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겸 칼럼]축구와 관광산업이 닮은 다섯 가지 이유
[강신겸 칼럼]축구와 관광산업이 닮은 다섯 가지 이유
  • 여행신문
  • 승인 2001.04.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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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골인, 아! 아깝네요"" 어릴적 가슴을 졸이며 때로는 무릎을 치며 보는 축구중계는 언제 보아도 신이 났었다. 그러나 축구만큼 말하기는 쉬워도 직접 해보면 뜻대로 안되는 운동도 없다. 공 한번 제대로 못차고 운동장만 죽어라 뛰어다니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새롭다.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축구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각종 대회에서 국민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한국 축구가 이대로는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 축구나 관광산업 모두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부의 지원이 모자라고 팬들의 참여(국민들의 인식)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둘러대는 것도 비슷하다.

축구와 관광산업은 비슷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축구와 관광은 기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다. 우선 재미가 있어야 관객을 모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극적인 반전이 있으면 더 좋다. 또 축구의 경기력은 선수들의 기술과 팀워크에 달려 있다. 종사원의 서비스 마인드를 바탕으로 업계와 행정, 시민 모두가 손발을 척척 맞출 때 비로소 경쟁력이 생기는 관광산업과 같다.

결국은 뛰어난 선수와 감독이 있어야 한다.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생각하는 축구, 재미있는 축구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때 비전이 생긴다. 수준 높은 관광서비스는 훌륭한 종업원에게서 나오며, 이 종업원은 안목 있는 리더십으로 길러진다. 이런 기본에 충실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한국 축구와 관광산업이 닮은 다섯 가지 이유.

첫째, 축구를 즐길 줄 모른다.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재미있는 축구가 아니라 지면 안된다는 식의 강요된 승부축구를 하다보니 창의력이 떨어지고 생각하는 축구가 안된다고 지적한다. 경기의 승패 즉 돈벌이만 된다면 환경이 파괴되건,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건 상관 않는 상혼이 관광산업을 멍들게 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을 탕진해가며 지역의 미래를 카지노와 경마에 내맡기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둘째, 알맹이 없이 껍데기 같은 투혼만 강요한다. 축구경기를 지켜보면서 기술력 없는 정신력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본다. 관광사업은 아무나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흥미 있는 자원과 타당성 있는 계획, 주도면밀한 마케팅과 운영자의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셋째, 뿌리가 약하다. 한국 축구의 꿈나무들이 맨땅에서 무릎이 까지고, 인조잔디에서 발목이 접질려 기술향상은 커녕 선수생명이 위협당하는 현실이다. 그런 실상을 외면한 채 태극마크를 단 대표선수들만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한국축구의 위상은 저절로 높아질까? 지도 한 장 없는 불편한 관광현실을 두고, 관광단지를 개발하고 엑스포, 축제만 개최한다고 국제적인 명소가 되는 것이 아니다.

넷째, 잘하면 확 띄워주고 못하면 아예 죽여버리는 언론과 정책도 문제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어 그런 식으로 기사를 쓰고 정책을 하겠지만 말이다. 어제는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굴뚝 없는 산업이었다가 하루 아침에 사치성 소비산업, 유흥산업이 되는 관광산업도 마찬가지이다.

다섯째, 장기적인 계획이 없다. 당장 눈앞의 성적을 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한다. 경기 한판에 모든 것을 거는 감독은 파리 목숨보다 못하다. 2∼3년을 넘기지 못하는 관광기획 및 마케팅 분야의 공무원은 전문성이 없는 영원한 아마추어이다. 그러니 관광진흥 노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리 없다.

축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한판이 아니라 지속적인 우위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기량이 급신장한 일본축구를 눈여겨보자. 꾸준한 기량 연마와 유소년축구의 육성, 우수 선수의 조기축구 유학, 국민의 지지, 인프라 확충 등 수년에 걸친 치밀한 준비와 노력의 결과이다.

축구는 곧 상품이다. 관중들의 인기를 먹어야 산다. 국민들이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고 응원하는 축구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축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축구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야 하듯, 이제 일상생활에서 관광의 의미를 새롭게 하고 지역밀착형의 관광명소 즉 차세대 스타가 나올 수 있는 토양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멀어 보이지만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 관광산업의 축구경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판의 승부에 연연하지 말자. serieco@seri.org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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