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인가 컨벤션은 한국 관광분야에서 떠오르는 이슈가 되고 있다. 컨벤션 진흥을 위한 법도 제정되고 강남에는 제2의 컨벤션 회의장과 호텔이 지어졌다. 보통 늘 그렇듯이 우리의 마인드는 눈에 보여 나타나는 변화와 실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그럴듯한 건물과 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 컨벤션센터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제주 등지에도 만들어지고 있다.

시설만 지어지면 의미가 없고 그 시설을 채울 회의가 계속 개최되어야 하니 컨벤션 유치에도 열을 올린다. 컨벤션 유치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컨벤션 뷰로가 제대로 된 기능을 다해야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관광공사에 컨벤션 뷰로 기능이 있다. 컨벤션 뷰로는 국제회의 개최에서 필수라고 할 수 있는 국제적인 네트워킹, 컨벤션에 대한 전문성, 회의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경영 마인드의 세 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공사의 컨벤션 뷰로는 이 세 가지 면에서 모두 열세다. 컨벤션 개최를 위한 시설인프라는 제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데 회의 유치를 위한 지원사격과 정보전에서 한 수 아래의 위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컨벤션 인프라나 컨벤션 뷰로보다 더 우리 나라를 컨벤션 약체 국가로 만든 것으로 저급한 회의개최 관련 운영방식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APEC 관광장관회의가 개최되었다.

그 국제회의를 대행한 용역업체의 회의 운영수준은 왜 우리 나라의 컨벤션이 답보상태인지를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단면을 보여준다. 관광장관회의 개회식에 초청된 참가자들에게 필요한 행사장 주차 차량 전면 부착 티켓이 빠른 우편으로 도착한 것은 개회식 당일이었다. 7월 6일과 7월 7일에 문화관광부 장관 주최로 개최된 만찬과 환송연 초청장이 역시 빠른 우편으로 발송된 날짜는 7월 5일 이었다.

7월 6일에 도착한 초청장이 참가여부는 7월 3일까지 알려 달라는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었다. 초청장은 최소 일주일 전에는 초청 받는 자에게 도착되어야 정상이다. 행사 하루전이나 당일 도착하는 초청장은 오지 말라는 소리나 다름없다. 안 받는 것만 못한 초청장이다. 초청장이기보다는 오지 말라는 ‘초청 만류장' 이라고 해석된다. 그 회의를 총괄한 국제회의용역업체 이름이 아마 초청장 하단에 명시되어 있었나 보다.

어떤 초청대상자는 그 업체에 전화를 걸어 ‘부적절한' 회의운영 방식을 탓했다고 한다. ‘초청대상자 리스트가 주최측으로부터 늦게 입수되어'라는 변명이 담당자의 비 프로적인 반응이었다. 이 대목에서 “이게 뭡니까?"" “이래서 되겠습니까?""식의 한탄이 바로 나온다. 우리 나라가 왜 컨벤션 약체국가가 될 수밖에 없는지, 왜 한국의 컨벤션이 속 빈 강정인지 그 이유가 바로 설명된다. 시설이나 회의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치된 회의를 ‘상식 선에서' 제대로 치르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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