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닐라에서 19인승 경비행기를 타고 1시간30분 정도가면 엘니도 공항에 도착한다. 엘니도 공항 부두에서 다시 소형 스피드보트를 타고 좁은 수로를 따라 바다로 나가 방카(Banca)라고 부르는 배로 옮겨 40분 정도 더 가면 미니락 또는 라겐 리조트에 도착한다.

리조트까지 가는 동안 작은 여러 섬들을 볼 수 있는데 그중 고래모양을 닮았다 하여 현지인들이 고래섬이라 부르는 작은 섬도 만날 수 있다. 엘니도에선 한 섬에 하나의 리조트가 있다. 그래서 섬으로 간다는 것은 곧 바로 그 섬에 있는 리조트로 진입함을 의미한다. 낯선 이방인의 방문을 통제할 수 있는 이런 독립성과 차별성은 그대로 리조트의 평안함과 안전으로 연결되어 서양인들에게는 정말 특별한 휴식공간으로 인식될 만하다. 그래서일까? 허니문 여행자들과 바쁜 일상을 벗어나 휴가를 즐기려는 개인여행자들이 많은 것도 엘니도 리조트 투숙객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태고적 자연의 아름다움, 엘니도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430km 남서쪽에 위치하고, 약 1700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팔라완(Palawan)은 필리핀에서 가장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중심 도시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에서 북서쪽으로 238km정도 이동하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라다이스, 엘니도에 도착한다.

엘니도란 이름은 갈라진 석회암절벽 틈에 있는 제비둥지에서 비롯됐다. 스페인어로 둥지를 니도(Nido)라고 부르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엘니도는 군도로 이루어졌는데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석회암 절벽들은 250만년 이상이 된 것들이 많아서 놀라운 경관을 선사해준다. 맑은 바닷물과 희귀종의 열대 물고기, 형형색색의 산호들, 3종의 바다거북이들을 볼 수 있고, 숲에는 1백여종이 넘는 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망그로브(mangrove)라는 나무가 자라는데 열대지역의 강 어구나 얕은 바다, 해변에서 자라는 교목으로 진기한 풍경을 연출한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인 엘니도를 해양 보전 구역으로 정해 개발을 제한하고 철저하게 자연을 보호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엘니도에 있는 리조트들 역시 환경친화적인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

완벽한 자연경관 속에 위치

미니락 리조트(Miniloc Resorts)는 라겐리조트에서 배로 30여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미니락 리조트에 도착해서 진행되는 환영행사는 라겐의 그것과 다를 바 없지만 특별히 라겐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이곳이 보다 완벽한 자연경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니락섬에 있는 이 리조트는 가파른 석회암 절벽으로 둘러싸인 만에 있다. 전체적으로 작고 아름다운 느낌의 이 리조트의 매력은 다양한 색상의 물고기들을 스노클링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물색이 아름답고 고운 리조트다.

세 가지 스타일의 커티지

미니락 리조트에는 총 31개의 커티지가 있는데 바다 전망도 가능하고 바다로 바로 진입이 가능한 수상 커티지가 7개, 열대 식물과 나무들로 둘러 쌓여있는 가든 커티지가 16개, 언덕에 위치한 클리프 커티지가 3개로, 각기의 장점을 돋보이게 할 만큼 주변경관과 잘 어우러져 있다. 사실, 미니락 리조트에 있는 모든 커티지와 건물들은 언뜻 봐서는 우리나라 초가지붕을 많이 닮았다. 또, 커티지 안의 가구들은 필리피노(Filipino) 전통 수공예품으로 채워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다.

모든 객실은 바다를 마주보고 있으며, 방안에 있어도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저녁부터 밀물이 시작되어 밤에는 낮보다 파도소리가 크게 들린다. 날씨가 좋은 저녁에는 멀리 라겐 리조트의 불빛이 보이기도 한다.

해양 스포츠 마니아들의 천국

미니락 리조트엔 야외 바, 40명 수용할 수 있는 회의실, 액세서리류나 기념품을 파는 부티크(Boutique)가 있으며, 야외 바 옆으로 당구를 즐길 수 있는 게임 룸, 클리닉 등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노천 풀장이 없다. 이 리조트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역시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섭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도 개인별 액티비티 코디네이터가 있어 해양 스포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리조트의 부속 마린스포츠센터에는 다이빙과 스노클링 장비, 카약, 윈드서프, 아쿠아자전거 등이 마련되어 있다. 자기에게 맞는 스노클링 장비를 대여해 주고 그밖의 해양 스포츠 장비들은 언제든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리조트의 선착장 근처에서 스노클링을 하면 산호군과 아름다운 색을 가진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해 볼 만하다. 초보자일 경우 전문 다이버들이 한 명씩 옆에서 같이 잠수를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 전에 주의사항을 듣는데 우리말 설명서를 준비해 놓고 있다. 전문 스쿠버 다이버라면 배를 타고 리조트 근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즐길 수 있는데 떠나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그밖의 선택관광으로는 라군투어, 망그브르 투어, 아일랜드호핑, 낚시 등을 추천할만 하다. 현대적이거나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지만 마치 작은 어촌마을을 연상케 할 만큼 소박하고 아늑하게 느껴져, 잠시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저말고 이곳으로 걸음을 옮기라고 충고할만 하다.

필리핀 엘니도 글=소선희 객원기자 ch20@worldpr.co.kr
사진=지호영 기자
취재협조=필리핀항공 서울지점 02-774-3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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