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일단 참패. 팸투어에 참석한 대부분의 팀장들은 ""허니문 목적지로서는 해변이나 객실수준 등이 미흡하다""며 아쉬워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는 예전엔 보기 힘든 새로운 현상을 목격했다. 일행이 모두 모인 마지막 날 '이미 팸투어까지 실시한 데다가 번복할 수 없는 상황인만큼 상품을 바꿔 어떻게든 판매해 보자'는 것을 주제로 자연스러운 논의가 심도 깊게 이어졌다.
허니문 프로그램을 만들자, 일대일 고급 서비스를 하자, 아예 가격을 낮추자 등 여러 의견들이 제시됐고, 개발을 촉구하는 질타들도 쏟아졌다. 결론은 ""언변을 앞세워 당장 판매는 할 수 있겠지만 절대 오래갈 수 없다""며 ""모두가 최첨단의 시설만을 바라는 것은 아닌 만큼 조금 낙후된 시설도 자연친화적이고 호젓한 분위기 등을 강점으로 허니무너들에게 어필하면 좋은 상품이 될 수도 있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문제는 허니무너들을 사로잡을 특별함이 부족하다는 점이지만 팀장들은 ""어떤 특별함으로 색을 입히느냐는 이제 여행사와 랜드가 함께 고민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고민한다'는 말의 위력은 대단하다. 논의가 거듭될수록 안될 것만 같았던 상품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수정해야 할 것들을 뽑고, 약간의 손질 및 프로그램화만으로도 상품이 달라보였다. 이미 만성화된 '피라미드 구조', '접대', '서로의 영역침범'이라는 암울한 단어대신 오랜만에 느껴본 '함께'라는 기분이 의외의 감동을 준 자리였다.
희망은 아직, 분명히 있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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