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다수 여행사의 고객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인 데 비해 홀세일 여행사나 항공사의 1차적인 고객은 여행사 임직원이 되기 마련이다. 이들이 자사의 상품을 얼마나 요령 있게 소비자에게 판매하느냐에 따라 영업 실적이 판가름 나기에 여행사를 통한 간접판매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종종 여행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실시한다.

간판업체들이 실시하는 이벤트의 목적은 그간의 노고에 보답하는 사은의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보다 많은 관심과 예약을 유도하는 당근의 역할이 크다. 직접 상품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상품보다 지역 자체에 애정을 갖게 하려는 관광청의 노력 또한 마찬가지. 하지만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효과를 거두는 것도 아니다. 소비자 대상의 여행상품 마케팅이 항상 성공할 수 없듯이 간판 업체들의 마케팅에도 요령이 필요하고 성공한 이벤트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 이익 눈에 보이는 이벤트가 효과

가장 일반적인 요령은 실무를 맡고 있는 여행사 직원 개개인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지난 3월초부터 4월말까지 창사 12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국일여행사의 여행사 대상 '더블 이벤트'축제는 상품 판매가 곧 자신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이끌었다. 국일 여행사는 기간 중 판매가 60만원 미만의 상품을 판매한 여행사에게 2만원짜리 모두투어 여행상품권을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품 판매가 별로 5만원짜리 여행상품권까지 돌려주는 트래블 캐쉬백을 실시했다.

트래블 캐쉬백과 함께 10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3장 등을 내걸고 모두투어로 사행시 짓기와 여행기, 여행사진 컨테스트 등을 실시한 국일여행사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35% 가량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일본 항공의 경우도 지난 4월 토파스와 함께 일본 왕복 항공권, 백화점 상품권을 부상으로 내걸고 부킹 콘테스트를 실시해 예약율이 지난 해 동기간에 비해 35% 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은 지난 2월초부터 3월말 사이에 실시한 세일즈 콘테스트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일본항공은 지난 2월의 세일즈 콘테스트에서 일반석 도쿄 편도 항공권에 2점을 주는 식으로 항공권 마다 기준 점수를 두고 50점이 넘으면 5만원 상품권을 지급하고 10점 추가할 때마다 1만원의 항공권을 추가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높은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일본항공 관계자는 ""세일즈 콘테스트의 경우 상품권 지출을 500만원 가량 예상했으나 최종적으로 650만원 가량이 지급되는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며 ""실적에 따라 상위 몇 명에게만 부상이 돌아가는 부킹 콘테스트에 비해 일정 실적 이상이면 누구나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세일즈 콘테스트에서 더 높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 개인·회사간 경쟁심 자극도 유효

금전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개인이나 회사 사이의 경쟁심을 유도하는 방법도 종종 이용된다. 매년 3월 께 호주정부관광청에서 실시하는 클럽 오즈도 성공하는 이벤트의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클럽 오즈는 참가비를 내고 참여해야 하는 데다 빡빡한 교육 일정과 교육 후의 평가 시험까지 있어 얼핏 생각하기에는 자발적인 참여가 불가능한 무모한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1994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클럽 오즈는 여행사 실무자들 사이에서 호주 지역과 관련한 가장 실속 있는 행사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클럽 오즈가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할 정도로 튼튼히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뒤에는 알찬 행사 진행 외에도 부대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우선 평가 시험 결과에 따라 개인의 자존심과 회사 명예 등이 대비되고 성적에 따라 부상으로 수여되는 경품도 워낙 푸짐해 보이지 않는 경쟁심까지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행사 일정도 금요일과 토요일을 고집해 직원 개개인의 주말 개인시간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기 때문에 부담이 적고 행사를 마치고 나면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곤 한다.

다양한 프로모션 정책을 구사하기로 유명한 에어프랑스도 최근 비즈니스와 일등석 항공권 판매를 위해 전국 50개 여행사 관계자를 초청한 가운데 7, 8월 동안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의 항공권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10명 가량에게 프랑스 팸투어를 실시키로 했다.

에어프랑스 관계자는 ""자신이 속해 있는 여행사의 규모나 기존 거래처 등의 차이로 절대적인 물량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단순 판매 실적 이외에 기간 동안의 성장률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한다""며 ""이 경우 상대적으로 판매 물량이 적은 여행사 직원들도 기회를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에어프랑스는 직원 대상의 팸투어 외에도 실적 우수 여행사에게 50∼100만원 가량의 상금을 지급키로 해 직원과 사장을 모두 공략하는 마케팅을 구사중이다.

◆ 장기적인 유대관계 강화가 열쇠

이처럼 컨셉에 따른 이벤트는 반짝 행사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장기적인 충성도 높이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간판 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 지고 대리점들이 각자의 이익에 민감해지면서 일회성 이벤트가 마진 없는 덤핑 경쟁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특히, 여행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미리 특정 상품을 마음에 두고 오거나 가격 등의 정보를 숙지한 손님이 늘어나면서 수수료나 인센티브의 제공만으로 상품 판매가 급증하기를 바라는 것도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 손님을 특정 상품으로 유도하는 여행사의 설득력이 약해지면서 간판업체의 입장에서는 대리점뿐만 아니라 손님의 취향까지 고려한 가격 정책 등을 구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의 A 영업팀장은 ""무조건 수수료률을 높인다고 높은 호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행사가 위치한 지역별로 수수료 비율은 적어도 상품가가 높아 결과적으로 회사 수익이 더 많은 상품을 선호하는 여행사도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고정 고객이 많이 있는 여행사의 경우 수익 금액을 중시하는 반면 지나가다 들리는 일회성 고객이 많은 경우 수익은 적어도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30만원의 13%보다 60만원 9% 수수료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 이제 마케팅경영학 도입할 때

시장이 이처럼 복잡해지자 장기적으로 대리점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충성도를 높여 재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여행업계에서도 가격과 서비스 경쟁력 외에 마케팅 경영학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항공사들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는 마일리지 서비스와 같이 자체적으로 대리점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검토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일여행사는 조만간 항공사의 마일리지 개념을 도입한 대리점 관리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이르면 6월 경부터 실시될 이 프로그램은 상품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가 꾸준히 기록되고 관리되는 서비스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LA관광청 한국사무소는 로스앤젤레스의 해외 관광객을 증대시키기 위해 여행사를 대상으로 UCLA대학과 할리우드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지원 아래 현장답사와 이론 교육을 받는 트래블 아카데미 등으로 지속적인 관광지 관리를 계획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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