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 컨설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상담’이란 용어는 익숙하면서 ‘컨설팅’은 아직 여행업계에는 낯설다. 하지만 이제까지 상담의 역할이 상담 직원 자신이 속한 회사의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당기기 위한 활동이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면 여행업에서의 컨설팅은 오히려 자사의 상품을 택한 고객들에게 여행 준비부터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전 여행과정 동안 고객이 원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춰 정확하고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각종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배낭여행과 허니문에서부터 개별 여행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이러한 컨설팅의 기능과 역할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단골고객’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행 이후의 관리까지도 컨설팅의 몫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항공사의 항공권 판매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해 여행사의 수입원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컨설팅은 차세대 여행사의 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어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아는 것이 많다고, 경력이 많다고, 말을 잘한다고 컨설팅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행사의 컨설팅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등의 정보기술 발달로 여행사에 직접 상담을 하러 오기 전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등 여행객의 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어 더욱 향상된 ‘상담’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아웃바운드 여행업에서 개별여행 패턴이 비교적 먼저 자리잡아 컨설팅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부분은 허니문과 배낭여행.

인터넷 사이트 마이클럽에서 부문별 전문가 어드바이스 코너 중 허니문 파트를 맡고 있는 마이투어클럽의 도재은 씨는 “질문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답변 하나를 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한 배낭전문 여행사 관계자도 ‘예전에는 단체배낭 등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새는 여기저기 정보를 알아보고 미리 준비해서 자신이 원하는 일정을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는 지를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것부터가 여행사 컨설팅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예를 들면 성수기에 고객의 항공 좌석이 대기중(Waiting)이라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먼저 설명해주고 향후 출발하기까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지는 여행객이 납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정 전 부분을 세밀하게 설명해주니 고객이 여행중이나 여행후 컴플레인 소지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때문에 ‘컨설팅’의 역할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여행사들이 대표적으로 안고 있는 고민은 바로 직원들의 상담업무 자질 향상.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또한 직원 개개인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에 따른 책임과 의무도 강조되고 있다.

“2년전부터 단체보다는 개별여행자들을 위한 상품 개발에 보다 적극 나서면서 1년 반을 직원교육에 투자했다”는 키세스 투어의 이지영 이사는 ‘상품 내용을 숙지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바로 직원 개개인의 결정권이 예전보다 확대되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내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야만 제대로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하는 일을 옆 자리 직원이 알도록 해야 한다”는 게 키세스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원칙이라고 밝히는 이 이사는 “개별여행객이라도 직원 혼자서 모든 걸 책임지고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직원 개개인이 결정을 내리는 방법까지도 모두 교육 대상에 들어가는 항목이다.

최근 허니문 부분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리조트 여행도 숙련된 컨설팅 능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마이투어클럽의 김학곤 차장은 “고객들에게 리조트 여행이 왜 편한지를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다. “이미 대중화된 클럽메드 재직 시에도 최소 30~40분을 대고객 상담에 투자했다”는 김 차장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왜 이 여행 방식이 좋고 무엇을 하고 먹고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까지도 세부적으로 설명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컨설팅 역할의 확대로 더욱 기능적 중요성이 강조되는 부분은 바로 인터넷과 시청각 자료. 일일이 맨투맨 대화로 소비해야 할 부분을 이들이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원 내부간의 커뮤니케이션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키세스투어의 경우 인트라넷의 게시판과 이메일, 메신저 프로그램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장이나 팀장이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워도 직원들의 신속한 일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형 패키지 여행사의 경우도 컨설팅 역할의 강화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관관광개발은 내달 11일 오픈을 목표로 사이트 전면 개편 작업을 추진해오면서 무엇보다도 인터넷을 이용한 컨설팅 역할 확대에 중점을 뒀다. 지난 1~9월까지 해외여행상품 송출 실적 중 인터넷을 보고 예약한 수치가 전체의 40%, 직접 인터넷으로 예약한 고객이 10%라는 지난해와 대비해 괄목한 만한 성장률이 자극이 되긴 했지만 상담을 해오던 직원 스스로가 인터넷 홈페이지의 기능을 바꾸자는 요구도 높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아예 인터넷 내에 상품 지역별과 종목별 전담 상담 및 관리 직원을 두는 조직 개편까지 단행하며 직원 개개인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했다. 전산팀 신재필 과장은 “처음에는 업무만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일부 제기됐지만 교육과정을 거치고 숙달만 되면 고객 응대하기가 더욱 편해졌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여행객도 가격 협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세밀한 사항을 질문해오고 있어 전문적으로 훈련돼있지 않으면 응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신 과장은 밝힌다.

이와 함께 ‘맞춤여행’까지도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것이 신 과장의 목표. 한두명의 개인이나 소그룹 뿐만 아니라 패키지 컨설팅까지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고 밝힌다. 인터넷을 이용한 상담은 적극성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지적에 “아예 모든 고객들의 질의에 대해 1시간내로 답변을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며 “기본적인 사항과 사례들을 매뉴얼화해가면 답변을 올리는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랜드사들도 컨설팅 역할 강화에 대해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고객인 여행사 직원들이 더욱 상담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가 그들의 역할이다. 아일랜드 마케팅의 관계자는 “상품 판매의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행사 직원들이 리조트나 지상 내역에 대해 명확하고 충분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상품 개발과 대소비자 판매를 이뤄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랜드사 직원들도 단순한 견적서와 가격 협상보다는 여행사 직원들이 쉽고도 정확하게 상품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줘야 원할한 영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각 상품에 대해 사진이나 동영상 등 시각적 자료까지 준비하는 것도 랜드의 몫이 됐다.

다른 분야처럼 여행업에서도 컨설팅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상담을 하고 나서도 결국에는 가격만을 비교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심리. 컨설팅의 중요성을 인정한다고 할 지라도 이러한 여행 소비 풍조가 만연해 있다면 결코 컨설팅 비용을 소비자들로부터 받기란 어렵다는 의견이다. 여행사와 랜드, 일반 기업체와 여행사 등 업체간의 컨설팅도 마찬가지.

일단 브로셔나 자료를 제공하고 가격정도만 상담한 후 고객이 예약금을 지불했을 때 본격적인 컨설팅에 들어가는 업체도 있지만 ‘경험과 교육을 통한 노하우와 인터넷, 시청각 자료 등에 대한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상담 시간을 줄여서 비용을 절감해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