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항공사의 입김은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대형 여행사가 항공좌석을 배정 받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도 여의치 못한 상황인데 소형여행사가 항공좌석을 배정 받는 것은 ꡐ하늘의 별따기ꡑ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서비스의 대가와 항공사로부터 받는 항공 커미션까지 줄어드는 마당에 소형여행사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기 마련이다.

물론 항공사도 나름대로 고충은 있다. 한때는 잘 나가는(?) 온라인 항공사로 대형여행사로부터 대접을 받았지만 IMF 이후 오프라인 항공사가 되면서 외면을 받기 시작한 항공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다시 오프라인 많은 굴곡을 겪었던 Q항공사의 H과장이 말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듣는 기회가 있었다.

ꡒ만약 오프라인 항공사가 되지 않았다면 겸손의 미덕을 알지 못했을 겁니다. 단지 코드셰어를 통해 30석이라는 적은 좌석을 갖고 영업을 하면서 대형여행사들보다는 소형여행사 위주로 판매를 하고 있죠. 같이 일하면서 소형여행사들의 중요함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지 그런걸 많이 느꼈습니다. 특히 자기 일에 대한 대단한 의지를 보았습니다. 만약 온라인 항공사로 계속 남아 있었다면 그들의 고충을 알 턱이 있었나요.

저에게는 한번의 어려움으로 더 많은 것을 얻는 셈이죠. 만약 재취항을 하게 된다면 가장 소중한 재산이 된 겸손을 잊지 않을 겁니다ꡓ라고 말하는 H과장의 취기 섞인 말의 여운이 오래도록 지속됐다. 사회적인 지위로 인해 만들어지는 거만함보다는 ꡐ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ꡑ처럼 겸손의 미덕이 아름답게 보인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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