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 선열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
광복 47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일제의 만행이 기록된 역사의 산 교육장 서대문독립공원(舊서울구치소자리)이 개장돼 새 관광명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87년 8월부터 공원조성의 기본계획을 수립, 11월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되자 구치소부지 2만9천4백56평과 인근 독립문사이 부지 1천3백91평을 매입한 이후 총 공사비 85억 원을 들여 88년 12월 첫 삽을 뜬 후 3년8개월만에 일반인에게 공개한 것이다.
「역사성이 있는 시설을 보존하여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적 교육현장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보건. 휴양. 교양공간을 확보하고 독립문과 연계 개발하여 이용체계 및 경관 개선에 기여한다」는 목적 하에 조성된 서대문독립공원의 구치소부지 일대는 지난 88년 이미 사적 제324호로 지정된 곳이다.
서울시는 학계의 고증을 거쳐 유관순열사의 순국장소인 여1사와 숨진 애국지사들을 사형장에서 화장터로 몰래 옮기던 40m의 지하통로 그리고 탑골공원에서 철거됐던 3. 1운동 독립기념탑 등을 복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건물들이 광복 후 지어졌기에 모두 부수고 일제 때 지어진 감옥 제9, 10, 11, 12, 13사와 중앙사, 나병환자사, 사형장, 그리고 지금은 전시실로 개조돼 일반인의 관람을 허용한 보안과 청사 등이 보존돼 있다.
전시실은 지하 1층, 지상2층의 흰색타일로 외관 벽을 새롭게 꾸몄다. 현장보존 위주의 전시실인 지하1층은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1평 남짓한 10개의 감옥(징벌방)이 흰색 페인트로 칠해져있으며 독립투사들이 애국항쟁을 벌였던 고문실과 징벌 방 맞은편 벽 쪽에 남아있던 다른 징벌 방들은 보수 공사 시 허물어 고통받던 애국지사들의 흔적이 지워져 아쉬움이 남았다. 이외 이발소와 물 고문 실로도 이용됐다는 목욕 장이 보존돼 있다.
지상 1층엔 관람객의 이용편의를 도모키 위해 도서실과 비디오 실이 마련돼 있다. 주제관으로 명명된 지상 2층 주 전시관에는 고문실과 사형집행 실 등에 고문 받는 독립투사의 밀랍인형이나 실물크기의 모형 고문기구들이 재현돼 있고 고문의 잔학성을 관람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특수 센서장치로 만든「체험의 방 」과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구민 부조형태의 평면그림 등이 전시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1934년 서대문형무소의 미니 모형이 만들어져 전시됐다.
특히 학계의 고증을 거쳐 발굴, 복원된 유관순열사의 지하옥사는 기존에 있던 1, 2층 옥사를 허물고 지하옥사의 천장을 없앤 후 1백mm두께의 유리보호막을 설치하였고 1934년 양식의 비 가림 누각을 만들어 지상에서 유리보호막을 통해 유관순열사가 수감됐던 2m깊이의 지하옥사와 고문 실 등의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전시물을 제외한 대부분 건물들은 일제시대의 잔학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거나 특별히 훼손가능성이 높은 곳이기에 관람객의 입장을 불허하는 관계로 건물 출입문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외관이 붉은 벽돌로 된 제 9~13옥사도 출입문의 작은 구멍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이곳은 주로 독립투사들이 수감됐던 곳으로 복도 양옆으로 늘어선 복 층의 17개 옥사는 1평도 되지 않아 어른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토굴과도 같은 형태의 감옥이었다.
서대문형무소 당시 증축된 담장도 형무소 정문을 포함한 남쪽 49m와 북쪽 2백8m가 보존됐다. 또한 서울시는 서대문독립공원의 상징탑인 높이 22.3m, 길이 40m의 순국선열추념탑을 신축하여 지난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서대문독립공원 인근의 부지는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됐다. 壁泉이라고 불리는 분수대를 비롯 복원 당시 철거된 건물에서 나온 붉은 벽돌 등은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뜻에서 공원조성에 쓰여졌다.
서대문구청 한 관계자는 『공원 내 보존된 건물들의 전면개방은 역사적 현장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전시실을 제외한 다른 옥사나 사형장 등은 개방치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안과 청사였던 전시실의 관람은 무료이며 평일과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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