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들의 출국 티켓을 놓고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법무부가 파악한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는 11만 여명. 이중 1월말까지 1만1천여명이 출국했다. 이는 정부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의 자진출국을 유도하기 위해 올 3월까지 출국할 경우 벌과금을 면제해주기로 한데다 기업 도산과 원화가치 폭락 때문에 출국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급격히 늘어난데 따른 것.

『IMF 한파로 최악의 불황에 허덕이고 있던 때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출국소식은 「가뭄속의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말하지만 실제 출국하는 수요만큼 여행사와 항공사로 이익이 돌아가는 지는 의문스럽다. 문제는 지나친 가격 경쟁과 비정상적인 영업활동 때문.

각 항공사들은 자리라도 채우겠다는 욕심으로 정상 판매가의 반에도 못미치는 특별 요금을 내놓다 못해 앞다퉈 항공요금을 내렸다. 여행사들은 대사관, 인력 송출업체들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지를 파악하는가 하면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모이는 공단과 시장, 시내중심가 등에 휴일도 잊은 채 직원들을 파견해 유인물을 나눠주며 맨투맨식 판촉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항공권 판매에 나섰던 모 여행사의 경우 1월말까지 판매액은 5천여만원 정도. 보통 항공사로부터 9%의 판매수수료를 받는 금액을 따지면 수익은 4백50만원 정도. 하지만 이중 50%는 중간브로커들에게 넘기고 유인물 인쇄비, 교통비 등을 제하고 나면 휴일도 잊은채 공단을 돌던 직원들의 인건비마저도 안나온다는 계산이다.

항공사는 항공사대로 가격경쟁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여행사에 준 요금보다도 싼 요금으로 직접 판촉에 나서 여행사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다. 항공사와 여행사들은 이중 브로커들로 인해 서로 멱살을 잡는 일도 발생했다. 『2월이면 허니문이나 비즈니스 등 시장의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되는데 작은 밥그릇마저 나눠먹는데 지나친 시간과 힘을 소비하고 있다』는 여행업계 관계자의 조소가 여행업계의 현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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