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관광 진흥을 위한 방안 모색을 위하여 지난달 중순에 L.A와 밴쿠버, 에드먼턴 등을 다녀왔다. 우리나라와 선진국과는 경제 수준의 차이와 문화의 차이 등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의 관광 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올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관광분야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몇 가지 부러운 것이 있었다. 특히 도시관광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증거로 시티투어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에드먼턴에서 밴쿠버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1시께 였으며 다음날 정오면 비행기를 타야했다. 쉽게 여행 올 수 없는 곳이라 도시를 샅샅히 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으나 밴쿠버에서는 오후 반나절의 시간밖에 없었으며, 처음 방문한 도시라 어디서부터 다녀봐야 할지 막막하였다.

그런데 호텔 로비에 마련된 관광안내부스에 다양한 팜플렛이 꽂혀 있었다. 밴쿠버 지역의 주요 명소들에 대한 홍보물이었다. 이중 눈에 뛰는 것이 시티투어를 알리는 홍보물이었다. 시티투어의 종류에 있어서도 버스투어는 물론 크루즈투어, 헬기투어, 오토바이투어, 자전거투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버스투어만 해도 여러 개의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었다.

시티투어 업체들은 일일 종일관광, 오전관광, 오후관광, 나이트투어를 포함하여 1박2일, 2박3일 관광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상품의 가격도 반나절 버스투어 상품이 원화로 약 4만원이며, 종일상품은 약 10만원 정도여서 고부가가치의 사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밴쿠버의 오후 반나절 시티투어를 통하여 스탠리파크를 위시하여 밴쿠버의 주요 명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일일이 택시나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곳들을 아주 손쉽게 돌아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우리나라 도시들과 상이한 점은 이들 시티투어를 관장하는 업체들은 모두 민간사업자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민간사업자의 영역이 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이 상당부분 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그러나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관광안내원이 별도로 없으며, 차량한대와 운전자만 있으면 훌륭한 투어버스가 되는 것이었다. 이들 운전자들은 밴쿠버의 관광명소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일반상식으로 투어에 참가한 관광객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고 있었다. 이처럼 민간사업자의 독자적인 시티투어 운영이 이루어지려면, 일단 도시내의 매력자원과 독특한 관광명소가 있어 이것을 보고자 하는 방문객들이 많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시티투어 운영도 하루빨리 정부차원에서 민간사업자를 지원하거나 혹은 무료로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하는 관주도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민간의 역량을 키워 민간사업자를 중심으로 하는 시티투어 시장이 형성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관광연구원 연구실장 hjkim@k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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