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고용보험 ‘아는게 힘’
[커버스토리] 고용보험 ‘아는게 힘’
  • 천소현
  • 승인 2001.11.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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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찾아오기 한참 전부터 사람들의 심리는 움츠려 들대로 움츠려들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연일 비행기 사고가 이어지면서, 여행사들은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철새’라는 별명이 통할 정도로 이직이 쉽다는 여행사 직원들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긴장감이 돌고 있다. 혹독한 겨울을 미리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이미 여러 여행사들이 감원이다 무급휴가다 하면서 나름대로의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자본력이 꽤 있다고 알려진 회사가 돌연 휴업을 선언하기도 하고, 신문광고를 통해 이름을 알려오던 여행사가 부도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알려진 회사보다 드러내지 않고 감원이나 감봉을 실시한 곳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쯤되면 화려한 ‘철새’가 아니라 갑자기 둥지 없는 ‘떠돌이 새’로 전락하는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근무기간이 길지 않아 두둑한 퇴직금도 기대할 수 없고, 고연봉자로 스카웃될 가능성도 적다면 미리미리 솟아날 구멍을 찾아봐야 한다. 매달 월급봉투에서 꼬박꼬박 떨어져 나가는 고용보험. 이직의 기회가 많기 때문에 실업상태가 채 몇 달이 안 되는 여행사 지원들은 고용보험 자체에 무관심한 편이다.

용도도 잘 모르는 돈이 새어나가는 것 같아 괜시리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보험이라는 것이 그렇듯 고용보험도 위기상황에서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서 유용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용보험의 목적 자체가 실업의 예방과 치료이기 때문에 잘만 이용하면 어려운 시기를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넘길 수 있는 방편이 된다. 자격요건이나 서류 챙기기가 간단치는 않지만 여행사와 직원들이 이용 가능한 고용보험의 혜택을 간단히 소개한다.

-고용보험 가입은 근로자의 권리

고용보험은 실업의 예방,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과 향상은 물론 근로자의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지급해 실직근로자의 생활안정 및 재취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보험제도다. 95년부터 시행되었으며 98년부터는 1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모든 사업장(일용직 근로자, 고연령자 제외)으로 적용범위가 확대되어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사업주의 입장에서는 경영 악화시나 신규고용창출시에 고용유지지원금, 장기실업자고용촉진장려금, 직업능력개발훈련지원금 등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재직 기간 동안 학자금대부, 수강 장려금 등을 받을 수 있고, 실직한 경우에는 실업급여, 재취직훈련수당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실업급여는 근로자가 실업기간동안 가장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의 하나다.

고용보험에 가입 후 매달 지급해야 하는 보험료는 다음과 같다. 실업급여의 경우 근로자와 사업주가 각각 근로자 한달 임금의 0.5%씩, 총 1%를 공동으로 부담한다. 그리고 기타 고용사업(0.3%), 직업능력개발사업(0.1~0.7%) 관련 보험은 사업주에게만 해당되기 때문에 회사의 규모에 따라 사업주가 부담한다.

-고용보험 가입 여부 확인

▲이직전 평균 임금의 50% 정도가 지불되는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실업급여를 신청하려 하는 실직자는 원칙적으로 최소한 실직 전 18개월 동안에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장에서 6개월(180일)정도 근무해야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그리고 개인의 과실 등이 사유가 되어 이직했거나 자발적인 이직은 실업급여 혜택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평소에 본인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국번없이 1588-1919로 전화를 하거나 인터넷사이트 www.molab.go.kr 또는 www.work.go.kr에서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만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사업주가 법정기간안에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연체금 및 가산금이 부과된다. 회사가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고용보험가입은 의무적이다.

-회사가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자발적으로 이직했을 경우

▲만약 회사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가 감원 등의 비자발적인 계기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해도 구제의 방법은 있다. 평소에 받았던 근로 계약서, 월급명세서나, 월급 통장 등을 첨부해 회사의 소재지 관할 지방노동사무소의 고용안정센터에 가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확인 청구를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고용사실과 이직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평소에 챙겨두는 일이다. 정부측은 사업주에게 강제징수 등의 방법으로 처벌할 수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근로자에 대한 실업급여의 지급은 국가의 의무에 속한다.

-도산, 폐업 등으로 사업주가 이직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는 경우

▲오랫동안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폐업을 선언한 I 사의 경우, 몇 달이 지나도록 관련 기관에 폐업신고를 하지 않았다. 고용보험 시행령에 의하면 사업주는 이직자가 실업급여의 신청을 희망하는 경우에 14일 이내에 피보험 자격상실신고서(이직확인서)의 내용을 작성해 관할지방노동사무소에 제출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사업주가 이런 신고를 게을리하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일 경우에는 이직자가 스스로 세무서에서 폐업사실증명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영난 악화로 인한 무급휴가가 장기화 될 때

▲최근 N사는 전 직원들을 상대로 보름씩 교대로 무급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감원이나 감봉없이 경영난을 타개하겠다는 취지로 단행된 응급조치였다. 그러나 직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과 자세한 사전 설명조차 없었다는 점 등이 직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한 직원의 경우 나중에 경력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갑근세 등의 세금을 본인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서류상으로는 월급을 다 받은 것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추가적인 경영악화로 감원이나 감봉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 전에 고용유지지원금의 신청을 고려해볼 수 있다. 경영악화의 기준은 기준월의 매출액이 그 전달의 매출액, 그 전 3개월간의 월평균 매출액, 또는 그 전 연도의 월평균 매출액에 비하여 10% 이상 감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는 경영상태가 어렵다는 증명서류와 함께 감원이나 감봉 대신 인력재배치, 유무급휴직 (1개월 이상), 휴업, 훈련,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계획이 담긴 고용유지초치계획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 중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지원금액이 다르지만 휴업, 인력재배치, 유급휴직을 실시해 고용을 유지를 한 사업주는 그 기간동안 근로자에게 지급한 휴업·휴직수당 또는 임금액의 2/3를 지원받을 수 있다.

-회사의 임금 체불이 계속되어 스스로 그만둔 경우

▲신문광고를 통해 저가 상품을 출시하며 패키지시장에 뛰어들었던 J 사는 최근 한 차례의 부도 위기를 넘겼다. 이 회사의 사장은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직원들을 독려해 다시 여행사를 회생시키기를 원하고 있지만 이미 상당수의 직원들이 그만둔 상태다. 2달간이나 급여가 밀린 직원들은 이미 다른 회사에 재취업하거나 현재 실직상태에 놓여있다.

이 경우 사업주가 직원을 감원한 것은 아니지만 임금 체불은 비자발적 이직의 원인으로 간주된다. 이직전 1년이내에 월급의 3할 이상을 지급받지 못한 달이 2개월 이상 되거나 이직전 1년 이내에 임금이 소정의 지급일 보다 1월 이상 지연되는 지급된 달이 2개월 이상이 되어 근로자가 스스로 그만둔 경우에, 근로자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자기사정에 의한 이직에 해당되어 실업급여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사업장의 도산·폐업이 확실하거나 대량감원이 예정되어 있고, 사업장의 파산·청산절차 개시가 이루어져서 그만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자세한 내용은 관할 지역의 고용안정센타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다. www.molab.go.kr www.work.go.kr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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