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는 수화기를 들자마자 평소 인터넷과 관련한 여러 기술적인 부분을 자문해주던 C업체 이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신생인 R업체가 일부 콘텐츠를 그대로 사용한 것은 물론 독창적인 사이트 구성까지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내용이다. 강력히 시정을 요구했지만 허무하게도 R업체, 하루만에 해당 부분을 모두 내리고 오리발이다.

지난해 유행처럼 지나갔던 '여행정보 구축하기'는 끊임없는 콘텐츠 저작권 공방전을 불러왔다. 비단 여행업계 뿐이 아니다. 인터넷 사업과 맞물려 출판업계와 음반, 취업, 하다못해 유머까지 자신의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 음반과 취업, 영화 등은 적지만 유료화를 표방했고, 유머 및 개인글 등은 출처명기와 사전협의로 해결해 나갔다.

반면 여행업계는 유독 저작권에 대한 반응이 더딘 듯 하다. 초기 유료화를 잠깐 시도했던 여행 동영상 전문 업체들도 얼마 못가 '우선은 무료로 시작한다'는 것으로 사업을 우회했고, 기발한 솔루션으로 B2B를 노렸던 초기 업체들도 6개월 이상을 무료로 진행해야 했다.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더 언급할 필요도 없다. 특정 주제로 3시간 동안 온갖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해도 반 이상이 비슷한 내용이다. 혹자는 ""상품 베끼기로 시작된 '남의 것 넘보기'가 뿌리 깊어 '지적 재산권'과 관련해서는 그리 큰 위기의식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밖은 이미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웬만한 솔루션이나 프로그램은 법적으로 소유권을 명기해 놓았으며, 지식정보에 대해서도 점점 그 보호가 엄격해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인터넷이 발달할수록 더욱 가속화된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정교한 베끼기 기술력을 키우던지, 자체 콘텐츠 생산능력을 키우던지는 각자의 선택일 뿐!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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