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베스트웨스턴의 첫 멤버쉽호텔이 탄생하면서 한동안 호텔체인을 확보하지 못해 위축됐던 중저가호텔 체인 마켓에 다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 중저가호텔 본사와 협정조인식을 체결한 대표적인 업체는 메리어트의 중저가브랜드 라마다의 체인호텔사업자인 에이티호텔 매니지먼트(주), 센덴트그룹(구 HFS)의 비즈니스 호텔브랜드 데이즈인과 라이센스를 체결한 아시아호텔개발, 그리고 베스트웨스턴의 한국대표사무소인 (주)비지에이치코리아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앰배서더호텔그룹이 프랑스 아코르사의 중저가브랜드 이비스(Ibis)의 국내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베스트웨스턴의 한국 대표사무소를 시작한 비지에이치코리아는 145실 규모의 뉴서울호텔(대표 임종빈 회장)을 멤버쉽호텔로 확보했다. 데이즈인의 아시아호텔개발은 3곳의 호텔(특급호텔 포함)과 협의 중이며 라마다를 맡고 있는 에이티 역시 몇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체인호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중저가호텔 체인사업을 시작한 에이티와 아시아호텔개발이 6월22일 현재까지 거둔 실적은 다소 초라하다. 사업 진출 초반의 예상과는 달리 아직 한 건의 계약조차 체결하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년 안에 50개 체인호텔을 확보하겠다'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예상 외의 고전에 호텔체인 사업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올 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비지에이치코리아만이 뉴서울호텔을 멤버쉽호텔로 확보해 본격적인 체인사업 시작을 알렸을 뿐이다. 비지에이치는 평택 모 신규호텔과 MOU(양해각서)를 교환했으며 올해 말까지 5개 멤버쉽호텔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러한 중저가호텔 체인사업의 고전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중저가호텔 체인사업에 뛰어든 여러 업체들은 숙박시설의 다양화와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큰 환영을 받았다. 그간 비약적 성장을 거듭해온 특급호텔에 대해 중저가호텔은 위기의식,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있었고, 해외 선진 브랜드의 양질의 서비스에 대한 갈증이 상당한 터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중저가 호텔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도 저렴한 숙박료. 경영 및 인적 노하우와 전세계적인 인지도, 예약망을 갖춘 체인호텔이 중저가호텔의 단점을 보완해준다면 외국인 비즈니스맨들에게 충분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점이 업계에 큰 공감을 얻은 것이다. 한 때 중저가호텔 체인사업이 로컬과 해외브랜드로 양분됐으나, 신라호텔이 중저가호텔 체인사업인 '지오라지'를 포기하면서 중저가호텔 체인시장은 해외브랜드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호텔체인사업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중저가호텔체인이 시장에 뿌리내릴 때까지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할 것임을 예상하면서도 기대 밖의 저조한 실적에는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관계자들은 중저가호텔 체인사업이 거두고 있는 '초라한 성적표'를 크게 3가지 요인으로 분석한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체인호텔에 부과되는 가입비, 컨설팅 수수료, 로얄티 등의 금전적인 문제. 중소규모의 호텔주에게는 가입비 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체인화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계약 체결은 꺼리게 된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러한 금전적 부담을 의식한 한 호텔체인사업자는 가입비와 연회비 등 일체의 비용을 '본사와 협의하에 한국적 실정에 맞도록 가입비 등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고 밝히는 등 호텔주에게 최소 비용이라는 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호텔주들의 투자 마인드 부재 역시 만만찮은 문제다. 어느 호텔주는 체인호텔의 한국 사업자에게 구체적인 영업 이익, 매출증대에 따른 확답을 요구하거나 1~2년간 시범운영 이후 성과를 본 이후에나 계약을 하겠다는 등의 무리한 요구를 사업주들에게 한다. 오너들의 체인 및 프랜차이즈에 대한 마인드 부재가 체인 활성화의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데이즈인의 체인호텔 사업자인 아시아호텔개발의 황옥심 원장은 ""한국 중저가호텔의 오너들은 컨설팅비와 가입비 등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편""이라며 ""그들은 특급호텔 소유주들과는 마케팅에 대한 마인드가 너무 다르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체인호텔사업을 봐주기를 당부했다. 중저가호텔체인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미비하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하고 사업의 개요를 제대로 알리는 충분한 시간을 두는 것이 중저가사업의 사업 성패를 가늠할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한 관계자는 ""'한국적'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중저가브랜드가 정착하기 힘들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또 호텔주들이 투자에 관한 장기적 관점이 없다고 꼬집는다. ""체인호텔의 이점인 호텔 지명도 상승이나 자산으로서의 가치 증대 등 궁극적인 성과를 생각하기도 전에 가입비 등에 대한 '주판알 굴리기'에 너무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한다.

지지부진한 중저가호텔 사업현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체인호텔 사업자에 대한 비판의 소리를 높인다. 한 관계자는 ""호텔 오너들의 마인드 부재를 탓할 것만도 아니다. 현재 호텔체인에 뛰어든 업체 대부분이 호텔 개발에 경험이 전무한 오퍼레이션업체다. 이런 이유로 호텔소유주들이 신뢰를 얻기 힘든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즉 호텔주의 입장에서는 과도한 가입비도 문제지만 호텔개발에 대한 노하우도 없는 체인사업자들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해외 특급호텔체인이 빠르게 성장했던 것처럼 중저가호텔체인도 성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하지만 세계 수준의 중저가호텔이 확산되어야 하고 해외 체인호텔이 큰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다. 호텔체인사업자들은 항상 체인호텔의 현재의 고전(苦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아시아호텔개발의 황옥심 원장은 ""외국에서라면 중저가호텔에서 묵게 되는 비즈니스 고객들이 한국에서는 하얏트, 힐튼 등의 외국계 특급호텔로만 몰린다""며 체인호텔 특히 외국계 중저가 체인호텔에 대한 역할론을 펼쳤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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