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텔 등으로 개별여행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온 항공사들이 개별여행객(FIT)의 증가와 맞물려 한층 본격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항공사들은 ‘시기의 문제일 뿐 개별여행 시대는 반드시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미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은 배낭이나 상용수요가 지배적인 유럽 및 미주 뿐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항공사 에어텔 ‘러시’

항공사들이 가장 먼저 접근하는 개별여행시대의 대안으로는 ‘에어텔’이 단연 압도적이다. 이미 KLM네덜란드항공이나 루프트한자, 캐세이패시픽 등은 오래전부터 에어텔 상품을 출시해 안정기에 들어가 있으며, 에어프랑스나 영국항공, 에어캐나다 등은 항공과 호텔을 좀더 유기적으로 결합한 상품을 기획중이다.

해마다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타이항공의 ‘로얄 오키드 홀리데이(ROH)’는 유난히 재구매 고객이 많은 상품. 원하는 옵션을 통해 맞춤여행식의 일정구성이 가능한데다가 가격까지 저렴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타이항공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사람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으나 이제는 한국인들의 이용도도 늘어나고 있다”며 “경험있는 여행자들은 이제 대부분 자유여행 상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영어가이드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문제로 꺼려하던 여행소비층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영어로 완벽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다라도 기본적인 이해만 가능하다면 여행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 않은 세대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개별여행에 대한 선호는 재구매자의 이용률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대부분의 에어텔 상품은 단골고객이 많으며, 한번 자유여행을 시작한 여행자는 대부분 패키지상품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같은 여행지를 다시 가는 경우 똑같은 일정이 아니더라도 자유여행을 시도하는 여행자가 늘고 있다”며 “매년 목적지를 달리해 신청을 하는 여행자가 있을 만큼 한번 자유로움을 만끽한 여행자는 좀처럼 패키지로 돌아가지 않으려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콩 수퍼시티’를 개별여행 대표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는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올초 전년대비 80% 성장을 기록하면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경기침체를 감안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상품을 출시한 것도 이유지만 경기회복과 맞물려 여행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 캐세이패시픽은 5월께 ‘딜럭스급’의 수퍼시티 상품을 새로이 출시할 예정이다.

2년전 개별여행객을 위해 출시된 필리핀항공의 ‘팔팩(PAL PACK)’상품은 당초 비즈니스 여행객을 대상으로 기획됐으나 현재는 가족여행이나 개별 여행객들의 선호도가 더 높은 상황이다. 전략적 상품으로 출시한만큼 비즈니스 체크인 카운터나 4회 이용시 편도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호응과 맞물려 필리핀항공 역시 올 가을쯤 새로운 개별여행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계층을 세분화해 호텔과 항공권만의 결합이 아닌 좀더 다채로운 ‘팔 팩’ 상품을 구상중이다. 필리핀항공 서울지점측은 “2인이상 출발가능한 고품격 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상품개발은 거의 마무리단계로 가을부터 판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즈니스여행객이나 친지방문 등 상용수요가 많은 미주지역의 경우 단체여행객의 예약은 극히 미비한 실정. 몇몇 항공사 관계자들은 단체여행객의 점유율이 20~30%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캐나다지역 역시 상용수요를 포함한 FIT시장을 70%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에어캐나다는 4월말께 개별여행객을 위한 ‘에어캐나다 무스(Moose)팩’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고품격 ‘에어캐나다 홀리데이’ 상품도 추진중에 있다.

배낭여행객들이 주를 이루는 유럽시장에서는 KLM네덜란드항공이 ‘유럽포유(Europe For You)’상품으로 개별여행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가족여행, 허니문, 배낭여행 등 시즌별로 다르게 상품이 구성되는 유럽포유는 승객이 원하는 일정을 가미해 자유롭게 여행을 기획할 수 있다.

KLM의 한 관계자는 “몇년전부터 개별여행시장의 공략을 위해 진행해온 유럽포유는 이제 정착단계”라며 비수기때도 매달 100명씩 꾸준히 수요가 창출되고 있으며 성수기때는 300명이상이 상품을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영국항공 역시 올해안에 개별여행객을 대상으로 영국 테마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세익스피어나 비틀즈, 골프상품 등 영국적인 특성을 살린 테마상품을 출시해 타깃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에어프랑스 또한 호텔팩을 기획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얘기가 거론되지는 않고 있다.

에어프랑스의 한 관계자는 “팩을 만들면 아무래도 저렴한 클래스의 요금이 책정될 수 밖에 없는데 성수기에는 좌석예약자체가 어려워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좌석문제로 인해 비수기에만 판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부족한 항공좌석이 아쉽다

개별여행시대를 대비하는 항공사들의 준비는 당장 에어텔로 한정지어지기는 하나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여행사가 주도하는 구체적인 상품이나 대안 등은 아직까지 구현되지 못하는 실정. 이에 대해 일부 여행사에서는 “우선 가격경쟁력에 있어 상품개발에 무리가 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모 항공사의 경우 자사의 항공팩 상품에 적용되는 항공요금은 정책적으로 단체패키지 상품의 항공가보다 더 저렴하게 책정돼 있다. 다른 옵션들을 포함해도 패키지 상품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프로모션 차원의 요금결정이라고 해도 항공좌석을 갖고 있지 않는 여행사가 나름의 방안을 강구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항공좌석의 부족도 활발한 상품개발을 저해한다. KLM의 관계자는 “이미 개별여행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는 검증됐다”며 “좌석이 없어 판매를 확대하지 못할 뿐 여행패턴에 대한 반응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개별여행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모 항공사 역시 “별다른 상품개발을 하지 않아도 항공좌석은 항상 부족한 상황”이라고 이유를 대신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좌석관리 시스템 등 수익성에 따라 좌석을 관리하는 것도 개별여행의 증가와 맞물린 조치”라며 “항공사입장에서는 단체좌석보다 수익성이 높은 FIT좌석을 더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아직은 요금경쟁력이다

개별여행이라 해도 가격에 민감하다는 시장의 특성도 부흥의 발목을 잡는다. 캐세이패시픽의 관계자는 “98년 IMF때도 경기침체를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요금 프로모션을 진행했더니 상품구매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아직까지 국내소비자들은 가격에 너무 민감하다”고 아쉬워했다.

가격과 관련해 ANA전일본항공의 경우 최근 ‘도쿄 밤 도깨비’ 상품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하네다 전세기로 구성된 밤 도깨비 상품은 이름 그대로 새벽에 출발해 2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

그동안 탑승률 부진으로 고민해오던 ANA측은 최근 상품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한편 요금을 39만9,000원부터로 인하했다. ANA의 관계자는 “일본 단순왕복요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꽉 찬 일본일정을 보낼 수 있어 자유여행을 하려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하네다 전세기는 10월달 이후까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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