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상품은 출발 시점에 임박해서 소개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새로운 여행상품의 취재를 요청할 때 상품 개발자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듣게되는 대답이다. 이들에게 상품의 노출 시점은 각별하다. 다른 경쟁자에게 소스를 제공하고 카피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느 산업이건 경쟁 업체간 보완 유지는 관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여행상품처럼 무형의 상품인 더욱 그렇다. 여행업계의 ‘베끼기 관행’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고, 원조와 복제품을 판가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만간 이러한 허점을 보완해줄 몇몇 제도가 마련될 전망이지만 업계에 만연한 베끼기 관행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같은 여건 때문에 랜드들의 상품 출시 시점은 신중하게 고려하는 편이다. 아울러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거래처 리스트 또한 노출시키려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 랜드 관계자는 “고정 거래처에 대한 정보를 경쟁업체에서 알게 될 경우 후발업체가 결국 가격으로 치고 들어갈 것이 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부 랜드들의 정보 공유 노력은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부터는 일부 랜드들이 보유한 현지 정보를 경쟁업체와 함께 나누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한 호주·뉴질랜드 지역 랜드는 시장 다양화를 위해 본인들이 개발한 먹거리, 쇼핑센터, 관광 코스 등 일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다른 유럽 랜드는 현지 정보에 랜드 간의 정보 공유 차원에서 집적된 정보를 판매하는 정보센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알려지는 등 그간의 정보 폐쇄성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업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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