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숙자를 위한 호텔 시장이 개편될 조짐이다.
279실로 장기주거호텔의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Oakwood Premier COEX)가 오는 12월 중순에, 싱가포르의 호텔체인인 프레이저 스위트(Frazer suite)는 내년 초 개장할 계획이어서 스위스그랜드호텔을 필두로 한 서울시내 장기체류호텔 시장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피텔앰배서더호텔과 쉐라톤워커힐호텔 등 시내 비즈니스호텔들도 장기투숙하는 비즈니스 고객 수요가 상당한 상황이어서 순수 주거용 호텔은 물론 일부 비즈니스호텔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 호텔들이 회원사를 대상으로 세일즈 및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는 등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체류 호텔 시장 확대

장기체류 호텔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1개월 이상 장기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체류호텔의 증가는 소비층 확대에 기인한 바 크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울시 거주 신고를 한 외국인이 5만명을 웃돌고 있고, 특히 IMF 이후 외국 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합병 늘어나면서 주재원 역시 그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장기체류 호텔 건설도 활발해졌다”고 풀이했다.

장기체류용 호텔의 경우 일반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에 내 집처럼 생활할 수 있다는 특성이 결합된 것이다. 우선개인 단위는 물론 가족 단위 역시 생활이 가능하다. 호텔 1인실 규모가 10~13평 남짓인데 비해 장기투숙용 호텔은 방의 규모도 소형 아파트 이상의 규모부터 펜트하우스도 갖추고 있어 호텔과 주택의 장점을 두루 가진다. 또 언어소통의 편리성, 보안성과 부대시설 이용 등의 특전이 있는 호텔 서비스에 주방과 가구 등 생활집기가 갖춰져 있어 매번 사먹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외국인의 경우 임대주택과 같은 법적 문제 역시 덜 수 있다. 즉, 특급호텔 수준의 가격대이지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면 마치 집에서 사는 듯한 안정감, 호텔의 편리성과 서비스는 추가된다는 설명이다.

오크우드 개장 목전

신규 장기투숙용호텔 가운데서는 오크우드가 먼저 개장한다. 그랜드오프닝은 12월 중순. 이어서 싱가포르를 본사를 두고 있는 프레이저가 내년 3월께 개장한다. 프레이저 역시 특급호텔 수준으로 꾸며진 23층짜리 장기투숙객 전용 호텔로 1~3인용 객실과 펜트하우스 등이 마련됐다. 강남의 오크우드와 인사동 허리우드 극장 뒤편에 마무리 공사 중인 프레이저의 객실은 각각 279실과 213실. 특히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오크우드는 금융, IT산업의 중심인 테헤란로에 위치해 입지조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또한 기존의 스위스그랜드호텔의 주요 시장인 강북권과 중복되지 않는 점도 오크우드의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오크우드는 포춘(Fortune)지 선정, 세계 1,000대 기업 중 80%를 회원사(Accout)로 확보한 점은 비즈니스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강남 특급호텔가가 오크우드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게 하는 이유다.

하지만 개장 전인 오크우드의 투숙객 현황 등의 예약 상황은 알려져 있지 않다. 개장일자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 오크우드는 목표 고객의 95% 이상은 외국인으로 잡고 있다. 나머지 5% 정도는 내국인 실버계층 등을 수요 계층으로 삼는다고 밝히고 있다. 세일즈·마케팅부서의 김연수 부장은 “한달 안팎으로 장기체류하는 비즈니스고객을 겨냥하고 있지만 가족호텔로 라이센스를 받았기 있기 때문에 1박 이상 투숙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강남권 호텔가 긴장

이 같은 영향 때문에 장기체류자용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순수 주거용호텔인 스위스그랜드의 레지던셜호텔은 물론 강남권 호텔의 판촉담당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는 도심권과 강남의 특급호텔에서 커버하는 장기체류자 숫자도 무시못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텔 관계자들은 오크우드의 입지 여건 상 가족 단위보다는 개인 단위의 투숙객 비율이 좀더 높지 않겠느냐하는 전망을 하고 있어 수요층이 중복되는 강남 호텔가의 긴장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 호텔 판촉담당자는 “월드컵 행사를 앞두고 비즈니스호텔들도 관광객들로 상당 기간 북적거릴 것”이라며 “장기체류를 원하는 비즈니스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객실 상황이 좋은 주거용 호텔 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월드컵을 맞아 밀려드는 관람객들로 초유의 객실부족 사태가 예상되고 있어 가족호텔로 허가받은 오크우드가 객실 해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스위스그랜드 영업전략 강화

발주자들의 거센 도전에 따라 장기투숙호텔의 원조를 자청하는 스위스그랜드의 1위 수성을 위한 전략 역시 만만찮다. 어느 정도 시장 분배를 예상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스위스그랜드호텔은 4개동에 2-5인용 객실 107개를 갖추고 있다.

스위스그랜드의 한 관계자는 “백련산이 위치해 있어 시내 어느 호텔보다 녹지공간이 풍부하고 외국인학교가 인접해 있는 등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적합한 주거환경과 선발주자로서 다져온 높은 인지도를 적극 내세울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부대시설을 개보수하는 등 시설확충에도 신경쓰고 있으며 세일즈·마케팅 부분도 보강했다고 밝혔다. 세일즈·마케팅 전문가인 존 제럴드 부총지배인을 영입한 데 이어 장기투숙객을 위한 스위트 전문 세일즈팀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영업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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