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행업계에서는 홀세일업체들의 직판이 머지않아 시작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나가고 있다. 홀세일업체 당사자들은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만 최근 급속히 변화되는 시장과 환경이 이를 부인만은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적지 않은 홀세일업체의 중견급 팀장들 역시 사견임을 전제로 직판으로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직판이 기사화 되고 있다.

여행업제도의 변화
외적으로 변화되는 여행업제도는 기존 여행시장의 틀 자체를 뒤바꿔 놓을 수 있는 변화라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최근 정부는 여행사의 난립과 함께 덤핑으로 인한 출혈경쟁이 정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이를 해결키 위한 갖가지 정책들을 제시해 입법화하고 있다. 여행사가 여행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을 구입하는 모든 여행자에게 계약서를 교부하고 고지하는 의무조항의 부활로 인해 여행사들은 더욱 영업하기 힘든 결과를 맞고 있다.

문관부 관계자는 ""계약서 교부·고지 의무화와 여행상품인증제도는 여행사에 대한 제재와 특혜를 위한 수단이기보다는 상품의 질향상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역으로 생각하면 기존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여행사나 이를 기회로 제도에 맞춰가는 업체에게는 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관부의 의견이 적중할 경우 중소업체라도 국가의 공인하에 패키지 업체 못지않은 상품 기획력을 발휘해 경쟁에 돌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에 따라 홀세일업체의 위상에 대한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변화되는 홀세일업체의 경쟁자
일부 대전지역의 여행사에서 불거져 나온 하나투어 상품불매 운동은 대전하나투어의 BSP가입으로 인해 야기되었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하나투어 상품의 불매운동은 단순히 BSP 문제가 아닌 대전지역 여행시장에 대한 주도권 쟁탈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전 여행사 간에 이뤄지는 연합상품을 활성화 해 지역의 수요만큼은 대전지역 여행사가 자체적으로 행사를 벌여나가면서 수익을 극대화하자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 두 업체의 수요는 작지만 연합사를 구성하면 언제든지 홀세일업체의 수수료에만 의지하지 않은 채 대전지역의 자체 행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게 대전지역의 관광진흥회를 이끌고 있는 여행사들의 생각이다. 특히 학연과 지연으로 묶여 있는 지방시장의 독특한 성향을 가정할 때 언제든지 이러한 분위기는 다른 지방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개연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유통단계를 최소화 해 허니문상품을 위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랜드팩이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홀세일업체는 매번 허니문 성수기에 힘겨운 경쟁을 벌여나가고 있다. 수수료 개념과는 다른 입금가 개념의 랜드팩 판매방식이 안정적인 행사진행과 항공좌석 확보라는 홀세일업체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일부 홀세일업체는 랜드의 입금가 방식을 도입해 허니문 상품에 큰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나타나 이를 반증하고 있다.

랜드팩 외에도 브랜드 파워를 내세우는 직판 패키지 업체들의 지방공략 또한 홀세일업체의 영업력을 약화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의 직판 여행사들이 지방이라는 원거리 시장에서 세를 확장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신문광고와 대리점 계약을 맺은 지방여행사들이다. F여행사의 대리점을 맡고 있는 지방의 한 여행사는 ""일반인들에게 인식되지 않는 홀세일업체의 상품보다는 대중성이 널리 확보된 직판 패키지 여행사의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여행사들 역시 젊은 신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홀세일업체들의 기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밝혔다.

판매망의 약화와 직접 판매 대두
홀세일업체의 지방 대리점에 대한 판매강화는 대리점 직원에 대한 자질을 저하시키는 자충수를 두게 된 결과를 낳았다. 굳이 별도의 교육없이 문의 고객을 홀세일 상품에 연결시키는 역할에 만족하면서 대리점 직원의 질적 저하를 불러 일으켰다.

A 세일업체 한 팀장은 ""BSP의 개념은 물론 고객과의 상담에 필요한 기본 지식조차 갖고 있지 못한 직원들이 적지 않다""며 ""상품 판매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도록 교육을 진행해야 하지만 현재의 인력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의 공개로 인해 상품 개개인이 지역이나 가격에 대해 무장된 채 상품상담에 임하지만 많은 대리점 직원들이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B홀세일업체의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홀세일업체에게 점차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어차피 이렇게 된다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직판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한 단계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가격경쟁력에서도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직판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한편 홀세일업체 중 코스닥 등록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하나투어의 다음 목표가 직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여행업계의 예상도 지배적이다.

뒤를 이어 다른 홀세일업체도 직판 판매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직판 형식을 취하기보다는 간접적인 형식의 직접판매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는 ""홀세일업체의 간접판매 방식은 길어야 10년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도 준비단계를 걷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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