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를 전문으로 하는 A랜드는 최근 새로운 허니문 상품 개발을 위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의 리조트를 개발했다. 현지 리조트 및 부대시설 관계자들을 만나고 팁과 선택관광을 포함한 상품기획까지 허니문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허니문 전문 여행사들의 팀장급들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했다.

결과는 일단 참패. 팸투어에 참석한 대부분의 팀장들은 ""허니문 목적지로서는 해변이나 객실수준 등이 미흡하다""며 아쉬워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는 예전엔 보기 힘든 새로운 현상을 목격했다. 일행이 모두 모인 마지막 날 '이미 팸투어까지 실시한 데다가 번복할 수 없는 상황인만큼 상품을 바꿔 어떻게든 판매해 보자'는 것을 주제로 자연스러운 논의가 심도 깊게 이어졌다.

허니문 프로그램을 만들자, 일대일 고급 서비스를 하자, 아예 가격을 낮추자 등 여러 의견들이 제시됐고, 개발을 촉구하는 질타들도 쏟아졌다. 결론은 ""언변을 앞세워 당장 판매는 할 수 있겠지만 절대 오래갈 수 없다""며 ""모두가 최첨단의 시설만을 바라는 것은 아닌 만큼 조금 낙후된 시설도 자연친화적이고 호젓한 분위기 등을 강점으로 허니무너들에게 어필하면 좋은 상품이 될 수도 있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문제는 허니무너들을 사로잡을 특별함이 부족하다는 점이지만 팀장들은 ""어떤 특별함으로 색을 입히느냐는 이제 여행사와 랜드가 함께 고민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고민한다'는 말의 위력은 대단하다. 논의가 거듭될수록 안될 것만 같았던 상품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수정해야 할 것들을 뽑고, 약간의 손질 및 프로그램화만으로도 상품이 달라보였다. 이미 만성화된 '피라미드 구조', '접대', '서로의 영역침범'이라는 암울한 단어대신 오랜만에 느껴본 '함께'라는 기분이 의외의 감동을 준 자리였다.

희망은 아직, 분명히 있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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