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민항들의 한국진출이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서남항공을 끝으로 현재 한국시장에 입성해 있는 중국계 민항사는 중국국제항공(CA), 동방항공(MU), 서북항공(WH), 남방항공(CZ), 북방항공(CJ), 운남항공(3Q), 서남항공(SZ)등 총 7개. 여기에 해남항공이 이미 서울사무소를 마련하고 취항을 준비중이다.

중국계 항공사들은 다른 외항사와 달리 남방항공을 제외하고는 모두 총판대리점(GSA)이 아닌 여객대리점 형태의 팩대리점과 티켓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티켓대리점은 항공권만을 판매하지만 팩대리점의 경우 '팩요금'을 적용받아 상품을 출시,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을 판매해왔다. 현재 중국 전문 여행사의 대부분이 적게는 1개부터 많게는 3~4개의 민항 대리점으로 소속돼 있다.

◆ 상품개발 박차…여행사 영업 고전

중국민항의 취항이 늘어나면서 중국지역에 대한 상품은 다양하게 개발됐으나 여행사 영업은 크게 분산되고 있다. 한 대리점 영업 담당자는 ""전체적으로 중국을 찾는 수요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데 항공사는 많아져 모객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며 ""여러 항공사의 대리점으로 발을 걸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대신 팩 대리점을 맡고 있는 여행사는 영업에 더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각 민항사마다 취항하는 노선은 다르지만, 인기있는 목적지를 동시에 밀어주는 경우의 경쟁도 무시할 수 없다. 백두산이 가장 대표적인 예. 현재 백두산은 중국국제항공과 북방항공이 심양과 연길을 통해 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북방항공이 비행기를 한번 터 타야 하는 번거로움 대신 5만원정도 저렴한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쟁보다는 같은 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한국적기가 더 위협적이다. 중국국제항공 관계자는 ""북방항공이 취항하기 전보다 수요가 분산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유노선에 대한 위협은 한계가 있다""며 ""같은 도시에 취항하고 있는 한국 국적기와의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남방항공의 관계자 역시 ""중국민항사들의 출현보다 그만큼 늘어나는 한국적기의 항공운항편이 더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올해는 여기에 가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가뭄으로 지방팀들이 다 깨져나간데다가 문의자체도 많이 줄었다""며 ""성수기의 수요를 지금으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어려움의 해결책으로 민항 팩 대리점들이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연합사' 구성이다. 항공팩 대리점 대부분이 각각의 연합사를 구성해 1~2명의 출발을 보장하고 있다.

각 민항사들의 연합상품 만들기도 최근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두 개 이상의 항공사가 하나의 노선에 동시 투입되는 경우가 없는 중국민항들은 연합형태의 상품출시 가능성을 예전부터 가늠해왔다. 이미 동방항공, 남방항공, 중국국제항공 등 몇몇의 민항항공사들이 특별요금 협정을 맺고 여러 상품들을 기획했으나 아직까지는 역부족. 비성수기에 구애받지 않고 좌석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남방항공 관계자는 ""개별여행객의 단발적인 상품이라면 모를까 연합팩 상품으로는 꾸준히 판매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타 항공사와의 조우도 시도되고 있다. 남방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광쩌우및 계림구간을 코드쉐어 형태로 운항하고 있으며, 동방항공 역시 상해와 연대노선을 아시아나와 코드쉐어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국제선 협력보다는 서로의 인바운드 수요에 따른 상대국가내에서의 국내선 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시아나에 비해 열악한 중국노선을 가지고 있는 대한항공도 민항사의 제휴를 통한 노선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북항공과의 제휴로 천진, 서안, 계림 등을 묶는 상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터닦기에 한창인 서남항공도 최근 로얄네팔항공과 성도, 라사, 카트만두를 연계하는 상품개발을 추진 중이다. 남방항공의 경우도 7월중순부터 아시아나로부터 좌석을 공급받아 새로운 노선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중국계 항공사 연합, 내년쯤 서울지점에도 가시화

3년 전부터 결정은 유보된 채 무수한 소문만 낳았던 중국민항의 통일이 올들어 그 윤곽이 뚜렷해졌다. 중국국제항공과 서남항공이 하나로, 동방항공과 서북항공, 운남항공이 하나로, 남방항공과 북방항공이 뭉쳐졌다.

중국 현지에서는 모든 절차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한국지점까지는 별다른 여파가 없는 상황. 대리점들 역시 ""합쳐진다고는 하더라도 각 항공사의 성격이 살아있기 때문에 현지에서 공문이 날아오지 않는 한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중국민항사 관계자는 ""내년쯤이면 이번 합병과 관련해 각국의 지점에서도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대리점들도 아마 지금보다는 훨씬 단순화된 형태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관계자는 또한 ""경쟁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각각의 항공사가 취항하는 것보다는 큰 등치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중국 항공국의 정책도 민항사들이 뭉쳐 취항 국가의 국적기와 경쟁이 가능하도록 만들려는 게 목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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