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대전지역에서 촉발된 하나투어 불매 운동이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를 시발로 한 다채로운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하나투어는 물론 다른 홀세일업체들의 직판 활동과 여행업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의견 등으로 확대되고 가고 있다.

[대전지역 하나투어 불매운동 어떻게 돼가나]

양측 입장 변화있나
오히려 불매운동을 촉발했던 여행업체들의 협의기구인 대전광역시 관광진흥회는 당초 10일께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의 협의체에 공조를 요청하고 하나투어의 직판 사례 등을 취합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불매운동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하나투어가 직판을 철회해주기를 바란다, 타 지역과의 연대는 시간을 두고 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한 자세는 다소 수그러 들었지만 제2의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투어 측도 ""별다른 반응이나 파장이 없는 듯 해서 일단 우리로서도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고 대의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불매운동이 일어난 지 약 15일이 돼 가지만 그동안 특별히 매출에 영향을 미친 부분도 없다는 것. ""바쁜 성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있는 정도다. 하지만 타 지역과 업계에서는 관심이 뜨겁다. 단순히 하나투어만을 성토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홀세일업체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은 물론 ""쉽게 신뢰하지 못하는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라고 대의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 ""항공권 판매에 대해서 수수료율을 지켜주는 홀세일업체들이 왜 성토대상이 돼야 하냐? T항공처럼 항공사의 특혜를 받으면서 고스란히 일반인들에게 요금을 뿌리고 여행사가 판매해줘도 수수료도 정산해주지 않은 업체들이 공개적으로 불매운동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불매운동 전개상황
대전지역에서 하나투어 불매운동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됐다. '하나투어 직원의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의 스티커를 제작 부착하는 한편 지역내 국외여행을 취급하는 120여개 여행사 중 37개 업체가 지난달 31일자로 결의문에 서명했다. 이를 주도한 관광진흥회(회장 최철원)의 결의문에 따르면 ""하나투어가 대전지사에 BSP 업무 체제를 구축해 지역 업체의 영업기반을 약화시키고 항공업무에 대한 문맹률을 높여 궁극적으로 대전지역 여행사의 식민지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군·소도시 여행사 직원의 업무 미숙을 빌미로 직접 고객을 유출하는 등 고객 대상 직판과 대리점 고객의 직접관리 의혹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제기되자 지난 2일 최현석 영업본부장 등이 대전을 방문, 관광진흥회 관계자들에게 공식입장을 전달하고 의견 조율을 꾀했으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진흥회 관계자들은 외환카드 등 제휴사들의 할인 행사 묵인, 일가친척 등을 대상으로 한 직판 확대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불매운동을 보는 눈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여행업계 종사자들은 삼삼오오 모이면 불매운동과 관련된 얘기들을 화젯거리로 삼는다. 대구의 A사 B 사장은 ""아직 대구 지역에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하나투어 등 홀세일업체들이 직판을 한다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업체들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B 사장도 ""근본적으로 단골손님 다 뺏긴다는 의식 때문에 대구의 여행사들이 뭉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광주의 C사 D 사장도 ""최근 지역업체 관계자들끼리 모이면 이 얘기를 나누는데 광주 지역에서는 오히려 비관적""이라며 ""물량도 대전의 3분의1 정도 밖에 안되고 직접 행사를 치룰 능력도 안되는 등의 이유와 지역내 여행사끼리 단합이 안되기 때문에 불매운동같은 강성 행동은 하기 어려울 것으로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뭉친다고 해결이 될 것 같으면 진작 자체적인 연합상품이나 자체 행사 능력 등을 키웠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같은 성격의 홀세일업체들도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전 지역내에서는 하나투어가 다소 곤혹스러움을 겪고 있는 사이에 다른 홀세일업체들의 영업이 보다 활발해졌다고 알려졌다. 물론 몸조심도 하고 있다. 홀세일업체인 OK투어의 관계자는 ""의견을 묻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하나투어와는 방식도 다르고 약간의 반사이익도 있지만 이걸 바라고 뭐라 떠들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지난 2~3년전부터 독보적으로 시장을 장악해 오고 있고 최근 코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고 있는 하나투어에 대한 음해설, 시기설이라는 각종 뒷 얘기들도 난무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하나투어는 1주당 6,000원 가까이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서 상승 궤도를 타고 있다.

직판 불신 끊임 없어
하나투어 뿐만 아니라 홀세일업체들에 대한 직판 활동에 대한 의혹과 비난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대기업 온라인 업체나 신용카드사와의 제휴 등도 중소대리점이 보기에 따라선 직판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K사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웨딩 박람회 참가, 대기업 등과의 광고활동 등으로 업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중소 대리점 관계자들은 ""소비자가 직접 찾아가서 여행 가겠다고 하면 안받는 업체가 어디 있겠느냐""며 수긍을 하면서도 ""노골적으로 하는 등 방법 상의 문제는 고려해야 할 것이고 그와는 별도로 대리점에 대해서 어떤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홀세일업체 직원들의 친인척 여행 행사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최근 한 중소업체 대표자는 ""최근 인센티브 행사 건의 의뢰가 들어왔는데 손님 중에 모 홀세일업체 직원을 알고 있어 그리로 가려고 한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하나투어만 하더라도 임직원 수가 500여명. 직원 1명당 얽힌 사람들에 대한 행사만 해도 적지 않은 물량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영업부 직원들이 여행사 세일을 다니다가 거래 대리점에서 일부러 일반 소비자인양 전화를 걸어 시험해보기도 한다""며 ""부모나 형제 자매 등 가까운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만 일부러 직판을 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행사 설 땅 찾아야
업계 전문가들은 이 기회를 통해 도소매업 분리 정착을 수면위로 오르게 하고 자연스럽게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대전지역의 하나투어 불매운동이 당사자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도소매 역할과 도소매업 분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문화관광부에서는 ""업계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정부가 직접 나서서 여행업을 개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여행업 개편은 업계 차원에서 검토돼 어느 정도 합의된 후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현실에서는 항공사에서 성수기 단체항공권 공급업체를 제한하는 등 점차적으로 도소매 시장이 분리되고 있다. 항공권이나 리조트, 골프, 배낭 등 제한적으로 분야에 따라 전문 홀세일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제도적으로 갖춰진 것은 아니지만 시장원리에 따라 여행시장은 점차 도소매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보다 발전의 기회를 삼아야 할 것""이라며 ""여행사 내부의 갈등보다는 항공사의 수수료인하, 항공사의 여행업 진출, 랜드사의 직판 활동 강화 등 여행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요소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으니 이에 대한 대책을 여행사가 공조해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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