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호황에 대해 미 경제학계에서는 레이거노믹스(공급경제학)때문이라는 재평가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공급경제학은 간단히 말해 세금을 내리면 개인들이 더 열심히 일하게 돼 소득이 늘고 결국 저축과 투자가 증가돼 경제가 성장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약육강식의 비장함이 숨어있다.

레이거노믹스는 세금을 줄이는 대신 노동자나 빈민층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역시 감축한다. 또한 정부의 기능을 최대한 줄이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기업인의 활동과 시장기능을 최대한 보장한다. 이러한 레이거노믹스 덕분에 미국은 80년대말 전산업에 걸쳐 대량도산 사태를 맞는 대가를 지불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산업구조를 재건설했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 또한 심화됐지만 클린턴 행정부에 이르러 미국 경제의 꽃을 활짝 피웠다.

이미 복지정책으로 한계를 느낀 유럽의 모델이나 한국의 IMF사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21세기의 경제논리는 경쟁력으로 결정된 셈이다.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실업대책기금 바자회에 아끼던 지팡이를 내놓아 화제가 된적이 있다. 대통령까지도 실업기금에 이 정도 관심을 쏟다보니 정부에서도 실업기금의 재원 확보를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게 됐고 결국 만만한 「관광진흥개발기금」의 50%를 실업기금에 사용하겠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그러나 관광업계의 반발과 여론이 거세자 실업기금의 용도를 관광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실업대책에 사용하겠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목적세인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용도는 기금의 이름대로 관광을 진흥하고 개발하기 위해 사용돼야 한다. 실업자의 어려움을 외면하자는 말이 아니다.

정부의 최우선과제는 관광산업의 경쟁력 회복이지 실업기금이 아니다. 관광산업이 무너지면 실업인도 돌아갈 곳이 없다. 힘들땐 지팡이의 힘을 잠시 빌릴 수 있지만 지팡이에만 정신이 팔려 의존심만 키울땐 평생 지팡이 신세를 져야하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