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정신문화의 산실 전남 장성
[현지취재] 정신문화의 산실 전남 장성
  • 여행신문
  • 승인 2001.05.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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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 장성은 하늘과 땅 인간의 역사가 조화를 이룬 곳이라 일컫는다. 자연환경이 주는 풍요로움과 함께 장성 사람들 스스로 갈고 닦은 정신문화가 그 자체로 사장(死藏)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실생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장성군 서삼면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축령산 능선을 오르다 보면 하늘의 태양빛을 머금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찬 숲속으로 들어간다. 산중 나무숲 사이로 꾸불꾸불 뻗은 길 사이로 걷다 보면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본다. 휴양림이 시작되는 인생의 시발점, 완만한 인생의 처음은 어떠했나, 비탈진 자갈길을 올라서면서 느껴지는 인생의 굴곡, 앞으로 펼쳐질 생애의 격정에 대한 의구심은 저 너머 펼쳐져 있는 길의 높고 낮음과도 같다.

간간이 삼나무와 편백 등 상록수림대의 특유한 향과 신선함을 담아 전해오는 바람이 인생에 대한 생각을 잠시 멀리하게 하고 마음까지 상쾌하게 한다. 삶에 대한 질문은 가끔씩 자아의 본질에 대해 의문점을 낳게 한다.

노령산맥의 주봉(主峰) 백암산 가인봉과 백항봉 사이 골짜기에 세워져 1,300년간의 사계절의 변화를 몸소 체험한 백양사(白羊寺), 사천왕을 지나기 전 입구 옆으로 세워져 있는 비문이 유독 눈에 띈다. 나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인생을 아무런 의미 없이 살아가는 사람에게 나라는 존재에 대해 한번 더 돌이킬 수 있는 그런 진지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이 뭣고'라는 물음은 단순한 의문의 차원을 넘어선다. '태어나기 전 나의 '참' 모습은 무엇인가라는 의지를 의심하기 위해서 한 말로 골똘히 탐구하면 본래 진면목, 즉 참다운 나를 깨달아 생사를 해탈하게 된다'라는 답에 대한 질문이다. 전남 장성이 가지는 매력은 바로 이러한 정신문화의 풍부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신문화의 산실은 선비정신이 한 축을 이룬다. 호남의 대표적인 사액서원인 필암서원은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에 배향된 하서 김인후(1510∼1560)를 따르던 문인들과 유림들이 건립한 서원으로 인종이 김인후에게 하사했다는 묵죽도, 하서유목 등 60여건의 자료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서원이 가지는 중요성 때문인지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 따라 남은 47개 사원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산수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절로 수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그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하여라'라는 시조를 지어낸 하서의 인생에 대한 자조 섞인 그의 목소리가 한문강좌를 통해 마련된 학동들의 글 읽는 소리로 이어지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신문화의 융성은 가끔씩 기존체제에 대한 거부감으로 나타나듯이 장성은 홍길동이 태어나고 동학운동이 벌어진 곳이다. 홍길동이 실존인물이라는 대한 논쟁보다는 개혁과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실천적 삶을 살았던 홍길동을 부각시켜 생가 복원이 한창 진행중이다.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관리 등용을 제한하는 계급사회의 한계, 홍길동의 실존 여부를 떠나 그러한 정신이 동학정신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죽창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넓은 논 한편으로 우뚝 서 있는 동학혁명기념탑은 반외세 반봉건을 외치며 동학군이 서울의 관군과 싸워 이긴 사실을 길이 남기기 위해 전국적인 헌수운동 등을 통해 조성되었다. 사람들의 후덕한 마음이 실려 전해오는 사투리 속에서 전해지는 정신문화의 터전 장성, 인생에 대한 진지한 물음에 대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글·사진 장성=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전설의 영웅 홍길동 부활하다
제3회 장성 홍길동 축제가 '불멸의 영웅! 홍길동'이라는 주제로 오는 5월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열린다. 2001년 전국적인 문화관광 축제로서 기반을 구축하고 역사에 나타난 홍길동의 실존적 요소와 허균의 소설에 보여진 문화적 요소를 부각시켜 관광 장성의 이미지를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조선 광해군 때 반역죄로 능지처참을 당한 허균이 쓴 소설의 주인공인 허균이 꾸며낸 소설속의 인물이 아닌 실제로 존재했던 장성인으로 현재 홍길동의 생가가 복원작업에 있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는 홍길동의 생가는 학술적으로 증명을 받고 있으며 최근 홍길동이 남양 홍씨의 후손임을 증명해 주는 족보가 발견되어 홍길동의 전설을 더욱 가시화키시고 있다.

이에 장성군은 홍길동의 존재가 고증됨에 따라 황룡면 아곡리에 홍길동의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하면서 홍길동 축제를 전국적으로 승화시키는 일환으로 제3회 홍길동 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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