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무기로 한 대기업의 여행사업부들이 한층 강하게 일반인들을 공략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환경과 더불어 강력하게 구축된 기존의 오프라인 체계로 이들 업체들은 차츰 독자적인 자리를 찾고 있다.

당장은 제휴를 통한 여행사와의 공조체제가 유지되겠지만 과도기가 지나면 이미 몇몇 업체가 그렇듯 차츰 자체적인 운영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급변하는 인터넷환경이 이같은 시기를 한층 앞당기고 있다.

사이트 오픈 3년째에 접어든 트래블오케이(www.travelok.co.kr)는 오케이캐쉬백의 여행부문으로 011·017 리더스클럽 회원 및 앤크린 회원, 자체사이트 가입회원 등 300만명 정도의 회원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초기 홀세일러의 상품에만 의존했던 트래블오케이는 최근들어 조금씩 자체 상품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본적인 운영은 종전과 같이 하나투어의 상품으로 진행하되 개별여행객의 성격이 많은 괌·사이판의 PIC상품 등은 직접 운영한다.

자체영역 확대의 일환으로 고품격 브랜드 및 중저가 브랜드도 개발할 예정이다. 브랜드에 맞춰 몇몇 특정지역의 상품만을 개발해 대표 상품으로 마케팅할 방침이다. 트래블오케이의 한 관계자는 “인력 부분에서 모든 패키지 상품을 취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기본은 홀세일러의 상품을 유지하되 몇몇 지역의 상품을 대표상품으로 부각시켜 키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트래블오케이측은 현재 패키지 상품개발 및 기획을 담당할 팀장급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또한 고객 DB를 위한 항공예약시스템을 개발 중으로, 빠르면 상반기 중에 오픈할 예정이다.

국민카드 여행사업부 역시 지난해 9월 패스투어(www.passtour.co.kr)를 오픈하면서 일반인 공략에 바짝 힘을 쏟고 있다. 국민카드 여행사업부는 88년부터 활동해왔으나 국민카드 소식지인 라이프지 광고가 마케팅의 전부일만큼 조용한 행보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패스투어 오픈이후 이메일 마케팅은 물론 그동안 쌓인 고객 DB를 바탕으로 한층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패스투어의 한 관계자는 “현재 100%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천만명에 달하는 국민카드 회원과 300만명의 사이버 회원을 대상으로 맞춤상품 등 한층 세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카드의 경우 상품을 대부분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다. 국내 상품은 거의 100% 자체 소화하며, 해외의 경우도 50%에서 70%로 자체개발 비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사이트를 개편한 현대카드(www.hyundaicard.com)측도 현대 M카드를 출시하면서 여행부문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현대자동차 카드인 M카드는 상해보험은 물론 국내·외 항공권 5%~7% 할인, 호텔과 콘도 최고 40% 할인, 철도 및 렌터카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현대카드 여행팀은 현재 현대백화점 여행사업부인 현대드림투어와 제휴를 맺고 상품개발 및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회원은 60만명이나 M카드가 발급되면서 회원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다이너스 카드때와 비교해 여행쪽의 혜택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온라인 사이트인 롯데닷컴(www.lotte.com)도 지난 5월 오픈이후 180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닷컴 여행사업부의 경우 해외여행 상품은 홀세일러를 이용하며, 국내상품의 경우 경기대원고속관광과 함께 행사하고 있으나 향후 자체적인 움직임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닷컴 여행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상품의 직접 개발은 지금으로서는 시기상조나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신 사이트에서 ‘2002 춘계 허니문 페스티벌’의 개최등 자체적인 온라인행사 기획으로 역량을 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패키지, 리조트 등 부문별로 일반여행사와 제휴를 맺어온 비씨카드 여행서비스인 비씨투어(www.bctour.co.kr) 역시 올해들어 여행사업의 강화를 모색중으로 알려졌다.

멤버쉽 확보한 업체가 여행시장 주도

나름대로 탄탄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 대기업 여행사업팀들은 ‘인터넷’이라는 또하나의 창구를 통해 한층 빠르고 쉽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미 오프라인상에서의 회원은 물론 온라인상에서 모든 서비스가 가능한 ‘원스톱’기능으로 보다 강력한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이미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어느정도 구축해놓아 현재 CRM 초기단계인 일반여행사와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카드사 여행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한 멤버쉽을 확보한 업체들이 여행시장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며 “고객 DB가 확보된 여러 대기업들은 여행사업으로 몰두하지 않았을 뿐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훨씬 유리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모 사이트를 통해 국내선 항공권 7%의 할인혜택을 제공해 물의를 빚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7%의 할인은 통상 여행사가 가져가는 5%의 마진률보다 높아 가격경쟁을 하려면 오히려 손해를 보고 판매해야 하는 상황. 아시아나항공측은 “판매이익보다는 대규모 회원에 대한 마케팅”으로 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두가지로 엇갈린다. 예의 주시하고는 있으나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의견과 나름대로의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온라인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경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여행의 특성상 갑자기 시장의 흐름이 달라지지 않으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브랜드 공신력이 꼭 여행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다른 한 관계자는 “높은 브랜드를 자랑하는 대기업들의 고객 신뢰도와 공신력은 기존의 여행사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이들이 대규모 회원을 통한 가격 경쟁력까지 보유한다면 소규모 여행사는 머지 않아 설 자리를 잃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RM도입 등 자체적인 준비를 모색중인 또다른 여행사의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물량소화로 오프라인 여행사들의 어려움이 가시화 될 듯 하다”며 “카드사들의 물량이 적지않은 홀세일의 입장에서도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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