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 7월 미국 플로리다의 존 하베이(John Harvey)라는 한 실직자가 쿠어스(Coors) 맥주 운반 트럭 때문에 교통사고가 날뻔한 사건에 분개해서 보복을 하기로 마음먹고 일을 저지른다. 하베이씨는 플로리다의 쿠어스 지사에서 운영하는 소비자직통전화(Coors Consumer Hotline)를 통해 맥주캔 속에서 죽은 생쥐를 발견했다고 항의한다.

쿠어스 지사는 그 전화를 받고 다음 날 즉시 소비자 문제를 다루는 두 명의 직원을 보내서 하베이씨에게 1,500달러와 맥주캔 속에 있던 생쥐와 맞바꾸자는 제안을 한다. 하베이씨는 처음에는 3만5,000달러로 올려달라고 하다 다시 5만달러를 주면 맥주캔과 죽은 생쥐를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쿠어스지사는 이 제안을 거절한다.

쿠어스사의 플로리다 지사 책임자는 본사에 자세한 경과를 보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 후 본사에 성공적으로 위기에 대응했다는 보고를 하기로 내심 마음먹고 범인과 협상했다. 이 협상을 하는 기간동안 범인은 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플로리다 지방의 언론사를 접촉하여 생쥐 발견 뉴스를 흘리게 된다.

하베이씨가 죽은 생쥐를 손에 들고서 이것이 쿠어스 맥주 속에서 나왔다는 그림을 제공했을 때 TV방송국으로서는 최고의 특종감이 되었다. 오후 6시 TV뉴스시간에 한 지방 TV가 크게 보도하면서부터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다. 생쥐사건은 TV보도 후 파장이 확대되자 콜로라도에 있는 쿠어스 본사의 PR팀에 보고되고 PR팀은 즉각 최고 경영자에게 알려 위기관리 전문가의 개입이 결정된다.

공인기관의 검사를 통해 다음 두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1. 생쥐는 실험 일주일 전에 죽었다. 그러나 맥주캔은 그보다 3개월 전에 뚜껑이 봉해졌다.
2. 생쥐는 물에 빠져서 죽은 것이 아니고 뚜껑 안으로 밀어 넣어지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 때문에 죽게 되었다.

위의 2가지 사실로 미루어 보면 하베이씨가 맥주캔을 뜯어서 생쥐를 집어 넣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하베이씨는 첫 기사가 방영된 후 4개월만에 구속되고 감옥에 가게 되었지만 쿠어스사는 텔레비전 방송국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해 '캔속의 생쥐'를 녹화한 방송분은 그 지역에서만 72회나 방영이 되었다. 그래서 그 지역 쿠어스 대리점들은 25만달러의 매출 손실을 보게 되었으며 쿠어스사의 이미지는 이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이 사건에서 쿠어스사는 PR측면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즉각 최고경영자에게까지 보고되어 내부의 위기관리 전문가가 개입 되었어야 했고, 지방 텔레비전 방송국과 주요 인쇄매체에도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니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추측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강력히 요구했어야 하지만, 지방 텔레비전을 통해 72회나 보도가 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이처럼 위기상황에서는 회사 내부의 위기관리 전문가가 즉각 개입되어야 하고 최고경영자에게 전달되어 효과적인 대언론, 대소비자, 대정부 전략이 수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생쥐사건이 던지는 교훈은 지방에 지사를 갖고있는 기업이 특히 신경을 써야할 일이다. 사고가 터지면 TV카메라는 즉각 현장으로 달려간다. 사고라는 것은 종종 지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 지방 현장에는 대개 공장장이나 위기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인사들이 배치되어 있어 적절한 언론대응이 어렵다. 이와 같은 경우에 대비하여 현재 외국에서는 지방 지사의 책임자들 언론훈련이 유행이라고 한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 본사에 못지않게 중요한 지사의 고위층에 대한 위기대비책 교육이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사장 kyonghae@comm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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