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관광사업의 의미와 추진 현황

보건관광사업이 약 2년에 걸친 준비과정 끝에 드디어 닻을 올렸다. 지난 1월 경희의료원, 경주한방병원, 꽃마을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의 4개 한방병원이 보건관광 지정병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포커스투어즈가 여행사로는 최초로 보건관광 지정사업체로 지정돼 구체적인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국제한방교류재단은 최근 3종류의 한방체험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바운드 여행사와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등 그동안 다소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왔던 보건관광사업에 활기가 더해지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에라도 한방체험 투어가 이뤄질 전망이며, 늦어도 올해 안으로는 한방체험을 주제로 한 관광상품이 개발돼 본격 판매될 예정이어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초기 단계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 기초한 신중한 접근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보건관광사업은 'Health Tour to Korea'를 슬로건으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관광공사 등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외래관광객 유치 프로그램이다. 한방체험, 한방음식 등 건강유지와 관련된 주제를 포괄적으로 포함하고 있지만 관광상품화를 위한 초기 시도는 한방체험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해외, 특히 일본과 미주 지역에서 건강유지 및 치료수단으로 한의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한방체험을 이용한 관광상품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인바운드 참여 유도 실패의 요인과 대책

그동안 보건관광사업이 더디게 진행돼 온 주요 요인으로는 한방병원측과 인바운드 업체간의 현격한 의견차이를 지적할 수 있다. 보건관광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약산업단은 당초 지난해 안으로 한방병원과 인바운드 여행사 등을 보건관광사업체로 선정하고 구체적인 관광상품까지 개발한 뒤 올해는 이를 확대, 정착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 초에 4개 한방병원만을 지정했을 뿐 인바운드 여행사의 참여는 사실상 유도해내지 못해 답보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해부터 동서여행사 등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가 추천한 5개 여행사와 외래객유치 실적 상위 3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사업설명회 등을 개최하면서 참여를 유도했지만 최종적으로 포커스투어즈만이 최근에 보건관광사업체로 지정됐을 뿐 나머지 업체는 관심을 끊고 말았다.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관심을 끊은 이유는 불투명한 시장 전망과 함께 수수료 지급 여부와 수수료율을 둘러싼 한방병원 측과의 의견 차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방병원 측은 병원이라는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여행사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꺼렸을 뿐만 아니라 수수료 지급과 그 폭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인바운드 여행사는 중간 매개 없이 병원 측과 직접 거래하는 동시에 모객 인원수에 따른 수수료 지급으로 일정부분 이상의 수익성 보장을 요구해 양측 간의 마찰이 발생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 일부에서는 ""정작 가장 큰 걸림돌은 불투명한 시장 및 수급 전망""이라고 지적한다. 향후 시장 규모 및 성장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서는 쉽사리 뛰어들 수 없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의약사업단 측은 ""그 부분이 다소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정책연구과제로 '보건관광 자원조사 및 상품화방안'이라는 주제가 채택돼 다음달부터 본격 연구에 돌입하게 된다""고 답변했다.

향후 추진 방향과 인바운드 상품화 전략

의약사업단은 일단 한방체험 관광상품이 궤도에 오르면 인바운드 여행사의 참여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우선은 인바운드 여행사의 추가 참여 유도활동보다는 포커스투어즈를 중심으로 한방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의약사업단 윤상현씨는 ""일단 가치와 수익성이 입증되면 여행사들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며 ""포커스투어즈와 병원 측의 의견을 조율해가면서 상품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해외홍보 및 마케팅 활동으로 한방체험관광에 대한 인지도를 넓히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약사업단은 이미 영어 및 일어 홍보용 안내책자 개발에 착수했으며, 향후 구체적인 상품이 개발되면 이에 초점을 맞춘 안내책자도 별도 제작할 계획이다. 제작된 안내책자는 한국관광공사의 해외지사 등을 활용해 해외에 직접 배포하게 된다. 또 오는 8월경에는 보건관광 전용 홈페이지로 확보한 도메인(www.koreahealthtour.com, www.koreahealthtour.co.kr, www.koreahealthplaza.net)에 그동안 축적한 콘텐츠를 올려 본격 가동시킬 예정이다.

윤상현씨는 또 ""옵션투어로서보다는 한방체험 상품 그 자체로 활성화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올해 안 상품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음달 초쯤에 포커스투어즈의 관련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방체험 관광프로그램에 대한 팸투어를 실시, 상품 조성을 위한 현실 여건과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약사업단은 현재 병원 4곳과 여행사 1곳인 보건관광 지정사업체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으로 장기적으로는 인바운드 여행사는 물론 음식점, 숙박시설 등으로도 그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는 별도로 한방체험을 통한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해온 국제한방교류재단은 최근 꽃마을한방병원과 연계해 2시간, 8시간, 1박2일짜리 3종류의 한방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바운드 여행사와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옵션투어 형식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2시간짜리 프로그램의 경우 잠정 이용가격은 10만원으로 결정됐으며, 유치 여행사에게는 20%의 수수료를 지급할 계획이다.

교류재단 안정희 홍보팀장은 ""비영리단체인 만큼 한의학을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해 그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해외한방의료봉사 지원 등 한의학 발전을 위해 적립된 기금을 전액 사용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인바운드 여행사의 참여를 위해 교류재단 측은 다음달 6일 인바운드 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방체험 프로그램 설명회'를 개최, 수수료와 활성화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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