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드업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여행사가 현지 직영 사무소 설립과 현지업체와의 직수배를 확대하고 있는 가하면 외국계 대형 여행사가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각 지역별 랜드사는 숫적으로 늘어나 지상비 하락이 지속되는 등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 랜드업계 내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기존 랜드의 영업방식을 분류하면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일반화된 영업방식은 대형 패키지 여행사의 물량을 고정적으로 받는 것과 중소여행사에게 발생하는 인센티브 등의 단체를 의뢰 받아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지난 몇 해전부터 항공사가 주도해 연합사를 구성한 후 주관 랜드를 선정해 행사를 실시하는 항공 연합 상품의 영업과 랜드 자체적으로 항공좌석을 확보한 후 전국 중소여행사를 대상으로 능동적인 영업활동을 벌이는 랜드팩 상품을 운영하는 영업방식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다각화되고 있는 랜드업의 변화는 기존 여행업 구조 자체를 뒤흔들 만큼의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어 향후 추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행사 직수배 확대등 환경변화

현재 국내 랜드사가 대내외적으로 당면한 문제는 헤아릴 수 없다. 그중에서도 대형 패키지 업체의 고질적인 지상비 연체는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최근 불거진 한솔 CS클럽의 지상비 미수를 둘러싼 랜드사와의 공방이 대표적인 예. 관련 랜드사들에 따르면 단계적인 지상비 미수금 해결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솔 CS클럽이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어 거래 관련 랜드사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비 미수문제는 이미 여행업계에서는 고질적인 병폐로 간주되어 왔다. 오래 전부터 대다수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은 행사 후 3개월이나 연체한 후에 결제하는 방식이 일상화되어 왔으며 요즘처럼 들쑥날쑥하게 급변하는 환율변동과는 상관없이 고정환율로 지상비를 결제하고 있어 랜드사가 감수해야 되는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거래해오던 여행사가 부도라도 나면 지상비의 회수마저도 포기해야 한다. 캐나다 A랜드 관계자는 ""최근 거래 하던 여행사가 부도나버려 밀려있던 지상비는 받지 못하고 컴퓨터 등 사무실 집기류를 대신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대표자들 가운데서는 부도가 나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소비자들과의 관계에만 신경쓸 뿐 랜드사에 줄 미수금은 당연히 안 갚아도 되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을 정도다.

재작년부터 실제화된 하나와 국일 등 대형 홀세일 업체들의 현지 직영 랜드 설립과 직수배의 확대로 인해 랜드는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전체 여행시장에서 홀세일 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직까지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점차 시장에 대한 영업력을 늘려가고 있어 경쟁 랜드사들로서는 간과할 수없게 됐다.

또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도·소매 여행업의 구조 개편안도 중소여행사를 대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는 랜드팩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 대형여행사들의 진입 또한 기존 한국계 랜드사가 당면한 현안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걸리버, CIT, 콘도르, 툼라레 등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가진 대형 여행사들이 속속 한국 시장의 영업을 확대하고 있고 시장 점유율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치열한 지상비경쟁 변화 '부채질'

내부적으로는 랜드사들이 봉착한 문제도 많다. 한국내에 사무소를 두고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랜드의 수적인 증가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기존 랜드에서 영업을 담당했던 직원 가운데 랜드업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면서 독자적인 길을 걷기 위해 새로운 사무소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서울 사무소와 계약을 맺은 현지 랜드사의 경우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기 위해 직접 서울에 사무소를 내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랜드사의 숫적인 분화는 자연스럽게 지상비 경쟁으로 이어진다. 필리핀 B랜드 소장은 ""그동안 5명이 넘는 직원이 독립해 랜드 사무실을 개설했다""며 ""일부 직원 가운데에는 저가의 지상비를 제시해 기존 거래처의 단체를 받아 가는 경우가 있어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다""고 밝혔다.

하나의 단체라도 더 받기 위한 랜드사 간의 지상비 경쟁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동남아 국가 상품은 노투어피의 행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호주 랜드의 경우 수년간 수적인 증가와 반비례해 랜드의 지상비가 떨어져 일부 상품은 동남아의 대중적인 여행상품보다도 지상비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러한 랜드업의 혼선이 랜드의 설립과 존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재한 것에 기인한다는 랜드 자체적인 분석에 따라 지난 99년 한국수배업협회(KOTA)를 결성하고 거래의 투명성과 건전한 수배업무를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제도권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전체 의견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올 9월 일반여행업의 등록·지도 권한도 지방으로 이양시키려는 문화관광부 방침으로 인해 결정이 보류된 상황이다.

가속 페달 밟는 랜드업계 변화

한편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랜드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진 변화는 지역 랜드간의 합병과 온라인 등을 통한 랜드의 직판 강화이다. 최근 일본을 전문으로 해온 리트레블, 랜드재팬, JWT 등 3개사가 합병했다. 랜드의 합병은 개별 랜드가 제공치 못한 서비스를 합병을 통해 서로 제공하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랜드사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합병으로 인해 물량이 많아지면 호텔이나 관광지등 현지 업체에 대한 영향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특히 랜드의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면 일정 규모의 자격을 갖춰야 하는 법률이 제정된다는 가정을 전제할 때 랜드간의 합병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형식은 다르지만 각 지역의 대표 랜드사들이 공동으로 영업과 마케팅활동을 펼쳐온 좋은 랜드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랜드사들의 온라인 직판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 각 지역 전문 사이트임을 앞세우며 현지 숙박과 관광안내는 물론 항공권 판매도 한다. 랜드사가 직접 자기 이름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경우도 있지만 별도의 여행사를 설립하고 온라인 위주로 영업을 확대해 나가는 곳도 있다. C랜드사 관계자는 ""여행사의 직영 사무소 건립이 대세라면 랜드사는 지역 전문 온라인 여행사로서 직판을 확대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큰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대부분의 랜드사들이 짭짤한 운영효과을 얻고 있어 향후 2~3년 내로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변화의 움직임은 수익관리 측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주먹구구식 경영을 해왔던 랜드와는 달리 일부 랜드의 경우 정확한 회계 관리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수익을 산출해 이윤이 남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수관리 또한 철저하게 해나가고 있다. 특히 직접 여행업에 등록하는 가하면 BSP 가입을 통해 지역 전문여행사로 발돋움하는 현상 역시 기존과는 다른 랜드의 변화모습이다.

한편 상용수요가 많은 일본의 경우 호텔만을 전문적으로 수배하는 랜드사가 수익신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활용해 여행사를 대상으로도 홍보는 물론 견적을 받고 발송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솔루션 업체의 영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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