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시장 때이른 폐장

봄 허니문 시즌이 윤달이 시작된 5월말을 끝으로 이른 폐장을 맞았다. 코오롱, 가야, 해피 허니문 클럽 등 주요 여행사들이 공개한 상반기 성적표는 좋은 편이 아니다. 최고 성수기인 5월의 꼬리를 물고 늘어진 윤달(양력 5월23일~6월20일)의 영향과 인천국제공항 개항 등의 여파로 어수선한 가운데, 예식을 앞당긴 허니무너들의 예약이 연초에 '반짝' 몰리는가 싶더니 이내 뒷심이 딸린 경우다. 이러한 시장위축의 원인을 부분적으로 허니문을 취급하는 여행사의 증가로 돌려지고 있다.

해피허니문클럽의 회원사인 하이항공의 유태선 이사는 ""각 업체별로는 물량이 조금씩 감소했지만, 현지에서는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허니문을 취급하는 후발업체들과 온라인 여행사들의 약진이 원인이었다고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춘계 웨덱스에 참가한 인터파크는 첫 허니문시장 공략에서 450여쌍을 모객했으며, 후발 홀세일업체인 오케이 투어도 예년 보다 소폭 상승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역시 지난해 연말부터 찾아온 경기침체와 윤달 등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으로 수요가 줄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게다가 상반기에는 브랜드 런칭을 위해 투자비용이 많았던 신진업체들과 직영랜드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려했던 홀세일 업체들을 주축으로 저가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에 수익면에서도 재미를 못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을 시즌에 물량 집중
일단 상반기 시장이 이렇게 정리되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올 가을 허니문 시장은 사상최고의 열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달의 공백기가 있었던 탓에 전형적인 허니문 비수기인 7~8월의 예약증가도 무시못할 상황이지만, 각 여행사에는 벌써부터 9월, 10월 허니문 문의와 예약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많게는 상반기의 두배 이상의 물량이 쏟아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오롱 여행사의 나성일주임은 ""이번 가을에 막대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항공블럭을 잡기 시작하면서 여행사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하다. 인구통계에서도 68년생부터 72년생까지가 가장 많은 인구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으며, 벌써부터 걸려오는 문의 전화만 봐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가을 허니문을 준비하는 여행사 직원들의 손발도 바빠지고 있다. 7월13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되는 MBC웨딩페어, 7월19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되는 마이웨딩의 웨딩박람회와 8월11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되는 추계한국결혼상품전(웨덱스)에 대비해 상품을 정비하고 부스를 준비하는 등, 이미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시즌이 늦게 시작해 10월이나 11월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두달전, 석달전으로 빨라진 예약시점을 생각하면 여름에 개최되는 결혼상품전에도 상당한 물량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결혼상품전의 주관업체인 (주)서울전람은 올해 별도의 '신혼여행관'을 설치할 계획이어서 여행사들의 참여가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현재 19개 업체가 참가를 확정했으며, 2~3개 여행사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는' 빈탄, '뜨는' 발리
그러나 여행사의 무기는 상품. IMF 이후 불기 시작한 리조트 열풍은 허니문의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지역별로는 여전히 기복이 있는 편이다. 가장 눈에 띄게 퇴조한 상품은 싱가포르 빈탄. 여행사의 입장에서는 항공좌석확보나 인기 리조트의 객실 확보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고, 시기적으로 한때 치솟았던 인기가 수그러드는 시점이라는 평가다.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았던 오케이투어도 좌석확보의 문제로 빈탄지역의 상품만은 50%이상의 하락을 보였다. 이와 함께 부지런히 성장해 왔던 필리핀도 이제는 정점에 이르지 않았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과도기의 공백을 이용해 하반기 시장을 석권할 상품은 최근 직항편이 속속 개설된 인도네시아의 발리지역으로 윤곽이 잡혔다. 여전히 시장이 큰 태국과 필리핀이나 싱가포르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뜨는' 발리상품에 대한 각 여행사의 신상품 출시 경쟁이 치열하다.

굿모닝트래블의 윤지혁 허니문팀장은 ""인도네시아의 항공편이 편리해지면서 발리에 대한 소비자 프로모션도 활발히 전개됐고, 알려지지 않은 리조트나 한국인 가이드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서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말했다. 발리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여행사에서는 자카르타 근교쪽으로도 관심을 돌리고 있으며, 여행사에 따라 한풀 꺽인 하와이나 랑카위 등의 지역이나 고품격 상품을 공략하겠다는 곳도 있다.

오케이투어와 인터파크에서도 자카르타 근교의 리조트상품을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이 항공의 유태선 이사는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의 정세가 불안정한 면도 있고, 기존 리조트에 식상해진 고객들이 새로운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그런 면에서 그 동안 시장을 찾지 못하던 하와이의 고급 리조트를 집중 개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업체들이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곁들인 리조트 상품을 집중 홍보하면서, 새로운 지역이나 리조트의 다양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허니무너를 잡아라
각 여행사별로는 막바지 상품준비와 계획수립에 여념이 없다. 최근 성준여행사와 합병한 굿모닝트래블은 지난해에는 물량확보과 인지도 상승에 치중했지만, 올해에는 태국의 크라비나 코사무이 등지에 대한 고급화 전략으로 고수익을 얻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올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한 저가정책으로 순조로운 성장을 보인 인터파크의 손혁준 과장은 ""하반기에는 홍콩1박과 발리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며, 이번주부터 허니문 사이트 개편에 들어가 일정표에 현지의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강할 예정이다. 또한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후불제'의 실시 여부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3월에 필리핀 현지에 지사를 설립한 가야여행사의 박제석 대리는 ""필리핀 지사에서 월급제 가이드 등을 고용하고 서비스를 개선하자 소비자 반응도 확실히 좋아졌다. 방콕의 차암이나 크라비 등에도 노팁, 노옵션 상품을 독자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또한 맞춤 여행 성격을 가미한 에어텔 상품 등으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 클럽 허니문'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코오롱 여행사는 현재 직수배를 하고 있는 발리, 푸켓, 필리핀 등지의 5개 리조트에 외에도 추가로 2개 정도의 직수배 리조트를 보강한다. 랜드사와의 경쟁에서 아무래도 불리한 홀세일러들은 여행사에 대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상반기동안 허니문 800쌍에 한해서 입금가 개념의 상품판매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하나투어는 하반기에도 같은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나투어 동남아팀의 최보미 대리는 ""입금가 판매 프로모션으로 여행사들의 수익도 최고 15%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각 여행사의 판매를 돕기 위해 6월말에 별도의 리조트 브로셔를 제작할 예정이다. 여행사의 수수료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에서는 불리하지만, 올해는 직판 여행사에 끌려다니는 인상을 불식하고 홍보개시를 앞당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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