금은 쑥스러운 기억부터 끄집어내 보았다. 노래방 기계가 도입된 것은 92년도부터. 대중의 구미에 따라 유행하는 신곡을 재빨리 습득하고 술 한잔하면 노래방에 가서 마치 마이크를 집어삼킬 듯 모두가 열창해온 노래방은 일견 업무에 지친 우리 여행업계 사람들에게 분명 스트레스 해소의 장이 되었기 때문 노래방은 지금까지 인기를 얻어오고 있다.

70년대 후반 미국의 한 TV방송국이 ‘Catch A Rising Sta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제 막 음반을 낸 가수나 록 그룹을 출연시키고 그 중에서 자질이나 음악의 대중성을 평가하여 스타를 발굴하던 시기가 있었다. 십 몇 년 후에 우리나라 모 방송국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 나는 부분이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녀 출연하여 심사 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던 일이다.

‘난 알아요’라는 그 당시 다소 생경한 스타일의 신곡에 심사위원 대부분 인색한 점수를 주었고 심사 평에 머쓱해 하던 세 사람의 인상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알다시피 그들의 노래는 그 후 공전의 히트를 하고 대중음악의 시류에 한 획을 긋는 족적을 남기는 등 말 그대로 스타가 됐다.

그 이후 봇물 터지듯 랩과 멜로디가 믹스된 노래들이 쏟아져 나오고 거기에 더하여 갑자기 구별하기도 어려운 많은 외국어로 된 이름의 그룹들이 비슷비슷한, 혹은 각자의 스타일을 개발시키며 텔레비전을 압도하였다. 그전에는 가사내용 중 2인칭 혹은 3인칭을 묘사 할 때 님 혹은 그대 당신이라는 표현도 꽤 많았고 경어체의 노래 말에 겸양의 표현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나를 즈려 밟고 가소서 식의 매조키즘 문체의 가사도 간혹 있었다.

그런데 90년대를 줄달음쳐 한 세기를 넘어선 요즘의 가사 내용은 과히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나의 경우 랩 송은 랩 뿐만 아니라 멜로디 가사도 잘 귀에 들어 오지 않아 맘 먹고 해당 노래의 가사를 보기 전까지는 우리말 노래 내용도 잘 이해 못하는 사실을 가끔 주위에 털어 놓는다.

노래와 관련해서 문화접변의 언저리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가진 나로서는 신곡들을 편하게 따라 부르기에는 능력이 안되고 의식적으로 외우고 연습하자니 우습고, 386세대의 노래로 고정 레파토리를 고수하자니 노래 부를 때마다 후배 직원들로부터 별 호응이 없고….

푸르른 이십대 초에는 학창 시절 한번씩은 손을 대보는 통기타로 MT 등을 가면 분위기 있게 사람들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반주도 해주었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데, 요즘은 야유회 같은 모임에 나가서 가사를 보지 않고는 제대로 끝까지 부르는 곡이 없는 건 대부분의 경우 눈앞에 있는 노래방 기계에 딸린 모니터 화면 밑단의 가사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노래에 관해 귀납법적인 추론으로 개인적인 생각에 모든 이의 공감을 끌어 낼 생각은 없지만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 일부분은 우리가 한번씩은 경험한 내용들이라고 믿는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한 방식이 노래라고 볼 때, 추억의 편린들이 실려 있는 자기 노래에 감정을 싣는 것도 좋지만 상대방이 부르는 노래에도 조금 더 관심을 보이고 귀 기울인다면 함께하는 자리가 한결 더 따뜻해질 것이다.

호주정부관광청 한국지사 차장 schang@at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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