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역사적인 한·중 수교로 인해 관광관련업계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가장 큰 변혁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가운데 한·대만간 단교의 파장이 최소한에 그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정부의 한·중간 수교와 한·대만간 단교의 파장이 관광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야별로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여행업계
한·중국간 수교와 동시에 대만정부는 한국과의 단교를 선언함으로써 해외여행 시장에 있어 동남아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던 대만에 당분간 정상적인 송객이 어렵게 돼 여행업계의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와 추석연휴 기간이 짧아 한주 여행사, 고려 여행사 등 패키지업체 대부분이 30∼40만 원대의 대만상품을 마련했으나 사실상 모객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일본 규슈온천관광 등으로 전환해야 할 입장.
그러나 방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수교로 값싸고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에 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특정국가 여행에 관한 세부 시행 지침 상 순수 관광목적의 방문이 제한돼 있고 국외여행업체는 모객과 행사를 할 수 없는 제약이 있어 동지침의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는 당분간 상용 등 특정 목적 방문자의 송객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고 중국의 관광객 수용능력 한계 등으로 인해 여행업계의 들뜬 분위기도 조만간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 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상품개발과 판매전략 모색 등은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인바운드 업체의 경우 계명여행사, 국경여행사, 금룡여행사 등 15개사는 대만과의 단교와 함께 타이페이 여행사협회의 한국으로의 송객 중단발표 등에 따라 사실상 업무보다는 앞으로의 사태추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동안 한국을 찾은 대만관광객은 모두 18만1천7백 명으로 전체 외래관광객 중 13.4%를 차지해 일본 다음으로 제2의 인바운드 시장인 점을 감안할 때 업계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는 실정.
항공업계
대만과의 국교가 단절됨에 따라 정부간 협정이 효력을 잃게돼 앞으로 민간차원에서의 협정과 서울-북경간 직항로 개설 등 항공업계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서울-타이페이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및 대만의 중화항공, 에바항공 등 4개 항공사가 오는 9월15일부터 운항을 중단함에 따라 16일부터는 예약을 받지 않고 제3국 항공사로는 캐세이패시픽,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델타, 노스웨스트, 가루다 인도네시아,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별다른 변화 없이 기존 노선을 계속 운항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타이페이행 항공편의 예약률은 크게 변동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2일 1백77명이 예약한 KE615편의 경우 한·중 수교 당일인 24일 현재 예약인원은 1백79명이었다. 대한항공과 중화항공 등 4개 항공사에 따르면 9월15일전까지는 정상운영 할 계획이나 그 이후에는 항공편 운항중단 사실을 제외하고 지점존폐문제 및 운항재개여부 등 다른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타이페이노선에는 대한항공이 주16회(화물전용기 2편 포함), 아시아나 항공이 주4회, 중화항공은 주3회, 에바항공 주3회씩 각각 운항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한·중 국교수립에 따라 서울과 북경, 상해, 심량, 천진 등 중국 내 주요도시와의 정기항로 개설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빠르면 다음달 중 중국과의 항공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양국 간에 수교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기 항공로가 개설되지 못했으며 부정기 항로도 서울-천진, 서울-상해간에만 개설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정부는 그동안 서울-북경간 정기항로 개설을 서둘러 왔으나 중국 측에서 북한을 의식해 수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류로 항로개설을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및 중국민항, 동방항공공사 등이 지금까지 서울-상해, 서울-천진간에 전세기를 투입, 정기성부정기 항로로 운항해 왔다.
한편 중국 측이 북경항로를 개방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서로 노선권을 주장하고 있어 또 한번 국적항공사간의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면세점, 호텔
대만관광객의 지출이 낮고 여행요금이 낮다고 하지만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8천8백 달러에 달해 중국의 3백15달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면세점업계의 경우 롯데와 월드코리아면세점등이 주로 대만단체관광객을 유치해 왔는데 특히 월드코리아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70%정도를 이들에 의존해 왔고 종사원의 중국어 교육 등을 실시해 온 점을 감안할 때 후유증이 심각할 듯. 오길석 사장은 『정부의 갑작스런 한·중 수교로 인해 업체 존립문제가 대두됐다』며 『한·대만간의 긴밀한 유대가 조기 회복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서는 대만단체 관광객이 겨울철 비수기에는 비교적 호텔업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겨울이전에 관계호전을 희망하고 있다.
서울 및 제주의 카지노업계에서도 한·대만 직항로 폐쇄 등으로 고급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랜드업계
대만지상 수배를 전담하고 있는 랜드 오퍼레이터사(일명 랜드사)들은 사실상 업무보다는 여행사들의 취소통보를 접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케핀, 강태, 명지여행사 등은 갑작스런 이번 국교변화로 야기된 사증 발급 등과 앞으로 양국 간의 관계 호전시 등에 대비해 나가고 있으나 빨라야 10월 이후에나 분위기가 다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들.
정부·단체
교통부는 지난 24일 백남근 관광국장이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 한국일반여행업협회 관계자들과 앞으로의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대만관광객의 감소로 인한 관광수지 적자폭의 증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64년의 프랑스, 72년의 일본이 중국과 수교이후 대만과 단교의 예가 있긴 하지만 한·대만간의 관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만큼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되길 희망하며 중국과의 직항편 개설로 경유관광객을 대거 유치해 관광수지를 개선해 나가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타이페이지사의 경우에는 일본의 예에 따라 폐지하는 것보다는 제2의 관광시장인 만큼 가급적 존속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대만 교통부 관광국 서울사무소의 경우도 아직 이렇다할 조치 없이 본국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대만대사관은 현재까지 사증발급 업무를 계속하고 있어 한·대만간의 단교이후 개설 될 주한 타이페이 대표부, 즉 대표부중 가장 격이 높은 일반대표부에서 사증업무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때까지 업무가능성이 높은데 대만도 국내 관광산업의 중흥에 나서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피해로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한국일방여행업협회는 대만여행업계와의 관계유지를 지속시키기 위해 시간이 경과하면 대만 측과 새로운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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