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국일, OK투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홀세일 시장에 중·소규모의 여행사들이 홀세일 영업을 선언하며 다양한 형태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을 전문화하는 홀세일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제도적으로 도·소매업 이원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고 업체의 전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추세라 향후 업계에 미칠 영향 등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소매업 이원화 구조

현재 업계에서는 일반여행업, 국외여행업, 국내여행업으로 구분되어 있는 현행 여행업종을 하나로 통합하고 도·소매업으로 이원화하면서 규모에 따라 국내외 기획여행상품을 취급하는 도매업과 대리점으로 모객행위만 수행하는 소매업으로 재편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개편안에 힘이 실릴 수 있는 이유는 홀세일업체에서 상품개발을 전담하고 중·소 규모의 여행사들은 고객관리와 판매에만 집중하는 분업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도·소매체계의 형성으로 항공사가 성수기에 단체항공권 공급업체를 제한할 수 있고 기획여행신고제도가 이를 뒷받침해 개발·판매 전문업체를 육성할 수 있다는 점도 논의되고 있다.

또한 대형 도매업체의 항공업 및 호텔업계에 대한 영향력 증대로 여행객 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홀세일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변화되는 홀세일 판매 방식

최근 세방여행사가 홀세일 진출을 선언했다. 세방은 영업사원을 활용한 맨파워식의 판매 방식 대신 지방에서 판매력이 강한 업체들과 대리점 계약을 맺고 판로를 개척할 것이라는 기존 업체와는 다른 영업방식을 채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상품 구성에 있어서 기존의 랜드팩 상품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점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판매는 물론 상품기획까지 실질적인 B to B(Business to Business) 관계를 정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기존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기존 여행사들과 대리점 계약을 맺고 영업활동과 마진을 최대한 보장하는 롯데와 코오롱 등의 직판여행사도 형태는 다르지만 간판영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코오롱의 경우 허니문을 특화시킨 홀세일 영업은 백화점식 종합 여행사 내에서도 상대적인 전문화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항공권 홀세일 판매를 표방한 모 업체의 경우도 ATR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협력 관계를 맺은 업체에게 9%의 항공 수수료 지급을 약속하며 협력업체를 모집하기도 했다. 클럽아일랜드센타는 섬, 휴양지 전문 여행사로 휴양지 전문 홀세일 업체를 선언하고 영업을 시작한 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랜드들의 경우 여행업 등록을 마치고 지역 전문성을 강조한 홀세일영업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엄밀한 범주에서 홀세일 영업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랜드 팩 등으로 홀세일 업무의 기본적인 구조를 익히 후 본격적인 홀세일 진출을 선언하고 신문광고를 통해 모객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전문 홀세일러 증가

홀세일 증가 추세의 바탕에는 네트워크 마케팅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보다는 네트워크를 구성해 영업망을 확장시키면서 모객을 증대하는 홀세일 업체들의 판매방식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이 널리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전문은 홀세일이라는 영업적인 효과를 노림과 동시에 해당 지역에 대한 보다 깊고 상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마케팅과 판매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최근 범한여행은 괌·사이판 지역의 홀세일 사업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판매망 개척에 나섰다. 범한은 대리점에게 상품에 대한 판매 수수료뿐만 아니라 상품 예약시 판매한 선택관광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별도로 지급하면서 대리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 담당자만 47명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여행 또한 지역전문 홀세일을 선언한 후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여행이 일본 전문 홀세일러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 현지와의 직거래로 기존 유통과정을 줄이면서 대리점에게 18%의 파격적인 수수료를 보장했기 때문이다.

일본여행은 최근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며 소비자들을 상대로 직판을 병행, 일반인에게도 일본 전문 여행사라는 이미지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대리점들의 반발을 예상했지만 직·간판 병행으로 단체 성립이 용이해져 대리점들도 암묵적으로 직판을 인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현지 랜드들이 모여 여행사를 설립하고 지역전문 홀세일 영업에 돌입한 업체들의 경우 탄탄한 현지 행사력을 바탕으로 영업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모 홀세일업체의 관계자는 “지역 전문화라는 시대에 흐름에 맞추기 위해 각 지역별 팀을 향후 분리시킬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철저히 독립채산제 형식을 취해 지역 전문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을 걷게 될 것”이라고 예상해 지역 전문 홀세일이 보다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전문 업체의 성공여부는 해당 지역 만큼은 항공, 수배, 정보력 등에 대해서는 전문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것에 달려있다. 이러한 노하우는 바로 상품가격과 연결돼 판매에도 바로 영향을 미친다.

지역전문 홀세일업체들이 항공 수배에 대해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현지와 관련된 수배와 정보력에 있어서는 여타 홀세일업체를 뛰어 넘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특히 지역전문 홀세일 업체의 경우 단체 패키지에 머물지 않고 개별여행객, 비즈니스, 허니문, 배낭 등 성격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준비해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신생 지역전문 홀세일업체가 단기간 내에 이름을 알리기란 그리 쉽지않다. 대리점들을 대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과 확실한 현지 행사를 바탕으로 입지를 넓혀 나가야 한다. 그보다도 기존 대규모 홀세일 업체들의 아성에 부딪힐 수 있는 힘겨운 도전을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김헌주 기자 hipp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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