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우수여행상품 인증제 공청회 지상중계
[커버스토리] 우수여행상품 인증제 공청회 지상중계
  • 천소현
  • 승인 2002.01.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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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관광산업에 큰 변혁을 가져 올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의 도입이 임박했다.
지난 16일 개최된 공청회를 끝으로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는 수 달간의 준비기간을 끝내고 세부적인 마무리 작업만을 남겨놓고 있다.

어떤 형태든 현행 여행업의 병폐를 개선하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오래전부터 관과 민, 양쪽이 확실한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올해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이라는 관광업계의 빅 이슈가 새로운 제도 도입과 정착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난 16일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 공청회에는 업계 관계자들이 채 50여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공청회를 조용히 치르고자 하는 주최측의 의도가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이면에는 관 주도의 제도 개혁에 대해 만연해 있는 무관심 혹은 의존적인 태도,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제도 자체에 대한 일말의 실망감이 중첩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의견도 있다.

인증제도가 고질병인 ‘상품 베끼기’와 ‘초저가 상품’을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가 아니라 배타적 영업권이 배제된 ‘계도적인 포상’ 정도의 모습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법제도가 가지는 한계점, 층층이 꼬여버린 현실의 벽, 정부 개입의 한계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공청회를 통해 무관심에서 극단적인 반대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왔던 것은 그 만큼 이 제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 반증했다. 이날 10명의 패널들이 지적했던 문제들 중에서 가장 주된 의견은 현실 적용과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었다.

아웃바운드=제도 악용우려등 시기 상조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김주현 부장은 “대부분의 중·소여행사에서는 시행에 반대 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여행사가 이 제도를 악용해 과대광고에 집착하고 , 소비자들은 상품이 아니라 여행사 자체를 ‘우수여행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여행사들이 영업권을 침해 받는다면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상품 인증제가 기획여행 상품에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여행사는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현재 상태에서는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의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인바운드=인바운드 업체 현실과 괴리

동서여행사의 김희종 이사는 “이번 제도는 아웃바운드 여행사에 있어서는 상당한 특혜가 될 수 있지만 한국 여행사의 이름으로 상품이 판매되지 않는 인바운드 여행사들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카피 또는 유사상품을 만들지 못하게 해 해당 상품의 시장성 및 독창성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여행사의 황종걸 이사는 한발 더 나아가 “인바운드 상품은 이번 제도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주장했다. 황 이사는 “인바운드 상품들의 소유권은 해외 여행사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급상품화를 위해 가격을 높이면 높일수록 국제 경쟁력은 떨어진다”며 저가 상품의 효용성을 역설했다. 게다가 “외국인들의 취향에 맞게 구성되는 인바운드 관광상품을 한국인의 잣대로 심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객석에서는 반짝성 아이디어 상품이나 겉치레성 상품이 ‘우수상품’으로 둔갑하지 않을까 하는 업체 관계자들의 우려가 폭 넓게 개진됐다. 애플항공 여행사의 김종욱 사장은 “우수상품을 제도적으로 인증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비난하고 “소비자들이 상품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홍보하고 계몽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당초의 목표가 우수 상품의 활성화라면 관광협회중앙회나 한국일반여행업협회 차원에서 우수 상품을 개발해 공동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결국 정부는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 자체를 계몽과 홍보의 도구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혹시 불완전한 잣대로 선정한 상품들이 ‘우수상품’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를 오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불신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또한 ‘대형 업체에만 혜택이 편중’되리라는 지적도 재론됐으며, ‘여행사 경영자나 회사의 기본적인 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나 ‘심사위원’이나 ‘시행기관’의 선정에 대한 민감한 분위기 등도 업계 상호간에 만연해 있는 ‘불신’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발표자=3월중 실시·점진적 보완

이날 발표를 담당했던 한국관광연구원 김상태 연구원은 우선 ‘배타적 영업권’에 대해서 유사상품의 피해가 발생하거나 상품 개발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의 취지와 국익에도 위배되므로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문화관광부 금기형 사무관은 또한 “일정 기준을 넘는 상품이라면 10개든 100개든 상관없이 인증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 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시기상조’라는 지적과 ‘인바운드 상품의 배제’ 요청에 대해서는 타부서(산업자원부)가 개입할 정도로 ‘제도 개혁’은 일반적인 추세라고 강조하고 1차 시행 후 보완을 해 나가면서 아시안 게임 전에 2차적으로 평가 방법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체 여행사의 10%에도 못 미치는 ‘기획여행’업체로만 대상이 국한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당업체뿐 아니라 대리점에게도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수혜의 폭이 넓다고 대답했다.

논란이 있었던 인증 대상에 대해서는 ‘기존 상품’과 ‘월드컵 신상품’에 대한 구별을 두지 않겠다고 대답했으며 ‘가격 경쟁력’부분은 시장만족도에 가격 만족도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초기에 예상되는 업체들의 반발이나 저조한 참여를 예측한 듯 금 사무관은 “초기에 선정된 인증상품에 대해서는 홍보책자 발행이나 공동광고, 격려금 지급 등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공청회를 매듭지었다.

선결 과제 수두룩, 적극적 관심 필요

이 날의 공청회는 결국 ‘선 시행, 후 보완’이라는 정부의 입장과 ‘선 보완, 후 시행’이라는 업계의 입장이 대립하는 자리였다. 많은 의견들이 개진됐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왔지만 결국 마지막 칼날은 정부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시기상조’론을 압도하는 ‘밀어붙이기’식의 추진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하고, 연내에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산자부의 KS 마크 도입과 관련된 정부부처간의 주도권 싸움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미 제도 도입은 기정사실화 됐다. 수그러들지 않는 찬반 논란 속에서도 정부는 월드컵을 앞두고 적어도 3월에는 1차 인증상품을 발표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어떤 제도이든 도입 초기의 시행착오와 찬반논쟁은 있는 법이다. 우수여행상품 인증과 관련된 여러 가지 논란도 성장을 위해 겪어야 하는 일련의 과정임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시행기관’이나 ‘심사위원 선정’ 그리고 선정 상품에 주어지는 인센티브 등 초유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벌써부터 특혜나 이권, 주도권 다툼의 냄새를 맡고 날아드는 불나방들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정부의 입장대로 이 제도가 거듭되는 개선과 보완 과정을 통해 우리 체질에 맞는 제도로 안정되는 것이라면 결국 남은 과제는 현장 종사자들의 적극적 참여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여행업이 퇴보를 거듭하며 지금의 상황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성과 개선의 목소리보다 ‘아전인수’격의 논리만 앞섰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할 필요가 있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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