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태국 내 한국인 무비자 체류기간을 9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법안이 오는 3월 10일께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본지 1월7일자 1, 3면 보도〉

업계에서는 특히 무비자 체류기간 감축법안 이외에도 태국 정부의 한인 가이드 정리방침이 속속 알려지면서 관광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국정부관광청 한국지사도 관광객 감소를 우려, 대책 마련에 부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한인 가이드의 입지 위축에 그칠 뿐 랜드, 여행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없을 것’이라고 관망하면서도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단연 한인 가이드들이다. 하지만 상당수 관계자들은 단지 한인 가이드들만의 문제로 끝날 뿐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A랜드 관계자는 “무비자 체류기간이 30일로 줄어들어도 비자 클리어(Visa Clear)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등의 추가부담이 있을 뿐 랜드 및 여행시장차원에서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이 법안은 한인 가이드의 위상이 위축될 뿐이라며 애써 가이드 문제로 국한하는 한편 랜드 및 여행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관계자들이 상당수다. 이 같은 낙관론은 태국 관광시장에서 한국 바운드가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며, 동시에 한국 아웃바운드에서 태국 시장이 큰 시장이라는 데에 근거한다. 또한 태국 정부가 불법 한인 가이드 단속을 하더라도 종전처럼 묵인하지 않겠느냐는 심리가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관계자는 “일본인 가이드에서 태국인 가이드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조정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 시행과정에서는 태국 정부가 단기간에 한인 가이드 단속 강화 등의 강수를 두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교체되는 것을 바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지 가이드는 물론 한인 가이드 자격자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못미치고 있어 짧은 기간내 태국 가이드로 교체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긍정·부정적 견해 엇갈려

하지만 이 같은 낙관적 견해는 태국 정부가 한인 가이드를 대대적으로 단속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태국 정부가 자국민의 취업문을 넓히고자 하는 의지와 태국가이드협회의 로비가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전에 없이 강력한 법 실행의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태국 정부가 한국 랜드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뱀집, 한약방에 대해 일제 단속을 할 방침이며 허가받지 못한 한인 가이드를 대대적으로 단속할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실시된 가이드 자격시험은 태국 정부의 한인 가이드 통제권을 강화시켜주는 계기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B랜드 관계자는 “이번 자격시험으로 이민국에 한인 가이드 리스트가 통보됨에 따라 정부 단속이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태국 정부가 엄격한 단속의지를 보이게 되면 한인 가이드가 태국인 가이드로 대체되는 과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정부관광청 한국지사 역시 최근 발생하는 태국 정부의 한국 가이드 정리 방안에 대해 관광객이 크게 줄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아울러 “태국인 한국어 가이드의 경우 언어소통 등의 문제로 아직 역량이 태부족한 점을 감안해 유예기간을 둬 줄 것을 조만간 태국 정부 측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판도 변할까

전문가들은 한인 가이드가 태국 가이드로 대체될 경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태국 시장의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우선 현지 가이드로의 전면 개편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으로 주요 수익기반인 쇼핑, 옵션(선택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약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이 곳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패키지 시장 위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랜드 관계자는 “태국인 가이드의 경우 생산성 창출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며 “게다가 태국 정부가 한인 가이드 단속에 강수를 두고 뱀집, 한약방 등에 대한 단속 의지를 보일 전망이어서 이 곳에 수익 기반을 두고 있는 한인 랜드는 수익 창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국인 가이드의 의사소통 등 자질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지 가이드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하고 부정적 측면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발리전문 D랜드 관계자는 한인 가이드가 현지인 가이드로 대체됐던 발리의 사례를 빗대어 “발리의 경우 한국관광객 유입이 시작되는 단계에서 현지인 가이드로 대체됐고 관광지 성격도 판이하기 때문에 태국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현지인 가이드의 한국 단체투어 행사는 대세이며, 태국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노투어피도 점차 없어질 여지가 생겨 태국 시장 정상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덤핑 과당경쟁에서 벗어나 지상비 및 상품가가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태국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업체도 있다. 더존에벤에셀투어는 태국인 가이드 교체 분위기에 맞춰 리조트 위주로 주요 타깃 시장을 바꾸고 소속 한인 가이드들에게 취업 허가(Work Permission)를 취득하도록 조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벤에셀측은 이 같은 대처가 한인 가이드 확보 면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석 소장은 “저가상품이 판치고 있는 태국시장도 쇼핑, 옵션이 위축되면서 점차 바뀌는 추세이고 최근 다양해지고 있는 휴양리조트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고객의 구미·취향에 맞는 쇼핑센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버스를 구입해 쇼핑센터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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