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여행업계의 새로운 대안이란 평가와 함께 가장 큰 화두로 취급을 받았던 인터넷 여행산업이 조용한 변화의 시간을 겪고 있다. 온라인여행업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크고작은 인터넷 여행사가 범람했던 지난해. 사이트 오픈소식과 대형이벤트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와 그야말로 '온라인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물산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만든 여행사이트 트래포트가 일년을 버티지 못하고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인터넷 기업들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건 아닌가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질적인 수익창출과 거품론으로 사뭇 차분해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온라인업계의 살빼기와 조용한 내실 다지기를 살폈다.

① 인터넷 여행사 지금뭐하나

전문가들은 온라인 여행업이 제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고 얘기한다. 초기 '진입단계'를 거쳐 외형 불리기에 치중했던 '도입단계', 그리고 이제 도태될 곳은 떨어져 나가는 '정화단계' 혹은 '정리기' 차례다. 최근 대규모업체를 필두로 시작된 인력 구조조정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금년 온라인 업계의 차분한 분위기에 대해 많은 업체들이 '힘들기 때문도 있지만 이제 부풀리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모두 안다'는 말로 대신한다. 펀딩에 의한 투자로 끌어오던 여행사의 경우 자본금이 거의 떨어져가는 시점인데다가 주주총회가 대부분 회기년도 3월말로 잡혀있어 목을 죄어 왔다.

오프라인여행사와 달리 일반 투자자들이 비수기때 닥치는 여행사의 자금난을 이해 못해 힘을 뺐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에는 불법소프트웨어 단속까지 있어 적지 않은 금액이 지출됐다. 테마 여행을 중심으로 온라인 여행사를 2년여 운영한 T여행사 사장은 온라인 여행사의 가장 큰 맹점이 오프라인 여행사와 '인력구조' 자체가 다른 점에 있다고 풀어낸다.

직원이 10명이면 오프라인일 때는 4~5명이 영업직원인데 비해 온라인의 경우 우선 4명 정도가 개발자로 빠지는데다가 인건비도 훨씬 세다. 회사 자체 규모는 큰데 비해 실질적인 수익을 벌어들이는 직원이 적어 당장 수익이 안나는 상황에서는 결국 자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 소규모 여행사는 말할것도 없이 3W나 웹투어 등 대부분의 대형 온라인업체들도 올들어 조용히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3W의 경우 구조조종을 하면서 지역별로 나뉘어져 있는 팀제를 없애고 일부 오퍼레이터를 제외한 전 직원을 하나의 팀으로 꾸렸다. 3W의 강석환 차장은 ""지역에 강한 전문가를 지역 리더로 내정하긴 했지만 소단위 팀제를 없애 지역별 비·성수기 운휴 인력 낭비를 없앴다""며 ""기존 60여명 중에서 20여명을 줄였기 때문에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온라인업체들이 '단순 버티기'만으로 시대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수익모델로 활발하게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 한화 투어몰의 경우 '마케팅을 통한 영업창출'에 힘을 쏟는다. 보유하고 있는 회원DB를 통해 업체 홍보는 물론 관광청 프로모션 등을 해오고 있다.

활발히 구축 중에 있는 국내·외 네트워크도 투어몰이 준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이다. 유명관광도시를 중심으로 현지 여행사와 직접 조인해 상품 및 현지 소식은 물론 서로의 모객을 공유한다. 이 업체들에게서도 홍보비로 30만원∼50만원씩을 받고 있다. 투어몰의 이병선 대리는 ""현재는 수익보다 공동 홍보비용의 차원에서 받고 있으나 향후 신문광고나 자체 사이트 운영보다 투어몰과 함께 운영되는 것이 비용절감 및 홍보에도 좋다는 인식을 갖도록 마케팅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권의 실시간 예약엔진 새 버전도 준비해 이달안에 선보인다. 이 대리는 ""해당 솔루션만 업체에 판매하거나 타 사이트에 링크시켜 항공권 판매쪽에도 역량을 키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호텔과 콘도로 국내 입지를 확실히 구축하고 있는 웹투어 역시 지역별 현지여행사와의 직접연결로 진행과정을 좁혔다. 또한 패키지 여행보다는 '가족여행'이나 '개별여행'에 포커스를 맞춰 상품과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특히 새로 기획된 가족여행이나 개별상품들에 대해서는 솔루션을 통한 대리점 영업도 계획하고 있다. 웹투어의 한재철 이사는 ""항공 예약시스템처럼 별도의 여행상품 예약시스템을 개발 중으로 5월 중 선보일 예정""이라며 ""소규모 여행사가 이 솔루션을 탑재하면 웹투어의 상품을 자신의 상품처럼 간편하게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W의 경우도 일반 패키지 상품보다는 골프나 박람회 등 전문화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패키지는 비·성수기 차이가 너무 많이나 수요가 꾸준한 전문 상품으로 눈을 돌린 것. 3W 강석환 차장은 ""패키지를 아예 안하겠다는 건 말도 안되고 집중되어 있는 힘을 전문상품으로 이동시키면서 비·성수기에 대한 불균형을 잡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깔끔한 사이트 구성과 아이디어로 오픈때부터 시선을 모았던 예카투어의 경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모델에서 비즈니스 상용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약간 우회했다. 8월쯤 사이트내 비즈니스 코너를 탑재하거나 아예 별도의 사이트로 집중 강화할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하반기가 되면 1차적인 판가름은 어느정도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6개의 대형업체만 남고 나머지는 통합되거나 도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가 하면 소규모 사이트가 난립하는 가운데 온라인 여행사 1-2위가 확고부동하게 자리잡을 것이라는 생각들도 많다. 이밖에 전문 소규모 온라인여행사와 대규모 홀세일로서의 온라인여행사로 양분화 돼 공존할 것이라는 의견도 높다.

나름대로의 전략대로 수익모델을 진행해온 업체들은 한결같이 ""하반기쯤 되면 사업구조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상품판매가 이루어져도 수익으로 연결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인력비용과 초기 투자비용, 이벤트, 광고비 등 들어가는 비용은 많은데 비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네티즌들의 젊은 성향을 고려해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해 온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반드시 수익이 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한데다가 광고비도 대폭 줄였고, 사업방향도 어느정도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미뤄 이제는 실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내년까지 방향을 잡지 못했을 경우에는 대형업체들이 먼저 쓰러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여행사 역시 ""자기혼자 장·포·차 다 하려고 하면 죽도 밥도 안된다. 지금까지 수익을 보지 못했어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업체가 올 하반기까지 살아남아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진입초기에 보여줬던 이미지 선점을 위한 홍보나 마케팅 역시 방법만 조금씩 다를 뿐 지금도 여전히 강세다.

한때 열풍처럼 몰려왔던 업체간의 제휴 및 포털 사이트로의 입점등은 '수익'이라는 단기적인 측면 외에도 암암리에 인지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진행해왔던 업체에서는 브랜드가치 외에도 향후 상용거래처화 시킨다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② B2B시장이 자리 잡는다.

인터넷 여행업의 조용한 변화는 인터넷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시도하려는 B2B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여행사, 항공사, 랜드, 호텔 등 여행관련 업체들을 연결한다는 B2B 개념의 사이트들은 지난 해 유행처럼 집중적으로 소개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까지의 인터넷여행업을 돌아보면 매출면에서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반면 요구하는 자본의 양은 상상을 넘어서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과 거창했던 시작이 용두사미꼴로 흐지부지 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여행업계에서는 인터넷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은 있어도 이를 하나의 영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영진의 마인드와 제반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한다.

실제로 지방의 경우 상당수의 여행사가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필요성도 절실하게 여기고 있는 않는 형편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방으로 출장을 나가보면 전체의 50% 정도는 아직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는 거 같다""며 ""사장이나 일부 직원의 개인적인 영업력에 전적으로 의존해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인터넷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업체들이 상당수가 된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인터넷 때문에 직원들이 업무를 등한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부러 설치를 안하거나 사장 자리에서만 가능하도록 하는 회사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행업체들의 인터넷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는 지난 해와 비교할 때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홀세일 사이트를 추구하며 지난 달 오픈한 하나투어의 투어토털닷컴(www.tourtotal.com)의 경우 사이트 개설 한달 만인 지난 4일 현재 1,381개 여행사가 등록을 마쳤을 정도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이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등록한 여행사 중 절반이 넘는 700여 여행사가 투어토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자체 홈페이지 제작 프로그램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무료로 홈페이지를 운영할 수 있고 하나투어의 기존 영업망 가세 등의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만큼 많은 업체들이 홈페이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투어토털측은 조만간 업체들 각각이 만든 홈페이지에 하나투어의 상품뿐만 아니라 여행사별로 자체상품도 등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계속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B2B 마켓플레이스란 개념을 도입해 오는 4월20일 오픈을 앞두고 있는 투어온라인(www.tour- online.co.kr)의 경우 이같은 업체들의 인식 변화를 바탕으로 또 한번의 B2B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여행산업의 B2B 시장의 경우 지난 해 이미 많은 업체들이 시도를 했지만 정작 사이트 운영의 주체가 돼야 하는 여행업체들의 인터넷 이용 환경과 인식 부족 등 시장환경이 성숙돼 있지 않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투어온라인을 준비중인 온라인 솔루션(주)의 서병로 이사는 ""지난 달 2,500여 개 여행사를 상대로 숙박과 콘도의 B2B만을 내용으로 한 차례의 우편물을 발송했는 데 330여개 여행사가 등록 희망 의사를 보였다""며 시장성숙도와 IT에 대한 거부감 불식 등 제반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어온라인은 기존의 B2B 사이트들과 달리 일반인의 접근을 완전 차단하고 홀세일러와 리테일러간에 여행상품과 전세버스, 국내 호텔, 콘도 등의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고 예약까지 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이트를 이용해 거래된 상품에 대해서는 정산과 결산, 마케팅리포트까지 사이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관리 기능도 강화해 놓았다.

여행사들의 홈페이지에 대한 관심 수준이 단순히 회사를 홍보하는 온라인 브로셔 정도의 개념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마케팅 수단의 하나라는 쪽으로 발전되면서 인터넷 여행업을 둘러싼 주변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B2B의 시장의 경우 '일단 모아놓고 보자'는 식의 무대포 방식이 아니라 좀더 세분화된 시장 공략이 두드러진다.

최근 가장 활발한 분야가 실시간 인터넷 항공 예약시스템. 지난 달 나우아이엔에스(www. realticket.net)가 유선과 무선 인터넷에 적용 가능한 예약 시스템을 소개한 데 이어 (주)탐파가 인터넷 항공예약 시스템인 에어서치(www.airsearch. co.kr)를 개발하고 한국아이비엠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항공예약 엔진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이밖에 일찍부터 실시간 항공예약 시스템을 운영해 오고 있는 보라넷(www.boranet.com)이나 투어익스프레스(http://www.tourexpress.com) 등도 기존 예약엔진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여행사, 포털사이트, 카드사 등에 제공하는 B2B 시장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토종 항공예약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토파스의 경우도 오는 5월 기존의 성능을 대폭 보강한 사이버 플러스를 1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업체들은 저마다 성능에 있어 미묘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여행사와 포털 사이트 등에 시스템을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여행사 사이트라면 인터넷 예약엔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항공권 판매가 여행사 사이트에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업체가 자신들의 인터넷 예약 엔진이 여행사의 고유 엔진인 것처럼 상호를 부착하고 색상을 변경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여행사가 가지고 있는 자체 항공요금을 입력하고 수수료 할인 등의 마케팅을 실시할 수 있는 권한도 제공하고 있다.
여행 사이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여행정보를 유료로 제공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인터넷 방송국을 표방하는 비전투어(www.visiontour.com)의 경우 자체 제작한 동영상 콘텐츠를 일정한 회비를 받고 원하는 업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오창해 사장은 ""살아 있는 정보가 없다면 네티즌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건 알아도 동영상의 자체 제작은 경비와 콘텐츠의 질면에서 개별 여행사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1차적으로 50여 개 정도의 여행사를 회원사로 확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위에서 소개한 업체들은 대부분 인터넷이 돈이 되려면 어느 정도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기 때문에 그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진관광 관계자는 ""여행업계에서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아직 인터넷에 자기 돈이 들어간다는 점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홈페이지에 항공 예약엔진이나 콘텐츠를 유료로 구입해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할 업체들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물론 이같은 우려는 해당업체들이 더 잘 느끼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항공 예약엔진의 경우 현재 솔루션과 서버까지 패키지로 판매하는 업체에서부터 설치비와 유지비를 요구하거나 일단 무상으로 제공한 뒤 실적을 봐가며 소정의 이용료를 받는 방식 등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담 업체들이 관심은 있으나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유지비를 조정하거나 일단 시장 선정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하고 수익은 그 후에 생각하겠다는 식으로 영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그런데도 이처럼 여행관련 B2B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전통적인 인터넷 여행사이트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여행을 하나의 코너형식으로라도 다루는 사이트들이 늘어나면서 여행 B2B 시장의 규모가 더욱 확대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H여행사 관계자는 ""전문 여행사뿐만 아니라 수익 모델을 찾는 포털사이트의 경우도 마케팅의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안에 여행사에 국한되지 않는 포괄적인 범위의 여행 B2B 사업이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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