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늘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촉각을 세운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만 어렴풋하게라도 알 수 있다면 그만큼 준비할 여유를 갖게 된다. 지금처럼 경제가 불안정하고 사회변화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남들보다 한발 앞서나가는 지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여행상품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고객들은 어떤 것에 더욱 가치를 두게 될 것인가?

산업사회 이전 사람들은 자연에서 수확한 것을 그대로 거래하였다. 이를 커머더티(commodity)라고 한다. 산업사회에 들어서면서 상품(product)이 등장하게 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service)가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이제는 이도 모자라 체험(experience)을 파는 시대가 되었다. 커머더티는 채취에 의한 것이고 상품은 제조된 것으로, 가격과 기능이 주 경쟁포인트가 된다. 서비스는 고객을 대상으로 품질의 전달이 핵심 경쟁요소가 된다. 체험의 단계에 이르면 단순한 품질의 전달에서 '연출에 의한 추억의 창출'로 경쟁요소가 이동하게 된다.

관광은 오랫동안 서비스산업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제조품과 서비스가 다른 것처럼 체험도 서비스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만 체험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서비스영역에 속하는 한 가지로 취급했던 것이다. 서비스와 체험은 분명히 다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서비스를 구매했다면 그는 자신을 위해 실행되는 일련의 무형적 활동(intangible activities)을 구매한 셈이다. 반면 그 사람이 체험을 구매했다면, 그는 고객 참여가 가능하도록 꾸며진 무대에서 벌어지는 즐겁고 인상적인 이벤트 시간에 돈을 지불한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관광은 체험산업이다.

디즈니월드는 이런 체험에 일찍 눈떠 지금도 최고의 체험을 연출하여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에다 새로운 체험효과를 첨가한 덕분에 생동감 넘치고 환상적인 만화의 세계 디즈니월드를 완성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단순히 이벤트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나눌 가족간의 일상적인 대화체험을 공유하기 위해 디즈니 월드에 아이들을 데려간다.

호주 골드코스트에서는 게를 잡는 프로그램(Catch-A-Crab)이라는 색다른 체험여행을 만날 수 있다. 배를 타고 나가 기존의 그물에 걸린 게를 들어올리는 것이 전부이지만, 게를 잡는 방법에서부터 게의 생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일단 잡힌 게로는 맛있는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먹거리가 다양한 퀸즐랜드에서도 유명한 먹거리로 취급되어지는 이곳의 게 요리는 평범할 수 있는 이 투어 프로그램의 빛을 발하게 한다. 선상에서 즐기는 만찬은 다른 곳에서 경험하지 못한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제 곧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또 해외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휴가를 즐길 것이다. 그러나 그저 바라만 보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우리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일이 아닐까? 짧은 여행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 평생 그곳이 아니라면 경험하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체험 그 자체는 무형에 가깝지만 사람들은 체험상품을 상당히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왜냐하면 그 가치가 오랜 세월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행상품의 미래 가치는 체험에서 찾을 수 있으며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은 돌이켜 추억할 만한 체험을 파는데서 시작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serieco@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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