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며 10여년간 아시아 최대의 휴양 리조트 섬의 지위를 차지해온 푸켓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 반만한 크기의 섬에 1급 이상의 호텔, 리조트만해도 150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휴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와 다양한 먹거리, 즐길거리 등의 관광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 만이 아니다.

내달 4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직항전세기 운항이 결정됨에 따라 시장 경쟁력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푸켓의 화려한 부활

푸켓의 직항편 운항은 대한항공이 방콕을 경유한 직항편 운항을 중단한지 5년여만의 일이다. 한국인들에게도 태국의 인기 목적지의 자리를 차지하며 90년대 중반 허니문 및 패키지 목적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었다.

하지만 IMF국가경제위기 이후 방콕-푸켓 구간의 항공료 부담을 떠안은 한편 태국 내 코사무이, 크라비, 후아힌 등과 필리핀 세부, 인도네시아 발리 등이 새로운 휴양 목적지로 부각되면서 푸켓의 명성이 다소 누그러져왔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직항편 상품판매의 주관 여행사가 하나투어, 국일여행사, 오케이투어 등 대형 홀세일 3사 라는 것이다. 세 홀세일업체만이 한 노선을 두고 맞붙게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총 248석 좌석을 하나투어가 130석, 국일 70석, 오케이투어 48석에 대해 판매권을 가지고 있다.

세 홀세일업체들은 지금까지와 비교해 파격적인 가격인 최소 44만9,000~49만9,000원의 상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이는 기존 방콕 경유 상품보다 20만~30만원이 낮다. 이들은 3월 초 푸켓 직항 전세편 운항 발표 직후부터 전단을 제작, 대리점에 배포하는 가 하면 각 사의 세일즈 파워를 과시하듯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일단 4월4일 첫 운항편은 5일부터 이어지는 연휴 특수에 힘입어 좌석이 없어서 못팔 정도의 호응을 얻었다. 비용부담 등으로 갈 기회가 적었던 여행사 직원들이 먼저 푸켓을 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홀세일 3사 물밑 경쟁 치열

기존에 쌓아온 명성답게 아직까지 3사는 초기 발표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3사의 행보는 겉으론 평온해보인다. 하지만 보이지 않은 물밑 경쟁은 치열하다. 날카로운 신경전과 탐색전이 펼쳐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전쟁’ 또는 ‘물밑에서 열심히 발을 놀리는 오리’를 비유하는 표현까지 쓸 정도다.

신경전이 벌어지는 첫 번 째 이유는 바로 스케줄 때문. 당초 일요일-수요일 인천국제공항 출발 패턴이 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푸켓 현지 공항의 활주로 공사 등의 이유로 월요일-목요일 출발 패턴이 됐기 때문이다.

일요일엔 허니무너들을, 수요일에는 패키지 여행객들을 모객할 수 있다면 보다 수월하게 영업을 펼칠 수 있지만 월요일-목요일 패턴은 허니무너도, 패키지 여행객도 모객하기가 그리 쉽지 만은 않은 스케줄이다. 전세기 운항 여부도 3월이 되서야 발표가 나서 4, 5월 허니문 예약은 이미 마무리 지어졌다는 평가이다.

둘째는 푸켓 외의 태국행 항공 공급석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타이항공이 3월31일부터 부산-방콕 노선을 주2회 취항하며 대한항공도 대구나 광주에서 방콕을 연결하는 전세편을 각각 주2회 운항할 것이란 계획이 알려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운항이 확정되면 월요일 푸켓행에 지방 허니문 수요를 유치하려는 의지 또한 쉽지 않다.

인천-방콕 구간도 대한항공의 주2회 전세편 운항, 4월18일 오리엔트타이항공의 주3회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국행 항공편 공급이 과잉되고 있다”며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셋째는 홀세일 대표 주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이다. 월-목요일 패턴으로 결정이 되면서도 어느 업체 하나 포기하지 않은 것은 향후에도 지속될 푸켓이 갖는 시장 매력과 함께 전세편 운항의 연장 등으로 인한 장기적인 시장 전망이 크게 작용했다.

푸켓 공항의 활주로 공사가 10월말이면 끝날 예정이어서 그 이후까지 전세편 운항이 지속되면 일요일-수요일 패턴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되는 건 그때’인데 현재의 경쟁에서 지면 다음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한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각 사 모두 아시아나항공에 판매 좌석분에 대한 전액 보증금(Full Deposit)을 걸고 판매 경쟁에 뛰어 들었다. 특히 각 사 모두 상황을 예측하기 힘든 4~6월 전세기 운항 초기에 기선을 제압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푸켓상품 경쟁력 있다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바로 출혈 과당 경쟁. 특히 과거 푸켓이 여행사 및 랜드사의 출혈 과당 경쟁으로 현지행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고 시장이 피폐해진 이력을 안고 있다. 자칫 홀세일 3사의 경쟁이 출혈·과당으로 전개될 것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미 3사가 거래하고 있는 현지 지사 및 랜드사 외의 랜드업체에서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노투어피’ 행사를 제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외부에서는 항공사들의 경쟁에 여행사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푸켓 전문가는 “현재 푸켓국제공항에는 유럽에서 오는 전세항공편이 무수히 운항되고 있는데 유독 한국적 항공기만 시간 제약으로 계획된 운항일에 지장을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지방의 주요 공항이 항공사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푸켓공항은 타이항공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이 푸켓 관광의 최적기’라는 점. 또한 푸켓직항편 전세기 운항이 푸켓 여행 붐을 다시 일으키리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다. 따라서 각 사 및 관련 랜드사 모두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각 홀세일업체 담당자들은 입을 모아 “국내에서 치열한 영업전이 전개되고 있는데 현지 행사 중 불만을 발생시켜 일을 망칠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오히려 현지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어서 운항 초기가 지나면 보다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전세운항편이 전적으로 각 사가 떠안아야할 책임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과당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란 각오이다.
항공사에서 주관 여행사로 홀세일들만을 선택한 것도 보다 안정적인 가운데 질적인 이득까지 꾀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모객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직판 여행사들도 푸켓 직항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좀더 시간이 지나야겠지만 푸켓 자체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행목적지로서 푸켓이 보다 부각되고 상품 경쟁력이 알려지면 ‘해볼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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