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판매대리점(GSA:General Sales Agent)사업 열풍이 항공업을 넘어 전 여행업계로 활성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사가 ○○의 GSA를 맡았다'는 기사가 나오면 이와 관련해 확인여부를 묻는 전화가 빈번하게 오기도 하고 특정 업체의 GSA를 한국 내 업체가 가지고 나름대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역으로 현지 본사에 공문을 보내 특정한 조건을 내세우며 GSA를 바꿔볼 의향이 없는 지를 물어 빈축을 사기도 한다.

최근 L항공 등의 GSA를 맡고 있는 M사가 T항공의 GSA를 맡았다고 발표하자 같은 지역의 V항공의 지점을 맡고 있는 Y사가 정정을 요구했다. Y사가건설교통부 등을 통해 알아본 바에 의하면 T항공의 GSA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M사의 입장은 T사의 원래 총판대리점 판권을 가지고 있던 아시아의 한 업체로부터 한국 판매권을 따낸 것이고 어차피 국내에서는 M사만이 판매에 나서고 있어서 GSA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판단에 의한 것.

Y 사의 반발이 거세자 정정을 하긴 했지만 'Y사의 민감한 반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Y사의 입장도 수긍이 간다. 그 지역에 관해서는 이제껏 Y사의 V항공이 주도권을 쥐고 판매를 해왔는데 같은 지역의 T사가 한국 판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음을 알리자 영업권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이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Y 사 관계자는 ""M사가 T항공의 판매를 강화하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GSA권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기본 상도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을 펴고 있다. 항공사만이 아니다. 그래도 비교적 항공사의 판권을 둘러싼 조항들은 명확한 편이다.

경쟁사도 많지 않고 항공사의 판권에 관한 한 해당 본사가 국내 판권을 가진 업체의 시장성을 인정하며 명확한 범위 내에서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항공사 총판대리점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항공사의 GSA를 가지고 있는 업체가 국내에 있고 그 업체가 나름대로의 영역안에서 영업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이상 지나친 물밑 경쟁은 삼가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경쟁은 여행사들 사이에서 더욱 치열하다. 최근 캐나다의 M 코치회사의 GSA권을 확보한 K사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해당 코치회사에 대한 GSA를 언론상에 발표하자 국내 대형 홀세일업체 중 한 회사가 자료를 요청하더니 본사에다가 역으로 '우리는 국내 △위의 홀세일업체이고 일반여행사인 K사로부터 M코치회사의 상품을 이용할 수 없으니 우리에게 판권을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캐나다의 M 코치회사는 이미 K사와 계약을 맺었으니 K사를 이용하라고 답하자 K사를 비방하는 내용 등을 보내 M사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M사는 계약을 맺었던 K사에게 해당 홀세일업체와 주고 받았던 내용의 이메일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음은 물론이다. K 사 관계자는 ""판권을 가지고 있는 국내 업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직접 거래를 원하는 여행사들이 많아 오히려 외국인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며 ""외국에서는 이러한 한국인들의 지나친 GSA 판권 확보 경쟁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R크루즈의 총판매대리점을 맡고 있는 N사의 L사장도 ""이미 몇 년째 R크루즈의 GSA를 하고 있고 나름대로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어 본사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데도 한국의 여행사들이 본사로 연락해 직접 요금을 받겠다고 고집을 피우거나 은근히 판권을 바꾸자고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왜 GSA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가? 말그대로 총판매대리점(GSA) 권은 한 지역안에서 항공사, 호텔, 렌터카 등의 판매 권한을 쥐고있는 것.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라 마케팅과 고객관리, 후속관리 등의 역할도 맡고 있기 때문에 지사(Branch) 다음으로 대표성을 지닌다. 국내에서는 일찍이 항공업에 GSA업이 활성화됐었고 렌터카와 대형 체인 호텔에 이어 최근에는 크루즈, 코치회사, 작은 리조트와 테마파크, 그리고 온라인까지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최근 몇 년 전까지만해도 세계적인 관광교역전에 참석을 등한시하고 참석해도 행사에 집중하지 않아 참가단 관리에 애를 먹던 주한외국관광청 관계자들이 이제는 한정된 참석 인원수에 맞춰 선정 기준을 정하느라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해마다 봄 가을이면 미국이나 호주 등의 관광교역전에는 많은 여행사 관계자들이 모인다. 오히려 담당 직원에게 1년여전부터 참석을 위한 문의 신청이 늘어나고 있을 정도다.

GSA 사업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항공권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등 여행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사업이 필요했던 것에 기인한다. 하지만 총판매권을 따내고 지키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일단 해당 외국업체와 오랜 노력과 신뢰가 쌓여야 한다.

한번 봤다고, 한국내에서는 손꼽히는 대형 업체라고 외국인들은 쉽게 판권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착실한 기획과 함께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인적인 믿음'이 거래 관행에서도 먼저 손꼽힌다. 또한 판권을 가진 후에는 정직하고 성실한 관리가 밑받침돼야 한다. 하루 아침에 큰 세일을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점차 물량을 늘여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현실성있는 정책과 마케팅 방법, 한국시장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이해가 판권 확보 이후 더욱 요구된다. 업체의 대리점 형태는 GSA외에도 일반 대리점보다 다소 우위적인 가격을 받아 홀세일 상품을 제공하는 PSA(Preffered Sales Agent)와 일반 대리점격인 SA(Sales Agent) 등의 형식이 있는데 GSA에 보다 민감한 것은 GSA는 지사 다음으로 대표격을 지닌 지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에 많은 수익을 남기기는 힘들지만 시장이 확대되면 수익성이 커지는 것 외에 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어 여행업에서도 GSA업은 안정적인 사업으로 손꼽힌다. 일반적으로 한 지역당 1개의 업체가 GSA를 맡는 것이 기본이다. 보다 그 시장에서 신뢰성을 가지고 영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PSA 성격의 업체가 간혹 GSA라고 발표를 했다가 시시비비의 도마위에 오르기도 한다. 경쟁사에서 이를 두고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B사가 P크루즈의 GSA를 발표했을 때도 기존에 홀세일 판매를 해온 H사 등이 명확한 확인을 요구하는 문의를 본지에 해오기도 했다. 또한 S사가 유럽의 코치 및 배낭 상품 GSA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가자 오래전부터 GSA를 해오던 T사가 정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GSA가 국내 있는데도 이를 비방하거나 깎아내리고 본사와 직접 연락을 취하는 등의 행위들이다. 오히려 국내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에게는 한국의 여행업에 대한 이미지 자체를 깍아 내리는 행동""이라며 ""지나친 경쟁 행위는 오히려 제살깍기가 될 수 있고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특정상품의 GSA를 어느 업체가 맡았다고 비협조적이거나 오히려 비방하는 행위를 하기 보다는 전체 시장 물량을 키워 더 많은 외국 상품과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도록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 대리점에서는 누가 누가 GSA를 갖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얼마만큼 좋은 상품과 요금을 제공하고 대리점에 서비스를 펼치는 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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