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투어리스트의 설립은 여러 면에서 단순한 신생여행사의 등장과는 차이가 있다. 우선 새로운 패키지 광고 여행사가 등장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나 얼마나 버틸 까에 대한 예측이 없다. 이같은 걱정을 하기에는 하나투어가 너무나 성장해 버린 탓이다.

여행사만을 대상으로 10억원이 넘는 주식을 공모하는 하나투어측도 주식공모의 성공은 이미 확신하는 분위기다. 그보다는 하나 투어리스트가 여행시장에 미칠 영향이나 여행사의 반응, 다른 여행사들의 향후 영업 방향 등이 주의를 끈다.

왜, 하나 투어리스트인가

하나투어의 하나 투어리스트 설립 배경에는 홀세일러가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를 빼 놓을 수가 없다. 여행사를 상대로 모객을 하는 홀세일러의 예약시기는 직판여행사에 비해 늦어지기 마련이고 집중력이 떨어져 단독 전세기 같은 규모 있는 상품을 기획하고 행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국일이나 하나투어가 계속해서 직판 시비에 시달려 온 것도 이 같은 홀세일러의 한계를 일반 여행사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사가 성장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단독 전세기 상품을 취급해야 하지만 여행사를 상대로 한 간접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기존 대리점 영업과 광고를 통한 하나 투어리스트의 모객력을 합친다면 단독 전세기 상품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행사 주식도 투자가치가 있다?

여행사의 지분 참여를 통한 윈윈 시스템이라는 하나 투어리스트 모델은 여행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투자라는 측면에서는 일단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8일 현재 액면가 500원인 하나투어의 주가는 1만2,000원을 오르내리고 있는 데다 하나투어의 상장 노하우를 살려 최단시간에 상장할 계획도 밝히고 있어 주식 투자의 한 방편으로 관심을 보이는 여행사도 상당수에 달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처음 하나투어가 코스닥에 등록될 때 여행사에는 주식을 주지 못하고 일반 공모 밖에 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액면가 500원에 공모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과 수도권만을 대상으로 주식을 모집하는 이유에 대해 하나투어측은 “지방은 연고 세일이 많은 관계로 광고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지방 대리점을 위해서는 지방끼리 묶어주는 계획을 따로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 투어리스트가 넘어야 할 산

여행사를 가장 큰 고객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하나 투어리스트의 설립에 대해 하나투어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위험과 부작용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투어는 하나 투어리스트 설립 발표 이후 영업부서를 통해 시장 반응과 경쟁업체의 동향 등을 확인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장의 반응보다 영업 개시 이후의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단순 콜센터로 출발하는 하나 투어리스트는 직판시장에서 광고만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하나 투어리스트가 얼마만큼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아직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여행사에서 하나 투어리스트에 주식을 투자했기 때문에 자신의 손님까지 하나 투어리스트에 넘길 리는 만무하다.

하나 투어리스트의 가격정책도 신중히 진행되야 한다. 하나 투어리스트는 하나투어의 상품을 판매하지만 절대 할인 판매는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만일 할인이나 대규모 경품을 제공할 경우 하나투어의 영업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하나 투어리스트는 기존 패키지사들과의 경쟁뿐만 아니라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대리점과도 가격정책을 두고 줄타기를 해야 한다.

이밖에 손님을 둘러싸고 기존 대리점과 벌이는 신경전도 하나 투어리스트가 해결해야 할 큰 장애물이다. 하나투어측은 대리점 손님이 하나 투어리스트에 직접 예약된 것으로 확인되면 취소료 없이 대리점 실적으로 잡아줄 것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손님이 여행을 다녀 온 후에 대해서는 규제 방법이 없고 기존 대리점 손님이라는 구분도 모호해 대리점과 마찰이 발생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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