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대회를 1년 앞두고 홍보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사회환경과 국민습성이 역동적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캠페인 표어를 `Dynamic Korea' 라고 명명하고, 온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차량에 스티커도 부착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에는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줍시다' 라는 광고도 붙인다. 광화문, 코엑스, 인천신공항 주변을 `월드컵 거리' 로 조성하고, 서울역 광장에 월드컵 공식기념품 및 판매전시관을 개장할 정도로 월드컵 홍보에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벤트성 홍보활동보다는 언론이 긍정적으로 보도할 때 홍보효과가 자못 크다.

새삼 신문이나 방송의 역할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가를 되새겨 보려는 생각은 없다. 언론이 특정한 이슈를 긍정적으로 보도하면 보약이 되지만, 그 반대이면 극약이 될 때도 있다. 월드컵 행사를 앞두고 잘못된 일들을 들춰내어 독자들의 구미를 맞출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경기장이 완성되고 대륙간컵 대회도 치르는 등 행사 준비를 진행 중인 이상 지금은 우리의 부끄러운 점을 재차 강조할 단계는 지났다. 이제는 우리나라를 전세계에 판매한다는 마케터의 입장에 언론이 나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국내에서 보도되는 내용은 곧바로 외국 언론의 손에 들어가서 전세계적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흔하다. 독자들은 외국 여행을 하는 도중 호텔 방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들을 CNN이나 그 나라의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전해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조종사 파업이나 대기업의 자금불안 소식 등은 곧바로 지구촌으로 전달된다. 언론에서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뉴스를 발굴하여 보도하겠지만,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사건, 사고소식 등 부정적인 내용들을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보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함께 잘해 보자는 뜻에서 최근 신문이나 방송에서 월드컵 준비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지만 본의 아니게 부작용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어느 중앙 일간지에서는 중국관광객들의 불만을 클로즈업시켜서 보도했다. 중국인을 위한 관광상품개발이 너무 안되어 있고, 언어소통과 교통도 불편하다는 내용이다. 관광상품개발이야 업계와 정부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어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교통이 복잡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 뚜렷한 개선책을 당장 찾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들을 국내 언론을 통해 외국 언론들이 세계로 전할 때 외국인들이 월드컵 대회 때 우리나라를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인가?

하와이는 관광으로 먹고 산다. 하와이 관광현실에 정통한 분이 들려주는 이야기로는 하와이에서 식인상어가 사람을 잡아먹어도 지역 언론에서는 일절 보도를 하지 않지만, 대신에 안전관리는 철저히 한다고 한다. 세계에 알려지면 관광객 숫자가 급감할 것이 뻔하고, 관광산업에 결정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지역마케팅의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 싶다. 월드컵을 1년 앞두고 부정적인 면을 보도해서 얻는 역효과와 긍정적인 면을 보도함으로써 얻는 효과를 생각할 때다. 국가마케팅 차원에서 언론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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