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온 바이어들은 왜 안보이지요?”
전세계 관광산업에 있어서 가장 주요한 잣대로 자리매김해 온 관광교역전. 해당 지역에 대한 항공사와 호텔, 관광지, 관광파크, 쇼핑상점, 인바운드 여행사 등이 셀러(Seller)로 나오고 세계 주요 시장의 여행사 관계자들이 바이어(Buyer)로 참가해 짧게는 2일, 길게는 4~5일간 각종 상담과 만남이 한자리에 펼쳐지는 관광교역전은 그야 말로 해당 국가의 관광산업에 있어서는 연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해당 국가는 정부나 관광공사 등을 중심으로 관광교역전을 마련하고 준비하는데 막대한 인력과 예산 등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시장에 널리 알려져 친숙해진 대표적인 관광교역전은 미국의 파우와우(POWWOW), 호주의 ATE(Australia Tourism Exchange), 영국의 월드트래블마트(WTM), 아시아태평양지역여행업협회(PATA)의 트래블마트, 독일의 ITB(Internatianal Tourism Exchange Berlin) 등이 있다.

하지만 세계관광기구(WTO)가 안내하고 있는 관광교역전은 1월만 해도 10여개. 주로 비수기인 3~5월에 집중적으로 몰려있고 등록돼 있지 않은 것까지 감안하면 매일 전세계 어딘가에서는 관광과 관련된 크고 작은 관광교역전이 열리는 셈이다. 최근에는 생태관광이나 온라인 여행산업, 컨벤션 등 목적별, 주제별 관광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해외여행자유화가 된지 10여년이 좀 넘은 짧은 역사 만큼 한국 시장에 관광교역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 역사가 짧다. 앞서 거론된 관광교역전 정도가 몇몇 개척자에 의해 꾸준히 참가됐고 알려지기 시작했을 뿐이다. 위의 교역전에는 많게는 30~40여개의 여행사가, 적게는 10여군데의 여행사가 참가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열리는 관광교역전 중에서는 가장 큰 이벤트로 꼽히는 아세안 투어리즘 포럼(ATF)의 관광교역전 트라벡스(TRAVEX)에는 2개 한국 여행사가 바이어로 참가했을 뿐이다.

최근에는 많이 바꿨지만 한국의 여행사들이 관광전 참가를 등한시해온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정 내내 셀러들과 영어로 상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감이 표면적인 이유로 꼽지만 현실적으로 각 지역에 대한 랜드사에 대한 의존율이 높기 때문에 여행사가 직접 관광교역전에 참여해도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경영진 층에서는 과거 관광교역전 참가가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인센티브성 휴가라는 개념이 컸었고 젊은 실무진들이 관광교역전에 대한 출장 건을 올렸을 때 허락받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실무진들조차도 그런 교역전까지 신경쓰기에는 바쁜 현실이 허락하지 않기도 했다.

관광교역전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실로 다양하다. 해외여행 10여년의 역사동안 각 지역에 대한 상품 패턴은 큰 변화가 없다. 잘 팔리는 것 위주로 판매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행사가 그 지역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여행사가 직접 한 지역의 호텔이나 관광지와 직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알아야 통제를 할 수 있다. 각 지역의 다양성을 접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바로 관광교역전이다.

관광교역전에 참여하는 것은 그 지역에 대한 대표성과 각 업체에 대한 신뢰성을 얻을 수 있는 일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동남아지역의 각종 관광 교역전에 5~6년간 단독으로 참여해온 C사의 경우 이 지역에서만큼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행사로 인정받았고 이를 토대로 이 지역 상품에 대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사의 K사장도 10여년을 넘게 미국의 관광교역전에 참여해온 덕에 한국을 대표하는 미국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질적인 비즈니스와 연결되는 것은 물론이다. 일반적인 거래로 얻을 수 없는 요금도 관광교역전에서는 가능한 경우도 많다. 지속적인 참여와 만남, 판매는 총판대리점(GSA)권을 획득하게 될 수도 있다. 최근들어 여행사에서 관광교역전 참가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광교역전에서는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외국도 사정은 우리와 비슷해 일단 관광업에 발을 들여놓으면 업종을 바꾸기 쉽지 않다. 만나는 사람들이 향후 비즈니스를 지속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된다. 합리적인 비즈니스를 내세우는 것같지만 서양인들도 인적인 관계를 토대로한 비즈니스를 무시하지 못한다.

또한 관광교역전이 학습의 장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해외의 여행사들이 어떻게 작업하고 있나 알아볼 수 있고 직원들을 훈련시키는 곳도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수여행상품인증제도 등이 도입되면 관광전에 대한 효용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관광교역전에 대한 몇가지 궁금한 점

­관광교역전에는 어떻게 참가하나

△해당 지역 관광청이 한국에 사무소를 뒀을 경우엔 지역 관광청이 여행사를 선별하여 참여기회를 준다. 그렇다고 참가에 어떤 기준을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참가 업체 수를 제한해 두었을 경우 기준을 넘어선다면 규제가 있겠지만 대부분 많은 업체의 참가를 환영하고 있다. 문제는 관광교역전에는 항공사의 후원이 따르는데 무료 항공권을 제공할 경우 참가자 수가 제한되기도 한다. 여행사의 경우 대부분 일정한 등록비를 낸다.

등록비에는 관광전이 열리는 지역내 호텔 숙박, 행사 등록비 등이 포함돼 있으며 비싸지 않다. 지난 ATF의 경우 5성급 호텔 이용시 아침식사와 세금 등을 포함해, 1박 1객실당 60달러만 내면 됐다.
항공의 경우는 무료 항공권이 제공되지 않으면 75~50% 할인 항공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각 사무국에서는 공식 후원 항공사와 계약을 맺어놓고 있다.

관광청에서 주관하지 않으면 항공사에서 주관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WTO 사무국 웹사이트(www.world-tourism.org)의 이벤트 코너에 올 한해 열릴 관광전에 대한 최신 정보가 올라와 있다. 흥미로운 관광교역전에 대해서는 주최 사무국의 홈페이지로 무슨 내용인지 검색을 해보고 이메일로 직접 문의나 신청해도 무방하다.

­영어를 잘해야 하나

△물론 영어를 잘하면 상담하는데 수월하겠지만 높은 수준의 영어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상담에 임하는 셀러들은 비영어 사용국 바이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배려하도록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천천히, 쉬운 영어를 사용해서 설명을 해준다. 단체여행객을 인솔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정도면 상담도 할 수 있고 자꾸 하다보면 요령도 생긴다.

­비즈니스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려면

△한두번 얼굴을 보인다고 비즈니스를 최대한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는 금물이다. 약 15~20분간 주어지는 상담 시간은 인사 나누고 내용 파악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다녀온 이후의 후속 작업이며 지속적인 교류이다. 또한 같은 사람이 한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꾸준히 참가하는 것이 좋다.

얼굴과 이름을 익히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교류가 진행되면 더욱 활동영역이 넓어지게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해당 지역의 공신력있는 업체와 꾸준한 거래를 쌓았다면 입소문이 퍼져 다른 업체들도 관심을 보인다. 셀러와 바이어간에 비즈니스가 생길 수도 있지만 전세계에서 모여든 바이어와 바이어사이에도 비즈니스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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