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한국방문의 해'의 돛을 단지도 4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4개월이 지나면서 지난 1·4분기의 성과에 대해 말들이 많다. '2001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해 놓고 손님맞이 준비가 잘 안되어 있다느니, 외래관광객의 방문이 저조하다느니, 내국인의 해외관광이 늘어나서 관광수지 적자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느니 하고 말이다.

사실 지난 1·4분기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124만1,755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했으나 해외여행에 나선 한국인은 139만7,390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11.8%나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1~2월 두 달 동안 관광수지는 약 1억불의 적자를 나타내었다. 계획한 바로는 '2001한국방문의 해' 추진으로 2001년 한해 동안 580만명이 입국할 것이며, 관광수입은 73억불을 기록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대로 가다간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가 될지도 모른다.

싱그럽고 파란 5월 하늘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7년 전'94한국방문의 해'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때도 그랬다. '94년 연초에는 그 성과를 장미빛으로 그리더니 4~5월이 되어서는 관광수지 적자가 났다느니, 한국방문의 해가 아니라 외국방문의 해라는 등의 말이 나왔다.

'94년에도 그러했듯이 2001년도 그다지 사회·경제 환경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 '94년에는 북한 핵문제, 성수대교 붕괴 등의 악재로 외래관광객의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부터 조짐을 보인 미국경제의 불안과 일본경제의 장기 불황이 일본내 소비경기를 경색시키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게다가 일본 교과서 문제로 말미암아 한일 양국간에는 냉기가 흐르고 있다.

이런 것들보다 더욱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언론일 것이다. 예를 들어, 3월말 인천공항 개항전 언론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공항의 준비 미흡, 교통대책의 미흡 문제 등을 다루었다. 이는 여론을 깨워 좀 더 잘 해 보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국에 가면 무엇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불안감만 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 우리가 취해야 하는 태도는 안된다고 탓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점검하고 새롭게 준비하는 것이다.

물론 5월 일본의 황금연휴와 중국인의 방한 증가, 다양한 지역축제의 개최, 10월의 WTO총회 개최 등 일련의 행사가 계획되고 있어 나름대로 전망을 밝게 하고 있으나, 좀 더 성공적인 '한국방문의 해'의 추진을 위해서는 남은 기간동안 언론이 주도가 되어 각계의 협력을 유도하고 국민들의 서비스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올해 남은 기간은 8개월이다. 7년 전에 했던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는 범국민적인 협력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관광연구원 연구실장 hjkim@k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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