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한류 관광열풍으로 이어질까?"
"[커버스토리] 한류 관광열풍으로 이어질까?"
  • 천소현
  • 승인 2001.09.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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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바운드 시장에 새로운 ‘한류(韓流)’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대만, 홍콩, 중국을 위시한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이미 4~5년 전의 일. 한국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한국의 젊은 스타들이 타국에서 우상이 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것도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잠깐 동안의 유행이라고만 여겨졌던 ‘한류’의 바람은 인터넷 통신과 Star TV, M-TV 등 다국적 채널의 확산과 함께 아직도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범위를 확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한류’는 한국의 관광시장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전파를 타고 노래나 드라마만 오고갈 뿐 아니라 이제는 우상을 만나기 위해, 음악을 듣기 위해 낯선 얼굴의 젊은이들이 국경을 넘어, 바다를 건너 한국을 찾고 있다.

공사 지원 속 여행사 개별적 움직임 활발
‘한류’ 효과 충분히 살리는 상품개발이 관건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이런 ‘한류’의 열풍을 직접적인 한국 방문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한류관광마케팅’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인천국제공항, 롯데월드, 명동 등지에서 ‘쇼핑 코리아-한중 스타 패션쇼’를 개최했으며, 지난달에 한국관광공사가 주축으로 개최한 안재욱과 함께하는 ‘2001 포에버 여름 캠프’에 250여명의 중국, 대만팬들을 참가시키기도 했다.

한국방문의 해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와 잇단 항공기 파업과 결항, 일본 교과서 문제 등으로 인바운드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류관광마케팅’은 언론의 지대한 관심속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의 이미지 개선에 따른 관광수요증대, 방한관광상품 다양화를 통한 틈새시장 공략, 비수기 타계책 등 ‘한류’에 거는 업계의 기대가 작지는 않다.

한국관광공사의 한화준 과장은 “공사에서는 현지에서 발생한 한류 열풍을 넘어서서 한국내에서도 그 열풍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재가공해서 관광, 쇼핑, 패션 등 연관산업분야에서 실질적 이익을 창출한다는 ‘신한류(新韓流)’의 흐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여러 가지 이벤트와 업계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관광공사는 케이블TV나 공중파 방송국들의 녹화현장을 방청하는 코스를 개발해 한류방한상품 상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관련 기사 본지 9월10일자 6면) 동계 스키 관광과 연관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도박인가? 대박인가?

이처럼 공사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이 포문을 열자 여행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들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한주여행사에서는 ‘한국유행음악여행’이라는 테마상품으로 500여명을 모객했으며, 세린 여행사에서는 대만관광객을 대상으로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장소 투어 상품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행사들이 직접 나서는 한류관광상품개발은 방한관광상품의 저변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상품공급에 대한 전망을 열어주고 있다. 기존 상품보다 10%이상 높은 가격으로 출시되는 ‘한류관광상품’은 부가가치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인바운드 업계의 영세성과 아직 괘도에 오르지 못한 시장 상황이다. 안정적인 시장진출을 원하는 여행사들이 검증되지 않는 시장에서 ‘모험’이나 ‘도박’을 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한류방한상품’을 기획하고 있는 한주여행사의 현보안 이사는 “지금의 인바운드 업계에서는 많은 투자를 해가면서 한류상품을 만들 수 있는 여행사들이 거의 없다. 한주의 경우에도 지난번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동안 쌓은 노하우가 없으면 이런 이벤트 성격의 상품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대박’의 가능성이 높은 스타관광상품의 경우 여행상품의 수익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스타들의 막대한 개런티가 현실적인 장애물로 작용한다. 여행사와 랜드사뿐 아니라 양국의 매니저먼트사 등이 개입되면서 유통단계가 복잡해지고 수익이 낮아질 우려마저 안고 있다. 결국 지속적인 수익창출은 현재의 상품패턴을 유지하면서도 ‘한류’의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누가 개척자의 짐을 질 것인가를 살피는 탐색전만이 활발하다.

조직적인 대응 방향 잡아야

‘한류’가 인바운드 업계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발 벗고 뛰어들기에는 사실 불안한 요소들이 없지 않다. 폐쇄적인 중국 사회의 특성상 ‘한류’의 과열양상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없지 않고, 대만의 경우 양국 국적항공사의 복항이전에는 안정적인 좌석수급이 불가능한 점, 그리고 ‘한류’의 중심에 서 있는 10~20대의 젊은층들이 구매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 마지막으로 아무리 길어도 결국 ‘한류’도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유행이라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한류’의 열풍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 5년이상이 될 것이며, 보이지 않는 파급효과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만관광청의 왕인덕 한국 소장은 “복항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관광 붐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양국의 국민들이 서로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현상은 상당한 잠재력을 쌓고 있는 것”이라며 “한류는 상품이 아니라 문화이기 때문에 그 열풍이 사그라들더라도 그 영향력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 과장은 “중국이 한국의 대중음악 수준을 따라오려면 최소한 4~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차피 유행처럼 지나가는 현상이긴 하겠지만 그 때까지는 한류를 관광마케팅에 최대한 활용해 많은 부가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들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53% 이상이 30~40대이며 10~20대가 3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는 ‘한류’의 영향이 지속되면 젊은 연령층의 방한을 35%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현재 연간 4,000명 정도로 잡고 있는 한류 관련 중국·동남아 관광객들이 2005년에는 연간 1만3,000명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막연한 숫자놀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80년대 스크린을 풍미했던 ‘홍콩’ 영화를 이용한 관광마케팅이 한국 시장에 아직도 유효하고 헐리우드가 전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한 지 오래다. 이제는 한국관광공사와 인바운드 업계의 불협화음이나 여행사 사이의 배타적인 경쟁을 뛰어넘는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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