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칼럼] 위기에 빛나는 대변인의 역할
[김경해 칼럼] 위기에 빛나는 대변인의 역할
  • 여행신문
  • 승인 2001.03.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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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부시 미국대통령 당선자의 승리를 일부에선 법적논쟁의 승리라고 말한다. 선거가 끝난후 35일간이나 긴박하게 진행된 법적논쟁에서 부시후보가 고어후보에게 승리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이야기다.

관전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부시 대통령 당선자의 승리요인을 여러가지로 말할수 있겠으나 PR을 전문으로 하는 필자는 바로 PR전쟁의 승리라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있는대로 35일간의 법적논쟁이 긴박하게 진행되는 동안 양후보 진영은 국민지지를 얻기위한 총력적인 PR활동을 전개했다.

부시 진영은 베이커(James A baker)전국무장관을, 고어 진영은 크리스토퍼(Warren Christopher)전국무장관을 각각 대변인겸 후보를 대리하는 총책임자로 지명, 재검표에 따른 절차, 법적문제, 소송문제 국민지지를 얻기위한 PR문제등 모든 일의 책임을 맡게하고 당락의 결정적 순간에 절대절명의 위기관리에 나섰다.

두 대리인 중에서도 부시진영의 총책임자였던 베이커 전국무장관이 대변인으로서 행한 위기관리 역할을 자세히 살펴보면 위기시에 대변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알 수 있다. 베이커 대변인은 언론훈련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해야 할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을 철저히 구분해 재개표 문제가 안고있는 민감한 사항들에 대해 유권자들을 아주 잘 설득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까다로운 언론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고 자기진영의 입장과 논리를 쉽고도 분명하게 설명하면서 오히려 언론을 리드해 나갔다. 이러한 그의 탁월한 대변인 역할이 아슬아슬한 위기에서 부시를 구했다는 것이 PR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는 재개표에 대한 법률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아주 쉬우면서도 인상적인 말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당대의 내노라 하는 변호사들이 전문 용어를 동원하여 복잡한 법 조항을 조목조목 국민들에게 열을 올려가며 설명하는 것과 달리 베이커 대변인은 일반국민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는 일상 용어를 사용하며 아주 명쾌하면서도 재미있게 국민들을 설득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개표라고 하는 ‘count vote’라는 말과 투표를 한다는 ‘cast vote’라는 말을 대비시켜 펀칭 오류로 인한 불완전 기표의 무효화에 결정적 기여를 한것으로 평가 받고있다. 즉 표의 내용을 알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재검표를 하는 것은 개표가 아니라 다시 투표를 하는것과 같으며 이는 바로 투표를 한번 하게 되어있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을 ‘cast vote’란 말을 사용, 국민들을 설득 시킨 것이다.

그는 특히 수작업 재개표의 불완전성을 강조하며서 컴퓨터야 말로 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니며 가장 객관적이며 중립적이라고 주장,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베이커 대변인의 역할을 보면서 현재 우리 정부나 정당, 또는 기업들의 대변인 역할이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가를 느끼게 되며 국민이나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고 위기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위한 대변인의 역할등에 관한 교육과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특히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나 기업들이 어떻게 이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갈것인지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그처럼 강조하는 구조조정 문제만해도 국민과 근로자들을 이해시키고 그들의 지지와 협조를 얻을수 있는 소위 대국민 설득 작업이 너무도 미약한 상태에 있다.

심지어 국민설득 작업의 선봉에 나서야할 정부나 정당, 기업의 대변인들이 대국민 설득은커녕 국민적 반감을 불러 일으키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자주 보게된다. 롤러코스트에 비유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위기상황에서 참으로 어려운 대선 성공의 큰 일을 일구어낸 베이커 대변인의 역할을 보면서 우리도 빨리 각 분야에 훌륭한 대변인을 양성하고 이들을 또 효율적으로 활용할수 있는 환경이 빨리 조성되기를 기대해본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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