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겸 칼럼] 영화도시 부산이 부러운 이유"
"[강신겸 칼럼] 영화도시 부산이 부러운 이유"
  • 여행신문
  • 승인 2001.05.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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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이 변하고 있다. 부산을 배경으로 부산에서 찍은 '친구'라는 영화 덕분이다. 부산은 영화도시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 지역이 지역 활성화의 계기를 만들어 새롭게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행정가들의 근사한 계획뿐만 아니라 업계와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상산업이 21세기 전략산업이자 문화의 주체가 된다는 생각에 그동안 영상도시를 선언한 곳은 하나둘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생색도 나고 '예술을 사랑한다'는 이미지도 높이는 일석이조를 노려 영화제를 개최하고, 영화사를 끌어들이는데 앞장섰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상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전주 국제영화제, 춘천 애니메이션영화제 등.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먼저 국제영화제를 열었고 영화도시로의 이미지를 심기에 노력했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영화촬영을 하기 힘든 곳도 없다고 한다. 자국영화 시장점유율이 30%를 넘는 나라면서 영화촬영에 대한 정부나 기업, 국민의 협조의식은 수준 이하다.

서울의 경우 조그만 길도 통제하기 어렵고, 경찰의 허가를 받아도 주민에게 사정사정해야 겨우 촬영을 할 수 있다. 군부대를 찍으려면 보안을 이유로 거절당하고, 경찰서를 이용하려면 시나리오를 보고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손을 내젓는다.

오죽하면 '공동경비구역 JSA'를 찍기 위해 판문점 세트를 수억원을 들여 만들어야 했을까. 좁고 복잡한 홍콩에서도 영화촬영을 한다면 시민과 관계당국 모두 불편함을 감수하고 기꺼이 협조하고 통제에 따르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러나 부산만은 다르다. 시 당국이 앞장서 1999년 12월 '부산 영상위원회'를 조직했고 영화제작에 관한 지원을 실천한다. 제작비 투자는 물론 촬영에 필요한 모든 편의를 제공한다. 이것은 일본에서도 아직 만들지 못했던 일이다. 세계 각국의 도시에도 영상위원회가 촬영유치에 적극적이다. 런던의 경우 '글래디에이터' '슬리피 할로우'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헐리우드 영화를 유치해 3,00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리베라메'는 낡은 아파트를 화재현장으로 쓰게 했고, '천사몽'은 부둣가를 활극장으로 허락했다. 촬영 헬기가 부산 상공을 자유로이 난다. '친구' 역시 그랬다. 고교생이 된 4명의 친구가 복잡한 자갈치 시장, 범일동 뒷골목과 굴다리 시장, 영도공원을 마음대로 질주했다. 상인들과 부딪치고 수산물이 길에 나뒹굴었지만 부산시민은 참아주었다. 그래서 '친구'에서 부산은 중요한 주연이 됐고, 부산이란 도시가 가진 특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

부산에서는 지금도 영화가 촬영되고 있다. 한국영화의 40%가 부산에서 촬영예정이거나 검토 중이며, 엑스트라를 배급하는 전문회사까지 등장했다. 부산을 영화도시로 만드는 데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로 시 이미지가 널리 알려지자 시 당국에서는 그 성과를 인정하여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시민들도 뭔가 영화도시가 되어 가는 느낌에 관심과 호응을 넘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금도 많은 지역이 관광산업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피폐된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그들도 부산처럼 행정당국과 업계가 힘을 모으고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는 없을까? 관광활성화를 내세우면서도 예산 탓, 시민의 무관심을 탓하기에 바쁜 관광도시들이 눈여겨볼 점이다. 제주와 경주도 부산처럼, 관광도 영화처럼 그렇게 활성화 될 수 없을까? 영화제 하나로 시작되는 지역 활성화, 문화가 상품이고 힘인 시대에 변화하는 부산 사람들이 부러운 이유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serieco@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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