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산업의 시장 동향과 신상품개발의 자리가 마련되는 관광전은 주최하는 나라 전역에서 몰려든 여행사와 호텔, 지역관광청 등 관광관련 업체가 참가해 자사의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팔기 위한 실질적인 자리가 된다. 특히 관광관련 언론사는 최신 정보를 현지에서 직접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울러 마련되며 관광전에 열리는 기간동안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축제로까지 이어질 만큼 중요한 자리다.

매년 5월과 6월에 들어서면 관광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몇 개 나라에서 자국의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알리는 관광전이 열린다. 그러나 관광전에 참가하는 한국 여행사들이 실질적인 여행상품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드문 것으로 나타나 관광전의 본래 의도에 크게 벗어나고 있다. 많은 여행사들이 단순히 참가에 의의를 두고 현지의 시장상황을 알아보는 데 만족하는 수준이 태반이다. 일부 여행사들은 현지 랜드와 만나 자신들만의 비즈니스에만 몰두해 주최측을 난감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최근 들어 관광전에 참가하는 여행사 직원들의 경우 첫 날만 행사에 참가하고 골프나 시내관광을 하러 나가거나 미팅 시간에 노쇼(No Show:예약부도)를 내는 관행은 찾아보기에 힘들 정도로 상황은 호전됐다. 특히 관광전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일부 여행사들은 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유명 인바운드 회사들과 지속적으로 접촉을 가지면서 종국에는 GSA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그러나 상품개발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여행사들의 관광전 참가는 관광전을 주최하는 나라의 의도와는 전혀 상반된 입장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관광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바이어들이 셀러들과 상담을 통해 실질적인 계약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참가자들의 계약 건수가 전무하다시피 한 것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상품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관광전 참가의 무용론까지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한 관광전에 참가한 A여행사 팀장은 ""관광전에 참가해 셀러들과 상담을 통해서 상품에 연결시키는 경우는 드물다""며 ""단지 현지 랜드 소장을 만나 시장상황을 체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큰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결정권이 없는 직원이라는 점과 잦은 참가자 변경으로 인해 사전준비 작업이 소홀하면서 셀러들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성실한 상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론 관광전 당시 계약이 끌어내는 것보다는 후반작업을 통해 상품으로 연결할 수도 있지만 여행업계 관행상 잦은 이직으로 인해 참가자의 노하우가 다른 직원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관광전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캘거리에서 개최된 랑데부캐나다는 바이어와 셀러간 사전에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2만8,000여건의 상담이 이뤄졌으며 상담에서 성사된 계약으로 약 3억5,0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려 실질적인 B to B(Business to Business)관광전으로 기록되었지만 한국 여행사들의 경우 계약 성사를 올린 경우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현지 오로라 상품을 담당하는 현지 인바운드 회사와 상담 끝에 상품으로 연결된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여행사 직원들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관광청과 항공사가 주도해 상품으로 연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전에 참가한 한 여행사 사장은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랜드사에 의존해 획일적인 여행상품만을 추구하는 것을 지양해야 하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다""며 ""현지 업체와 상담 후 신상품을 개발을 위해 계약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점은 실질적인 상품개발의 주최가 여행사가 아닌 랜드사에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만의 전형적인 여행업계 내부의 속사정을 먼저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을 제외한 서구 선진국의 경우 개별여행 문화가 깊게 뿌리 내리면서 여행을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대해 항공 및 호텔에 관해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그러나 가까운 일본과 함께 한국은 언어적인 문제로 인해 단체 패키지 여행과 가이드가 동반되는 패키지여행이 주류를 이루는 상황이다.

결국에는 현지 행사를 담당하고 있는 랜드라는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어 실질적인 상품개발은 이들을 통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랜드의 관광전 참가는 극히 드물게 나타난다. 외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랜드 시스템으로 인해 관광전에 참가할 수 있는 랜드사의 입지는 그만큼 좁을 수 밖에 없다. 올해 개최된 국가별로 개최된 관광전에 참가한 랜드의 수를 살펴보면 랑데뷰(Rendez-vous)캐나다와 핀란드 스노우볼(Snow Ball)이 전무한 실정이고 뉴질랜드 트렌즈(Trenz)가 2개 업체, 그나마 호주의 ATE에 8개 랜드가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관광청 C관계자는 ""그동안 여행사 위주로 참가했던 관광전에 한국적인 특수성을 살려 랜드사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전세계에서 여행사들로 참가자격이 제한되어 랜드의 참여기회를 크게 확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밝혔다.

관광전을 주최하는 나라가 한국의 랜드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랜드사가 관광전에 참가하기란 어렵다. 엄밀히 말하자면 랜드사는 현지 인바운드 업체로 셀러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랜드사의 경우 실질적인 상품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현지 소장이나 직원들이 서울에서 온 직원을 대신해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D랜드 소장은 ""랜드 입장에서 관광전은 팀 행사에 바빠 미루어 왔던 신상품개발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서울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이 참여하기보다는 현지 직원들이 참여하는 것이 상품개발에 직접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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